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경제] <쥬라기월드: 폴른 킹덤> 공룡들을 '경매'로 팔아 돈을 챙길려는 음모

2018. 6. 2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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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을 필요로 하는 구매자들은 세계 도처에 많다. 혹자는 전투용으로, 혹자는 애완용으로 공룡을 원한다.

맹자는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고 했다. 반면 순자는 사람의 타고난 본성은 악하다고 했다. 성선설과 성악설은 아직도 풀리지 않는 철학사의 대논쟁이다. 〈쥬라기공원〉의 5번째 시리즈인 〈쥬라기월드: 폴른 킹덤〉도 선과 악이 교차한다. 생명체인 공룡을 살리려는 공룡보호연대 활동가와 공룡을 팔아서 돈을 벌려는 자본가가 대립한다.

후안 안토니오 바요나 감독의 〈쥬라기월드: 폴른 킹덤〉은 2015년 개봉된 〈쥬라기월드〉의 3년 뒤 이야기를 다룬다. 인도미누스 렉스가 쑥대밭으로 만든 쥬라기월드의 무대, 이슬라누블라섬은 공룡들을 남겨둔 채 폐쇄됐다. 이 섬의 화산이 폭발한다. 이대로 두면 공룡은 다시 멸종한다. ‘쥬라기공원’의 공동설립자였던 록우드는 공룡들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기로 한다. 공룡조련사 오웬(크리스 프랫 분)과 쥬라기월드 최고책임자였던 클레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분)는 공룡을 구하기 위해 다시 섬으로 향한다.

하지만 공룡을 안전한 곳으로 옮기겠다는 약속은 거짓이었다. 포획한 공룡들을 팔아 돈을 챙기려는 음모가 숨어 있다. 공룡을 필요로 하는 구매자들은 세계 도처에 많다. 록우드재단의 집사 엘리가 택한 판매법은 경매다. 

경매란 한정된 재화와 서비스를 다수에게 경쟁을 붙여 판매하는 제도를 말한다. 존 레넌의 기타, 노벨 경제학상 메달, 운석도 경매를 통해 매각됐다. 193년 로마에서는 황제 자리가 경매에 부쳐지기도 했다. 

경매방식은 판매자와 구매자 숫자가 극단적으로 불일치할 때 많이 쓰인다. 가격은 판매자가 아닌 구매자들이 결정한다. ‘저것을 반드시 사야겠다’는 집착이 생기거나 자존심이 걸릴 경우 종종 시장가격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예컨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과 뉴욕 식당에서 점심 한끼는 이베이에서 346만 달러(40억원)에 낙찰됐다. 

경매는 입찰된 가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공개입찰(경쟁입찰)이 기본이다. 흥정을 붙일수록 판매자의 수익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 공매는 이 방식을 쓰기 어렵다. 국가가 최고의 수익을 추구하다 보면 낙찰자가 ‘승자의 저주’에 빠지거나 그 부담을 시장에 전가할 수 있다. 공매는 입찰가를 알 수 없는 비공개 입찰이 원칙이다. 

입찰방식은 가격이 갈수록 높아지는 영국식 경매인 ‘오름경매’가 일반적이다. 반면 가격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네덜란드식 경매인 내림경매도 있다. 네덜란드 화훼시장에서는 전일 낙찰가의 130%를 부른 뒤 입찰자가 없으면 가격을 계속 낮춰서 낙찰가를 결정한다. 빨리 판매가 이뤄져야 하는 청과, 화훼 등 신선도가 중요한 품목에 종종 적용된다. 또 미국 재무부의 미국채 거래도 네덜란드식 경매를 따른다.

봉인된 봉투에 가격을 적어낸 입찰자 중 최고가를 써낸 입찰자가 낙찰하지만 낙찰금을 두 번째로 높은 입찰가로 하는 ‘비크리 경매’도 있다. 캐나다 경제학자인 비크리가 고안한 방법으로 터무니없는 가격을 불러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고안됐다.

엘리는 록우드 저택 지하에 비밀스럽게 만든 경매장에서 공개입찰과 오름경매를 통해 11마리의 공룡을 판다. 100만 달러에서 시작한 공룡값은 500만, 1000만 달러로 점점 높아진다. 흥이 난 엘리는 시제품인 신상품을 공개한다. 인간 손에 길들여진 밸로시랩터 ‘블루’의 유전자를 조합한 거대공룡인 인도랩터다. 2000만 달러부터 시작되는 돈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했다. 결국 경매에 부쳐지지만 이로 인해 록우드 저택은 난장판이 된다.

<박병률 경향신문 경제부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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