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수행기사에 물건 던지고 "머리 왜 달고 다니냐"..노소영도 '갑질'

입력 2018.06.19. 05:06 수정 2018.06.19. 17:26

대한항공 오너 일가를 비롯한 재벌가의 갑질이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57)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갑질 행위에 대한 폭로가 나왔다.

노 관장 운전기사로 1년 이상 일했던 ㄱ씨는 "(노 관장이) 차량에 비치한 껌과 휴지가 다 떨어지면 운전석 쪽으로 휴지상자와 껌통을 던지면서 화를 냈다"며 "차가 막히면 '머리가 있느냐' '머리 왜 달고 다니느냐'는 얘기를 들었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더 심한 욕설을 한 적도 있다고 들었다. 항상 살얼음판 타듯 긴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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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운전기사들 증언 잇따라
"껌·휴지 떨어지면 통 집어던져"
차 막힐 땐 폭언..버스차로 주행도
지하에 하차시켰다고 해고까지
"수행 힘들어 그만둔 사람 많아"
노씨쪽 "사실 아냐..주관적 주장"

[한겨레]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대한항공 오너 일가를 비롯한 재벌가의 갑질이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57)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갑질 행위에 대한 폭로가 나왔다. 자신의 운전기사를 향해 물건을 던지고, “머리는 왜 달고 다니냐”고 폭언했다는 복수의 증언이다. 지하에 차를 세웠다고 수행기사를 즉석에서 그만두게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2007년 이후 노 관장의 차를 몰았던 전직 운전기사들이 노 관장으로부터 모욕적 언행을 지속적으로 들었다고 18일 <한겨레>에 폭로했다. 노 관장 운전기사로 1년 이상 일했던 ㄱ씨는 “(노 관장이) 차량에 비치한 껌과 휴지가 다 떨어지면 운전석 쪽으로 휴지상자와 껌통을 던지면서 화를 냈다”며 “차가 막히면 ‘머리가 있느냐’ ‘머리 왜 달고 다니느냐’는 얘기를 들었다. 다른 사람들한테는 더 심한 욕설을 한 적도 있다고 들었다. 항상 살얼음판 타듯 긴장했다”고 말했다.

다른 수행기사들도 교통체증이 있을 때마다 노 관장의 폭언을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노 관장 차를 수개월 간 운전했던 ㄴ씨는 “(노 관장은) 차가 막히는 걸 이해하지 못해서 항상 긴장해야 했다. ‘택시기사보다 운전 못 하네’라며 무시하는 말을 했다”며 “욕을 먹지 않으려고 버스 전용 차로로 달렸다. 나중에 그룹 비서실에서 버스전용차로 위반 딱지가 너무 많이 나왔다고 뭐라고 할 정도였다. 노 관장이 대통령의 딸이라 차가 막히는 상황을 별로 겪어보지 않아서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직 수행기사 ㄷ씨는 “노 관장이 특히 젊은 기사들에게 함부로 대했다. 젊은 사람들에게 막 해도 된다는 생각이 박힌 것 같았다”고 말했다.

노 관장은 차량이 내뿜는 매연에 유독 예민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운전기사들은 노 관장을 기다리며 맹추위나 찜통더위 속에서도 히터·에어컨을 켜지 못했다. ㄱ씨는 “차를 타고 내릴 때 시동이 켜져 있으면 화를 냈다. 날씨가 춥거나 덥더라도 대기할 때 시동을 켜고 있는 일을 용납하지 않았다”고 했다.

ㄱ씨가 하루아침에 쫓겨난 사연도 매연과 관련이 있다. ㄱ씨는 “지상이 아닌 지하에 내려줬다고 그날로 해고됐다. 노 관장이 ‘차 놓고 가’라고 했다”며 “도착 장소인 지상에서 의전을 받지 못한 데다 매연에 굉장히 민감한데 지하에 내려줬다는 게 이유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시 용역회사 소속이었던 ㄱ씨는 이 때 아예 운전 일을 그만뒀다. ㄱ씨는 “나도 처자식이 있는데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노 관장 기사) 일이 힘들지만 생활을 위해 오래 다녔으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잘렸다는 말을 듣고 황당해 했다”고 말했다.

노 관장 수행 운전기사들은 본인들의 운명을 ‘파리 목숨’에 비유했다. ㄴ씨는 “노 관장 수행이 힘들어서 담당자가 그만두는 일이 잦았다”며 “‘도저히 못하겠다’며 키를 차량에 꽂아둔 채 그만두고 간 이도 있다. 나도 항상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 힘들어서 몇 개월 만에 그만뒀다”고 했다.

<한겨레>는 노 관장의 해명을 직접 들으려고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노 관장의 법률대리인인 박영식 변호사는 “모두 사실과 다르다. 지극히 주관적인 주장이어서 일일이 답변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박준용 오승훈 기자 juney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