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부드럽고 정교하게 제어하는 '식스센스' 비밀 풀렸다

윤신영 기자 2018. 6. 20.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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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식스센스(여섯 번째 감각)'는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이야기된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신체의 위치와 방향, 움직임을 스스로 감지하고 제어하는 '자기수용감각'을 진짜 여섯 번째 감각이라고 보고 있다.

자기수용감각에 이상이 생기면 신체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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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식스센스(여섯 번째 감각)’는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이야기된다. 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신체의 위치와 방향, 움직임을 스스로 감지하고 제어하는 ‘자기수용감각’을 진짜 여섯 번째 감각이라고 보고 있다. 보지 않고도 어둠 속에서 손을 뻗어 숟가락을 정확히 입에 넣을 수 있는 게 바로 이 감각 덕분이다.

최근 이런 자기수용감각의 비밀이 일부 풀렸다. 연지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인지과학전공 박사와 김진만 연구원, 김규형 교수팀은 모델 동물인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해 감각과 몸 움직임을 한꺼번에 조절하는 능력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몸을 좌우로 흔들며 움직이는 예쁜꼬마선충이 몸을 부드럽게 움직이도록 하는 유전자(TRP-1 및 TRP-2)를 골라낸 뒤, 인공적으로 돌연변이를 만들었다.

예쁜꼬마선충.- Zeynep F. Altun(W)

이렇게 만든 돌연변이 예쁜꼬마선충의 움직임을 관찰한 결과, 똑바로 직진하지 못하고 왼쪽 방향으로 치우친 채 움직이는 것을 발견했다. 돌연변이를 일으킨 유전자가 예쁜꼬마선충으로 하여금 몸 중심을 잡게 하는 ‘방향타’ 유전자임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와 비슷한 DNA 염기서열을 지닌 유전자를 또다른 모델 동물인 초파리에서 찾았다. 그 뒤 이 유전자를 예쁜꼬마선충에 넣어 ‘치료’했다. 그 결과 예쁜꼬마선충이 정상적인 움직임을 찾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사실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예쁜꼬마선충의 자기수용감각 유전자가 초파리 등 고등동물에게도 보존돼 있으며, 인체 역시 같은 유전자의 도움으로 자기수용감각을 발휘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TRP-1,2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긴 예쁜꼬마선충은 직진 운동을 하지 못한다. 자기수용감각이 무너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사진 제공 DGIST

이번 연구는 몸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질환의 원인을 밝히고 치료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자기수용감각에 이상이 생기면 신체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워진다. 특히 소뇌 발달이 부족해지는 소뇌 저형성증 환자나 퇴행성 뇌질환 환자는 걸음걸이에 이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연구를 이끈 김규형 교수는 “소뇌가 보행 등 동물의 다양한 움직임을 조절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각 근육 및 관절의 움직임을 감지해 부드럽고 균형 잡힌 움직임을 유도하는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TRP-1과 TRP-2 유전자가 움직임을 감지하고 조절하는 자기수용감각 수용체라는 사실을 규명해 보행 장애를 일으키는 유전자를 발굴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플로스 생물학’ 9일자에 게재됐다.

[윤신영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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