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In 상트] '비난'을 '찬사'로 바꾼 김영권, 가족의 힘으로 극복

정지훈 기자 2018. 6. 20.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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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비난을 단 한 경기로 `찬사`로 바꿨다.

그 주인공은 한 때 `욕받이 수비수`로 불렸던 김영권이다.

한국 수비의 핵으로 성장하던 김민재가 부상으로 낙마하자 신태용 감독은 다시 김영권을 호출했고,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를 받았다.

특히 전반 17분 베리의 감각적인 패스를 그란크비스트가 받는 과정에서 김영권이 정교한 슬라이딩 태클로 걷어내며 찬스를 무산시킨 것은 압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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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정지훈 기자= 엄청난 비난을 단 한 경기로 `찬사`로 바꿨다. 그 주인공은 한 때 `욕받이 수비수`로 불렸던 김영권이다.

지난 스웨덴전의 결과는 절망에 가까웠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은 `트릭`이라는 단어까지 쓰며 끝까지 전력을 숨겼지만 결과는 아쉬운 0-1 패배였다. 특히 스웨덴을 상대로 단 한 개의 유효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축구 팬들의 비난 화살이 신태용호를 향하고 있다.

다양한 논란이 나왔던 4년 전 월드컵보다 상황은 더 좋지 않다. `1강` 독일이 멕시코에 무너지면서 3차전까지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1승` 상대로 지목했던 스웨덴에 패배했다. 이제 멕시코와 독일전에서 최소 1승 1무의 성적은 거둬야 `경우의 수`라도 따져볼 수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스웨덴전 패배도 뼈아프지만 신태용호의 멀티 플레이어 박주호가 햄스트링 파열이라는 큰 부상으로 남은 경기 출전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여기에 많은 비난의 화살이 신태용호로 향해 날아오면서 선수단의 분위기도 급하게 가라앉았다.

그러나 단 두 선수는 비난의 화살을 피해갔다. 한 명은 엄청난 선방쇼를 펼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골키퍼 조현우고, 다른 한 선수는 한국의 중앙 수비를 책임졌던 김영권이다.

사실 김영권에 대한 여론은 최악이었다. 원래 수비 포지션은 계속 잘하다가도 한 번 실수하면 욕을 먹는 자리지만 김영권은 유독 오랜 시간 비난을 받아야 했다. 특히 김영권은 지난 월드컵 최종 예선 이란전에서 "경기장에 모인 관중들의 함성 때문에 선수들이 소통을 못 해 힘들었다"는 실언에 가까운 발언을 해 많은 비난을 받았고, 한 동안 대표팀에서 멀어지기도 했다.

김영권은 절치부심했다. 한국 수비의 핵으로 성장하던 김민재가 부상으로 낙마하자 신태용 감독은 다시 김영권을 호출했고,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를 받았다. 김영권은 단단했다. 파트너인 장현수가 조금 흔들릴 때도 김영권은 몸을 사리지 않으며 스웨덴의 공격을 막아냈고, 이후에도 안정적인 수비력을 과시했다. 특히 전반 17분 베리의 감각적인 패스를 그란크비스트가 받는 과정에서 김영권이 정교한 슬라이딩 태클로 걷어내며 찬스를 무산시킨 것은 압권이었다.

비록 결과는 아쉬운 패배였다. 그러나 90분 내내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를 펼친 김영권에게는 아낌없는 박수가 쏟아졌고, 결국 비난이 찬사로 바뀌었다. 김영권은 자신의 월드컵 출사표인 '필사즉생 필생즉사(죽기로 싸우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처럼 최고의 투혼을 보였고, 모든 것을 쏟아냈다.

경기 후 김영권은 "결과만 놓고 보면 너무나 아쉬운 경기다. 페널티킥 실점으로 패했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쉽다. 선수들이 잘해줬는데, 아쉬운 결과가 나와 슬프다. 국민들도 아쉬워하실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한번 실점하면 쉽게 무너질 것 같아서 무조건 실점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려들었다"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김영권이 흔들릴 때 중심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영권은 "저에 관한 기사를 보는 것이 많이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 포털 사이트 태그에 스포츠를 없애도 봤는데 별 소용이 없었다. 저에 관한 안 좋은 이야기는 여전히 많았다. 저는 괜찮았는데 주변 사람들이나 친구들이 연락을 해서 괜찮다고 말해줬다"며 당시 힘들었던 시기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김영권은 "시련을 극복한 특별한 방법은 없었다. 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다. 애기와 와이프와 시간을 많이 보냈다. 가족의 힘으로 극복했던 것 같다"면서 이제야 밝게 웃었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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