황교익 "입 닫은 사람에게 강요 말라" 공지영 "왜 주변인이 이리 떠드시나"

채혜선 2018. 6. 20.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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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왼쪽)와 소설가 공지영씨. [뉴스1]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가 20일 “전해 들은 말은 어떤 판단의 말도 하지 말라”고 쓴 글에 대해 소설가 공지영씨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황씨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말이 옮겨지며 왜곡된 내용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전해 들은 말은 일단 어떤 판단의 말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글을 올렸다.

황교익씨가 20일 올린 글. [사진 황교익 페이스북]
황씨는 글에서 “더욱이 자신에게 직접 한 말이 아니라 옆에 있다가 우연히 들린 것이면 안 들은 것으로 쳐야 한다”며 “누군가 그때 들은 말을 물으면 ‘난 몰라요’하고 답해야 하는 게 옳다”고 적었다. 이어 “인간이란 동물은 기묘하게도 ‘스토리’를 만드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모래알만큼 듣고는 태산을 본 듯이 말하는 인간 특유의 ‘버릇’이 무의식중에 발동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잘 알고 조용히 입 닫고 있는 사람에게 자꾸 뭔가를 말하라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했다.
황교익씨가 20일 올린 글을 공지영씨가 공유하며 반박했다. [사진 공지영 페이스북]
이를 본 공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씨의 이 글을 공유하며 “본인이 밝히라. 왜 주변인들이 이리 떠드시는지”라며 “그것이 한 여자를 인격 살인하는 데 사용된다면 난 앞으로도 외칠 것”이라고 말했다.

공씨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1987년 민주화 항쟁 당시 명동성당으로 피신한 학생들을 정부관계자들이 체포하러 오자 “나를 밝고 신부들과 수녀를 밟고 가라”고 맞선 일화를 빗대기도 했다. 공씨는 “87년 잡혀 온 대공 수사관들에게 고문 가담자가 은폐됐다는 말을 듣고 그걸 폭로한 당시 정의구현단 사제도 어디까지나 ‘전해 들은 말’이라 침묵해야 했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추기경님은 ‘낄끼빠빠(낄 땐 끼고 빠질 땐 빠져라)’도 못하시네”라고 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정의도 말하지 말라. 민주도 말하지 말라”며 “그냥 왜 그 남자 면을 깎아내렸냐고 비난하길”이라고 했다.

이처럼 공씨가 황씨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황씨의 글이 자신의 행동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글로 보이기 때문이다.

공씨는 6·13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7일 페이스북을 통해 주진우 기자가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인과 배우 김부선씨와의 문제를 겨우 막았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공씨는 “(그때 당시) 잠시 후 마침 보란 듯이 김씨에게 전화가 왔고 주 기자가 무슨 통화를 하는데 누나처럼 다정하게 민원을 해결해 주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후 공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주 기자가 관련 의혹에 직접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 기자는 자신의 이름이 언급됐으나 이 문제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황씨가 이날 글에서 언급한 ‘이를 잘 알고 조용히 입 닫고 있는 사람’은 주 기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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