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웃다 울게 한 엄마의 맞춤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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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은 지금같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독립한 아들만 보면 그렇게 챙겨줄 것이 많나 봅니다.
아마 엄마는 그것도 부족했을 테죠.
꾹꾹 눌러 쓴 엄마의 쪽지에는 '잘못된 맞춤법'을 지적할 수 없게 만드는, 그것을 뛰어 넘는 가치가 있다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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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은 지금같지 않았습니다. 모두가 의무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우리 엄마도, 아빠도 그랬던 시절에 살았습니다. 많이 배우지 못했어도 자식만큼은 ‘잘 살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제 성인이 된 자식들은 그 마음을 모두 알 것만 같습니다.
A씨는 항상 본가에 다녀오면 두 손이 모자랄 만큼 짐이 늘어난다고 했습니다. 엄마는 독립한 아들만 보면 그렇게 챙겨줄 것이 많나 봅니다. 그 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엄마는 아들이 오기 며칠 전부터 어떤 걸 먹일지, 어떤 걸 사줄지 고민했을 겁니다. 그날도 엄마는 아들 두 손에 언제다 준비했는지도 모르겠는 것들을 들려 보냈습니다. 아마 엄마는 그것도 부족했을 테죠.
A씨는 엄마의 보따리를 열어보자마자 웃음이 터졌다고 했습니다. 부침개를 정성껏 포장해 ‘붙인개’라는 쪽지를 큼지막하게 붙여놓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못난 아들, 어머니 덕에 잘 먹고 있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이 사연이 전해지자 “엄마가 붙인개라면 붙인개 인거다”라는 식의 감상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갑자기 엄마가 보고싶어졌다며 전화를 한다는 이들도 많았죠.
무언가 배울 시간에 돈을 버느라, 자식 뒷바라지에 인생을 다 바치느라 엄마는 맞춤법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압니다. 꾹꾹 눌러 쓴 엄마의 쪽지에는 ‘잘못된 맞춤법’을 지적할 수 없게 만드는, 그것을 뛰어 넘는 가치가 있다는 걸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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