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0대 초반 하청 노동자 또 사망..'위험의 외주화' 손 놓은 국회

이승철 2018. 6. 19.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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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단계 하도급 체계의 가장 마지막에 있는 영세 도금업체에서, 입사한 지 한 달 된 20대 초반의 젊은이가 숨졌습니다.

보호 장비도 없이 위험한 작업에 갑작스레 투입됐다가 유해물질에 노출된 건데요.

이른바 더럽고, 힘들고, 위험한 일은 하청업체에 넘기는 "위험의 외주화"가 또 한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이승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도금업체에서 지난달 28일 한 젊은이가 쓰러졌습니다.

도금작업을 하다, 시안화수소에 중독된 겁니다.

폐와 뇌를 크게 다친 이 젊은이는 사고 3주 만인 어제 결국 숨졌습니다.

[시안화수소 중독 사고 사망자 어머니 : "처음 보자마자 너무 충격이어서 그냥 머리만 잡고 울었어요. 더 기막힌 건 의사 선생님이 의식이 없다고 뇌가 다 죽었다고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원래 포장 업무를 담당했던 이 청년은 사고 당일 안전교육이나 보호장비 없이 위험 작업에 투입됐습니다.

이처럼, 위험물질을 다루다 난 사고로 최근 3년간 80명 넘게 숨졌습니다.

여전히 치료 중인 사람도 백십여 명에 이릅니다.

전정훈 씨도 몇 해 전 삼성전자의 3차 하청업체에서 일하다, 2급 시각장애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여태껏 원청의 사과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사고 책임은 하청업체에 있다는 겁니다.

[전정훈/메탄올 중독사고 피해자 : "사과 그런 건 전혀 없었어요. 그쪽에서 그쪽에서는 어떻게든 무마하려고 할 텐데 아직 특별히 연락 온 건 없어요."]

이 같은 하청업체 노동자의 잇단 사고를 막기 위해 지난 19대 국회 때.

도금 등 유해물질 작업은 사내 하청을 금지하고, 외부 하청 때도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한정애/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 "외주를 주려고 하면 적정한 수준의 안전보건조치가 가능한 정도의 하청업체를 선택해야 하고 그 정도를 갖추려고 하면 좀 더 괜찮은 단가를 조정을 해야 되겠죠."]

이번 국회에도 같은 취지의 의원 발의 법안과 심지어 정부 개정안까지 제출돼 있지만, 국회에선 깜깜무소식입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이승철기자 (bullsey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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