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 물결무늬 그리면, 전화 끊길 염려 없다?

김진호 기자 2018. 6. 2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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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를 타면 종종 전화가 끊어진다.

통신 전파를 엘리베이터의 금속성 물질이 차단하기 때문이다.

변영재 교수는 "평면에 새긴 무늬로 전파를 투과시킬 수 있는 메타 물질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인곡선 무늬의 형태와 크기에 따른 정확한 주파수 범위를 연구하면 전파 손실을 줄이면서 금속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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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에 전파를 통과시키는 역할을 하는 무늬로 직사각형 속에 사인곡선 무늬가 반복되도록 새겼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종종 전화가 끊어진다. 통신 전파를 엘리베이터의 금속성 물질이 차단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중계기를 장착해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

국내 연구팀이 물결 무늬만 금속에 새겨도 전파 소통이 원활해지는 현상을 새로 발견했다. 금속이 전파를 통과시키게 돕는 전자기 유도 투과 (이하 EIT) 방식이다.

변영재 UN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팀은 20일 금속 절연체에 새겨진 직사각형 안에 파도 물결과 닮은 사인곡선을 반복적으로 그려넣으면 특정 주파수의 전파가 통과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EIT는 물질을 이루는 원자에 전파 (또는 빛)를 쏘거나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줘서, 특정 파장의 전파를 통과시키는 방법이다. 그 파장에만 물질이 투명해지는 것과 같은 효과가 생겨 전파를 반사하거나 흡수하지 않고 뚫고 지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이 기술은 극저온 환경이나 전파의 세기를 정교하게 조절하는 장치가 필요해 적용하기 어려웠다. 반면 UNIST 연구팀의 방식은 특수 환경이나 장치가 필요없으며, 단지 무늬의 크기나 위치를 바꾸는 것만으로 통과하는 전파의 주파수 범위까지 조절할수 있는 장점이 있다.

평면에 새겨넣은 사인곡선 무늬(왼쪽). 위쪽은 절연체 위에 무늬를 그려넣은 평면의 실물을 동전과 비교했으며, 그래프는 이 판을 가운데에 두고 신호를 주고받은 실험 결과다. 2.4기가헤르츠(㎓) 대역의 파장이 금속을 잘 통과하는 결과를 보여준다. -UNIST 제공

연구를 이끈 자간나트 말릭(Jagannath Malik) 박사는 “누운 S자 모양이 반복되는 사인 곡선을 반복해 그리기만 하면 된다”며 “(금속 위에) 규칙적으로 그려진 사인 물결 무늬 속에 에너지를 가진 전파가 갇혔다가 금속을 통과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연구팀이 고안한 사인 무늬 금속도 일종의 메타물질이라 할 수 있다. 메타물질은 자연계에 없는 특성을 지닌 물질이다. 변영재 교수는 “평면에 새긴 무늬로 전파를 투과시킬 수 있는 메타 물질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사인곡선 무늬의 형태와 크기에 따른 정확한 주파수 범위를 연구하면 전파 손실을 줄이면서 금속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어플라이드 피직스 레터(Applied Physics Letter)’ 최신호에 실렸다.

[김진호 기자 tw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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