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러시아월드컵서 자취 감춘 '욱일기' 왜?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입력 2018.06.20. 13:15

지난 19일 밤 생중계 된 2018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일본의 국제 스포츠 경기를 비롯해 최근 러시아 월드컵 공식 주제가와 FIFA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욱일기 문양이 등장했던 데서 알 수 있듯이, 욱일기는 단순히 일본을 상징하는 문양처럼 인식되는 측면이 강하다.

그간 일본 응원단의 단골 도구로 쓰여 온 욱일기가 전날 월드컵 일본-콜롬비아 전에서 자취를 감춘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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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콜롬비아 전 日응원단서 눈에 띄지 않아
"피파, 경기장 입장절차부터 철저히 관리·감독"
"유럽·미주서 일본 대표문양처럼 인식 큰 문제"
일본 축구 대표팀이 지난 19일 러시아월드컵 H조 첫 경기에서 콜롬비아를 2대1로 누르고 일본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지난 19일 밤 생중계 된 2018 국제축구연맹(FIFA·피파)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일본이 남미 강호 콜롬비아를 2대 1로 꺾은 이날 현장의 일본 응원단을 비추는 카메라에는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범기, 이른바 '욱일기'가 잡히지 않았다.

수년째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는 20일 "전날 월드컵 일본 경기에서 (욱일기가) 나왔다면 벌써 연락이 왔을 텐데, 이메일·SNS 등을 통해 확인해 보니 그러한 소식이 없어 다행이라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국제 스포츠 경기를 비롯해 최근 러시아 월드컵 공식 주제가와 FIFA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욱일기 문양이 등장했던 데서 알 수 있듯이, 욱일기는 단순히 일본을 상징하는 문양처럼 인식되는 측면이 강하다.

서 교수는 "전범기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주변국을 괴롭힐 때 가장 선두에서 펄럭이던 일본 제국주의 사상의 아이콘이었는데, 그러한 역사인식을 외면한 채 스포츠에까지 이를 적용해 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제일 큰 문제는 유럽, 미주 등지에서도 욱일기가 일본을 대표하는 문양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일본 응원단의 단골 도구로 쓰여 온 욱일기가 전날 월드컵 일본-콜롬비아 전에서 자취를 감춘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원래부터 피파는 매 경기마다 종교적이거나 정치적인 행위를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번 월드컵이라고 해서 따로 (욱일기 사용 금지 등과 관련한) 특별한 지침이 내려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규정으로 금지된 만큼 이를 어길 경우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징계받을 수 있는 여지는 늘 있어 왔다"며 "월드컵의 경우 워낙 큰 대회이다보니 이런 부분에 대해 피파에서도 굉장히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부연했다.

"월드컵에서는 사전에 안전 등과 관련한 사항이 모두 공지된다. 입장 절차부터 그러한 (욱일기를 연상시키는 응원 도구 등) 물건들은 철저하게 감독하는 것으로 안다. 우리(대한축구협회)가 이 점에 대해 사전에 별도 요청을 하지는 않았다."

이 관계자는 "각 경기장마다 보안요원 외에 피파에서 파견한 안전 담당자들이 있어서 사전 미팅 등을 통해 각 팀에 철저한 관련 교육을 시켰을 것"이라며 "경기 당일 현장에서도 이 부분이 발견되면 즉시 회수하는 식으로 처리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수많은 논란을 통해 익히 접해 왔듯이 욱일기 문양은 여전히 전 세계인의 일상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서경덕 교수는 "일본 측은 자신들이 저지른 전쟁 범죄를 숨기기 위해 자국민들에게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 전범기의 상징성 자체를 모르는 일본인들이 굉장히 많다"며 "아직도 일본에서 판매되는 상품, 애니메이션, 오토바이 디자인 등 일상에서 전범기 문양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러한 흐름이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쳐 욱일기가 마치 일본을 대표하는 문양처럼 인식돼 왔는데, 이를 바로잡으려는 수많은 노력들이 이어져 오면서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며 "향후 몇 년 안에 욱일기가 하켄크로이츠(나치기)와 동급으로 인식돼 사라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