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냉탕에서 열탕으로, 급변 북중관계 주목..김정은의 자신감

배상은 기자 2018. 6. 1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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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5월 이은 올해 3차 방중..中 이례적 사전 공표
김영철 등 고위급 아닌 직접 나서..中후원 극대 전략
지난달 9일 중국 다롄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2차 북중정상회담을 실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노동신문) 2018.5.9/뉴스1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지난해까지만해도 냉랭하던 북중관계가 최근 북미간 비핵화 협상을 계기로 '온탕'으로 급변해 앞으로 향방이 주목된다.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을 견제하고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북한 후견인'을 자처하고 있는 중국과 이를 활용해 체제보장, 경제제재 이완 및 경제 발전 지원을 이끌어내려는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모양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612 북미정상회담 일주일만인 19일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지난 3월(베이징)과 5월(다롄)에 이어 시진핑 국가주석과 3차 정상회담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올해 두 차례나 방중한 김 위원장이 다시 한번 나선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 정도면 북미관계는 온탕을 넘어 '열탕'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하다.

미국이 대북 체제보장의 선제조치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의 일시 중단을 결정했지만 아직 북한의 후속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한번 '직접' 방중을 감행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일로 예고한 북미 정상간 전화통화가 불발된 가운데 김 위원장은 통화에 앞서 중국을 방문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나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아닌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선 것도 단순히 12일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차원을 넘어 협의할 내용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즉, 향후 미국과 후속협상에서 중국의 전략적 이해도 반영하겠다는 취지임과 동시에 북중관계가 완전히 복원됐음을 과시하는 행보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앞서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로 이동·귀국할 때 중국 오성홍기가 선명하게 새겨진 중국 고위급 전용기를 이용한 바 있다.

이같은 그의 행보 기저에는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중국을 포함해 일본, 러시아까지 한반도 주변 4강의 열띤 구애전 속에 높아진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북한의 비핵화와 경제 개방, 대외관계 등 외교관계의 새로운 판이 깔리면서 동북아 외교무대에서는 김 위원장의 주가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가 앞선 두차례의 방중 때와 달리 이번 3차 방중을 김 위원장 도착 시간에 맞춰 보도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 발표를 동의한 것은 국제사회에 정상적인 외교 국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의도적인 행보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중국은 "북한의 요청"을 이유로 김 위원장의 방중을 사전에 발표하지 않고 모든 일정이 끝난 이후에야 관련 사실을 보도해왔다.

19일 (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세번째 중국 방문에 나선 가운데 베이징 서우두 공항 VIP게이트에서 중국 의장대가 걸어가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의 이번 3차 방중이 중국의 소망이기도 했던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얻어낸 가운데 이전 2차례 방중에서 중국이 약속했던 경협 등의 지원을 재확인하는 일종의 '수금'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 군 당국이 이날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의 일시중단을 발표하면서 그간 중국이 주장해온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동시 중단)은 현실화됐다.

완전하고 영구적인 체제보장(CVIG)을 원하고 있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도 임기가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장기 집권이 가능한 시 주석을 더 신뢰할 수 있어 보인다. 그런만큼 북한에게 미국과 협상이 도중 틀어질 가능성에 대비한 '보험'의 측면에서 중국의 후원과 협력은 절대적일 수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비핵화를 천명한 북한 입장에서는 중국의 핵우산 제공을 원할 수도 있다"며 "미국의 체제보장 약속은 북한에게 완벽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무역 전쟁으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도 북한은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카드 중 하나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중국이 만일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25%의 보복관세를 매기면 이보다 4배 많은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보복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북중 경제협력이 성사되면 대북 경제제재의 압박효과는 상당히 상쇄될 수밖에 없어 미국의 대북협상력은 감소하는 측면이 있다. 미국이 북중 접촉에 예민하게 반응해 온 이유다.

신상진 광운대학교 국제학부 교수는 "미중간 무역문제로 인한 갈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북한을 카드로 삼아 미국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 관례를 깨고 김 위원장의 방중을 사전에 공표한 것도 미국에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시 주석은 앞서 14일 중국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에 "중국은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하길 바라며 미국을 포함한 각국과 함께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프로세스에 참여하길 원한다"며 비핵화와 향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bae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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