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판 유체 이탈 화법? '아베의 신호 무시 화법'

2018. 6. 2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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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유체 이탈 화법'이 있다면 일본엔 '신호 무시 화법'이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사학법인 특혜 스캔들로 궁지에 몰리자, 국회 질의에서 엉뚱한 답변으로 시간을 끌며 말을 돌리는 것을 꼬집는 말이다.

<아사히신문> 은 20일 아베 총리의 국회 답변을 색깔별로 분석한 '신호 무시 화법' 분석이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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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에 제대로 답변하는지 색깔별로 분류법 화제
아베 총리 답변 질문과 관계 없는 내용 대부분
일부러 취지 비켜가는 "밥 논법"도 화제

[한겨레]

한국에 ‘유체 이탈 화법’이 있다면 일본엔 ‘신호 무시 화법’이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사학법인 특혜 스캔들로 궁지에 몰리자, 국회 질의에서 엉뚱한 답변으로 시간을 끌며 말을 돌리는 것을 꼬집는 말이다.

<아사히신문>은 20일 아베 총리의 국회 답변을 색깔별로 분석한 ‘신호 무시 화법’ 분석이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를 보면, 한 30대 회사원은 지난달 30일 아베 총리와 야당 대표들 사이에 이뤄진 ‘당수 토론’ 때 그가 내놓은 답변을 분석해 질문과 전혀 상관없는 답변은 빨간색, 답변은 안 하고 질문 내용을 반복하거나 그것을 해설하고 있으면 노란색, 답변을 하면 파란색으로 분류해 인터넷에 공개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당시 ‘공인이 아닌 총리 부인이 (총리 부인을 보좌하는) 공무원을 동원해서 (모리토모학원에) 우대 조처를 해줄 수 없는가를 타진한 일이 타당하냐’고 질문했다. 아베 총리는 4분에 이르는 긴 답변을 했다. 그런데 답변의 75%는 질문과 관계없는 딴 얘기였다. “<엔에이치케이>(NHK)로 (국회 중계를 보는 국민들은) 야유가 잘 들리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라디오로 듣는다면 (야유가 많이 나온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라며 야유를 터뜨리는 야당을 비난하거나, “총리 부인 담당 직원이 있는 게 문제의 본질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이라며 질문 내용을 다시 한 번 풀어 확인했다. 아베 총리는 이렇게 말을 빙빙 돌린 끝에 “내 개인 사무실에서 아내를 담당하는 직원을 보내는 게 맞았을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회사원이 아베 총리 답변을 글자 수로 분석해보니, ‘파란색’은 전체의 4%에 지나지 않았다. ‘노란색’이 41%, ‘빨간색’이 34%였다.

일본 회사원이 트위터 등에 올린 아베 총리 국회 답변 분석. 질문에 제대로 답변 한 경우를 파란색으로 칠했는데, 질문 끝 부분에 가서야 겨우 보인다.

아베 총리와 각료들이 ‘밥 논법’을 쓴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밥 논법’은 “아침 먹었느냐”는 질문에 “(빵은 먹었지만 쌀밥은 안 먹었으니) 안 먹었다”는 식으로 일부러 질문 취지를 피하는 답변을 비꼬는 말이다. 지난달 고이케 아키라 공산당 의원이 아베 총리에게 “지금 이야기는 밥 논법”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 고이케 의원은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 허가와 관련해 친구인 가케 고타로 이사장과 얘기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아베 총리는 “(절차상 수의학부 신설 허가에) 한 점 흐림(잘못)도 없다”며 논점을 비켜가는 답변을 내놨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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