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주자=대권 잠룡? "박원순 1위, 김경수 2위, 이재명 5위"

이동수 2018. 6. 2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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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이낙연·김부겸 3·4위 차지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에서 유례없는 ‘싹쓸이 압승’을 거두면서 정치권의 시선은 이미 제21대 총선을 넘어 4년 뒤인 2022년 대선까지 다다르고 있다. 이 가운데 19일 발표된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경수 경남지사가 나란히 1·2위를 차지, 이재명 경기지사 당선인은 5위를 차지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천지일보의 의뢰로 16∼17일 이틀간 조사해 이날 발표한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박 시장은 16.0%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렸다. 김 당선인이 14.1%로 2위, 이낙연 국무총리가 12.9%로 3위를 차지했고 김부겸(12.0%) 행정안전부 장관, 이 당선인(9.4%), 임종석(4.3%) 대통령 비서실장, 추미애(2.9%) 당 대표, 최문순(1.5%) 강원지사가 그 뒤를 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이번 여론조사가 지방선거 직후 이뤄진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거에 들뜬 민주당 지지층 여론이 반영됐을 개연성이 있다”며 “시간이 지나고 들뜬 여론이 가라앉으면 차기 민주정부 4기를 이어갈 적임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냉정한 지표는 지금과는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인이 지난 15일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열린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지방정부 실현을 위한 국민과의 약속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원순, 차기 ‘원톱’ 존재감 각인시켜

이번 지방선거에서 박 시장의 가장 큰 수확은 차기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것이다. 역대 ‘첫 3선 서울시장’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지방선거 ‘야전사령관’으로서 서울시 25개구 구청장 중 서초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석권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취약점으로 꼽혔던 당내 기반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박 시장도 투표일 전날인 12일 기자회견에서 “이제 제가 당과 거리가 있는 후보라고는 아무도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1위’라는 결과는 예상 가능한 범위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선거 결과에 더해 박 시장이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도 참여하면서 유권자에게 본인을 일찌감치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인식시킨 것이 유효했다는 해석이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특이한 점은 박 시장이 텃밭이나 다름없는 서울에서 지지율 13%로 3위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서울 지역 1위는 김 당선인(17.6%), 2위는 이 총리(13.6%)에게 돌아갔다. 안 대표는 이와 관련해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내의 수준이지만, 서울은 박 시장의 홈그라운드인 만큼 관리할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이 19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인수위 활동 계획 발표 후 취재진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창원=연합뉴스
◆김경수 대약진… 역대 경남지사 길 걷나

김 당선인의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2위’ 결과는 ‘대약진’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아직 의원 임기를 2년도 채우지 못한 초선 의원이지만 이번 경남지사 당선으로 단숨에 ‘전국구’로 떠오른 것이다.

이는 김 당선인이 이번 선거에서 범보수권의 총공세를 이겨낸 과정이 유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당선인은 ‘드루킹 댓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특검도 받겠다”며 정면 돌파 자세를 보였고, 선거 운동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등을 내세우며 ‘후계자’ 이미지를 굳혔다. 역대 경남지사(김혁규, 김태호, 김두관, 홍준표)는 항상 대권주자로 거론됐다는 점 또한 김 당선인이 새로운 잠룡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기대를 높인다.

안 대표는 김 당선인의 급부상과 관련해 “조금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지지층 입장에서는 김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보수 진영으로부터 ‘핍박’을 받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아직 선거 열기가 식지 않은 상황에서는 김 당선인에 대한 ‘동정론’이 여론에 반영될 개연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지난 1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열린 ‘새로운 경기 위원회’ 1차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이재명, 의혹 공세 여파 지속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결과 중 하나는 이 당선인이 9.4%로 한 자릿수 적합도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이 시장은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21.5%)와 0.3%포인트 차이의 3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킨 바 있고, 지난 3월 안 전 지사가 성폭행 의혹으로 잠룡 대열에서 이탈하면서 차기 유력 대권주자로 단숨에 발돋움했기 때문이다.

이는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이 당선인 관련 의혹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형수 욕설’ ‘일간베스트 회원설’에 이어 ‘김부선 스캔들’까지 연이어 터졌고, 선거가 끝난 뒤에도 각종 고소·고발이 이어지며 이 당선인을 향한 불길은 여전히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보수 진영뿐 아니라 일부 민주당원을 중심으로 ‘이재명 반대’ 움직임이 일었고, 이에 유시민 작가는 “(이 당선인이) 당선은 됐지만 정치적으로는 굉장한 중상을 입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의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분포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지지정당으로 민주당을 선택한 응답자 중 10.4%로부터 차기 잠룡으로서의 지지를 받았다. 이는 박 시장(20.8%), 김 당선인(21.0%), 이 총리(15.1%)에 이은 4위이며, 지난 대선 경선에서 같은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받은 21.2% 득표율의 반 토막 수준이다. 안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이 당선인에게 유감스러운 상황이 많이 펼쳐졌다”며 “앞으로 이 당선인이 남겨진 과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다시금 유력 대선주자로 도약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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