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兆에서 -4.8兆로 외국인들의 180도 변심

임철영 입력 2018. 6. 18. 11:10 수정 2018. 6. 19.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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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준금리 인상 이어 EU 긴축 예고..외국인 1월 제외하고 5개월 연속 주식 내다팔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를 팔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유렵연합(EU) 역시 긴축 통화정책을 사실상 예고하면서 외국인 자금의 성격이 매파(Hawk)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 유입 규모까지 고점 대비 12%나 감소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1월을 제외하고 5개월 연속 주식을 내다팔았다. 외국인은 지난 1월 1조975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2월 1조5611억원, 3월 7409억원, 4월 1조375억원, 5월 8113억원, 6월(15일 기준) 6454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올들어 지난 1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누적 순매도 규모는 4조8000억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줄곧 주식을 순매수, 6월말 기준으로 9조2495억원어치를 사들인 것과 정반대되는 모습이다. 덩달아 기관 역시 지난 3월을 제외하고 순매도를 지속, 올들어 4조3263억원어치를 팔았다. 사실상 개인투자자의 순매수만으로 버텨온 상황이다.

코스닥시장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외국인은 올들어 코스닥시장에서 1월, 3월, 5월, 6월(15일기준) 매수 우위를 기록했지만 누적순매도 규모는 여전히 4334억원을 기록 중이다. 기관의 누적순매도 규모는 34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의 이탈이 지속되면서 주요 국내 증권사들은 당초 제시했던 올해 코스피 상단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코스피 3000 돌파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던 삼성증권, KB증권, 대신증권 등은 예측이 빗나가며 멋쩍은 상황을 맞았다. 대신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2750으로 대폭 낮췄다. 나머지 증권사들도 지수 눈높이를 2800~2930으로 잡았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태도 변화 없이 지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귀환을 위해서는 상장기업 이익에 대한 신뢰 회복 달러 약세를 공통적으로 꼽았다. 달러가 약세를 기록하면서 상장기업의 이익 전망이 개선되면 외국인의 순매수 확대로 지수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달새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매출액 컨센서스 변동률은 0.12%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0.07%, 0.04% 증가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이 차가워진 본질적 이유는 이익추정치 상향 조정에 대한 신뢰가 약화됐기 때문"이라며 "국내 증시 이익수정비율이 가장 양호했던 시기는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 상반기로, 1100~1150원 수준으로 높아진 원·달러 수준에 따라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됐던 점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익 기여도가 높은 IT업종을 포함해 중국 소비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이 국내 기업들의 이익에 유리한 환경이 되면 이익 신뢰도가 높은 이들 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IT업종과 중국 소비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의 2018년 전망치가 하향조정되고 있고 외국인들은 이들 업종에 집중하는 매매 전략을 쓰고 있다"며 "대외 환경 변화와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외국인의 수급이 뒷받침되는 이들 업종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절정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가파른 원화약세로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체감지수가 연중 최저 수준에 근접해 순매수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대형주에 대한 공매도 비중이 상단인 9%에서 7%까지 감소했다.

이재만 팀장은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기록할 경우 달러환산 코스피50 지수는 연중 최저치가 된다"며 "공매도 비중 감소에 따라 외국인 매도가 정점을 지나고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한국과 미국의 증시 사이의 배당수익률 격차를 감안해 하락 위험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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