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갈 때 조심하라'는 민주당, 내부 단속 들어간 이유는?

전형민 기자 2018. 6. 1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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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역대급 승리으로 끝낸 더불어민주당이 선거 압승에도 불구하고 표정 관리를 하며 내부 단속에 들어가 그 배경이 주목된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18일 CBS 라디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선거 압승에 대해 "정말 과분할 정도로 이겨서 자만하면 민심이 우리를 주시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묵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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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문풍'에 2004년 17대 총선 학습효과
민생 등 후반기 경제지표 성적표 돌발 변수 우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6·13 지방선거 재보궐 당선자들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앞서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에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18.6.14/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 =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역대급 승리으로 끝낸 더불어민주당이 선거 압승에도 불구하고 표정 관리를 하며 내부 단속에 들어가 그 배경이 주목된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18일 CBS 라디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선거 압승에 대해 "정말 과분할 정도로 이겨서 자만하면 민심이 우리를 주시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묵직했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승리의 기쁨보다는 압승한 집권 여당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감 갖고 (지방 의회) 의장 선출 및 의회 구성에서 불법이나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바란다"며 "불법·비리 행위에 무관용 원칙으로 엄격하게 처리하겠다"고 했다.

당 싱크탱크에서는 민주당의 압승 요인 중 하나로 "보수 세력의 지리멸렬에 따른 반사이익"을 지목하며 "자만하지 않는 겸손한 권력, 여민동락(與民同樂)의 국민중심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연구원 소속 박혁 연구위원은 18일 발행한 이슈브리핑에서 "이번 선거의 압승은 민주당의 능력과 성과가 낳은 결과라기보다는 보수세력의 지리멸렬에 따른 반사이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 출범 1년 차의 밀회 선거였다는 점에서 자만이나 패권적 태도는 금물"이라며 "자신의 실력과 성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잘나갈 때 조심하라'는 말이 있듯이 위대한 승리가 추락의 시발점이 되지 않도록 특히 교만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시도지사 등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지방정부 실현을 위한 국민과의 약속 선포식'에서 손을 맞잡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정치권은 이처럼 민주당이 철저하게 '표정 관리'와 '내부 단속'에 나선 것에 대해 지난 2004년 제17대 총선과 제20대 총선의 학습효과를 꼽았다.

제17대 총선에서 집권 2년차에 들어서는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의 역풍에 힘입어 152석 과반을 웃도는 의석을 점하면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후 거대 여당으로서 힘을 주어 추진했던 '4대 개혁입법'에 실패하고 계파싸움으로 사분오열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이에 실망한 국민에 의해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07년 제17대 대통령선거, 2008년 제18대 총선까지 연거푸 3연속 참패를 겪으며 이른바 '암흑기'를 거쳤다.

또 지난 제20대 총선에서 123석을 확보하며 12년 만에 원내 다수당으로 도약했지만 선거 직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합의 추대'를 놓고 김 대표와 친노(親노무현)그룹, 86그룹(60년대에 태어나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인사들) 간 당권 싸움이 불거지며 '전리품 싸움'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 선거도 '문풍(文風)'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 문재인 정부가 집권 2년차에 접어드는 만큼 승리에 도취돼 '경거망동'하기보다는 겸손한 자세를 보이며 여당으로서 역할에 충실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이번 선거에 영향을 준 '한반도 평화 무드'와 같은 준비된 대형 호재가 없고, 경제 이슈 등 민생문제 성적표 변수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제로 홍영표 원내대표도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5월 고용동향에서 (제조업 취업자 감소 여파로) 취업자 증가폭이 (3개월째) 10만명이 넘고, 청년실업률 10.5%라는 일자리 성적률에 집권 여당으로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앞으로 경제지표에 대한 우려도 많고, 실제로 어떻게 전개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안보 이슈의 경우, 이미 선거 전까지 극적인 효과를 충분히 보여줬다"며 "비슷한 수준의 이슈가 있더라도 국민의 눈에 차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maver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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