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나서 불 질렀다"..군산 주점 방화, 분노 범죄 막을 수 없나

한승곤 2018. 6. 1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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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의 한 주점에 불을 질러 33명의 사상자를 낸 방화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방화 이유는 '술값 시비'로 알려졌다.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용의자 A 씨는 17일 오후 9시50분께 군산시 장미동 한 라이브카페에 인화성 물질을 붓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외상값이 10만원인데 주점 주인이 20만원을 요구했다. 화가 나서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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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 장미동 한 주점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긴급체포된 이모(55)씨가 18일 새벽 병원 치료를 받기 위해 군산경찰서를 나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전북 군산의 한 주점에 불을 질러 33명의 사상자를 낸 방화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방화 이유는 ‘술값 시비’로 알려졌다. 이는 일종의 ‘분노 범죄’로 꾸준히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전문가는 사회적 대책 마련을 지적했다.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용의자 A 씨는 17일 오후 9시50분께 군산시 장미동 한 라이브카페에 인화성 물질을 붓고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A 씨 방화로 사망자 3명, 부상자 30명 등 총 3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외상값이 10만원인데 주점 주인이 20만원을 요구했다. 화가 나서 불을 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인과 다툼 끝에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욱해서 저지른 방화인 셈이다.

이 같은 ‘욱 범죄’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9월 청주에서는 한 남성이 자신이 흘린 라면을 치우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한 편의점 직원을 향해 흉기를 휘둘러 경찰에 붙잡혔다.

또 같은 해 6월 충주에선 평소 집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는 데 불만을 품은 50대 남성이 자신의 인터넷 속도 등을 수리하기 위해 방문한 기사를 살해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15일 경남 양산시 한 아파트에서 외벽 작업자의 밧줄을 잘라 살해한 피의자가 현장 검증을 위해 차에서 내리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런가 하면 경남 양산에서는 40대 남성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15층 아파트에서 밧줄에 의지해 외벽 도색 작업을 하던 작업자 밧줄을 끊어 숨지게 한 사건도 발생했다.

이처럼 욱해서 저지르는 범죄는 경찰청이 지난 2016년 11월 발표한 ‘2015 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상해나 폭행 등 폭력범죄 37만2723건 중, 분노 범죄에 해당하는 범행 동기가 우발적이거나 현실 불만에 있는 경우가 41.3%(14만8천35건)로 나타났다. 살인이나 살인미수 범죄 건수 975건 중 현실 불만 등 우발적 범죄도 41.3%(403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지난 4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습관 및 충동 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5년 5390명, 2016년 5920명, 2017년 5986명으로 꾸준히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충동조절장애의 범위는 간헐성 폭발 장애, 병적 도벽, 병적 방화, 병적 도박, 강박적 성행위, 강박적 자해, 충동적?강박적 인터넷 사용이나 컴퓨터 중독, 쇼핑 중독, 폭식 장애, 알코올이나 약물에 대한 의존 장애 등을 포함한다.

이 장애는 강박적이면서도 중독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게 특징으로 충동으로 인해 긴장감이 증가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행동을 하는 정신질환이다. 일종의 ‘분노 범죄’인 셈이다. 연령별로는 청년층이 가장 많았고 20대 환자 비율이 29%, 30대 20%, 10대 19%, 40대 12%, 50대 8% 순이었다. 학교와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현대인의 분노,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토론회에서 사회적 대책과 치료법을 제시했다. 권일용 전 경찰청 범죄행동분석팀장은 “범죄의 원인과 실태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관련 기관들이 협력 체제를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서울대학교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안용민 교수는 “충동적범죄자들은 대부분 정신과적 질병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약물, 심리 상담 인지 치료 등을 통해 범죄를 예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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