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에코 트레일 | 5~8구간 생태] 백두대간 주인공은 나야 나! 신갈나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백두대간 주인장은 신갈나무다.
사람은 잠깐 스쳐 지나는 존재일 뿐 백두대간 주능선을 365일 24시간 지키는 건 신갈이다.
2016년 백두대간 생태조사에서 가장 많이 서식하는 나무는 신갈나무로 밝혀졌다.
게다가 잡종화가 잘 일어나는 대표적인 나무라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가 만나 정릉참나무를 만들었고, 신갈나무와 졸참나무가 만나 물참나무를 만들고, 갈참나무와 신갈나무가 만나 봉동참나무를 나게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백두대간 주인장은 신갈나무다. 사람은 잠깐 스쳐 지나는 존재일 뿐 백두대간 주능선을 365일 24시간 지키는 건 신갈이다. 2016년 백두대간 생태조사에서 가장 많이 서식하는 나무는 신갈나무로 밝혀졌다.
이번 구간 역시 대세는 참나무과의 신갈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참나무는 신갈을 비롯 갈참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졸참나무가 있다. 흔히 참나무 6형제라 부른다. 참나무 형제들은 전국적으로 분포도가 넓으며 개체수도 많다.
참나무 열매를 도토리, 꿀밤 등으로 불러왔으며, 상수리나무는 열매로 ‘임금님 수라상에 올리는 묵을 만들었다’해서 이름이 유래한다. 목재의 재질이 단단해 건축이나 가구를 만드는 데 사용했으며, 불 피우는 데 장작으로도 화력이 좋고 오래 타는 가성비 좋은 나무이다. 여러모로 효용성이 많은 ‘참眞’ 나무라 해서 ‘참나무’란 이름이 유래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산행 경험이 많은 나무 전문가나 숲해설사가 아니고선 참나무의 종류를 구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잎과 수피, 열매가 엇비슷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잡종화가 잘 일어나는 대표적인 나무라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가 만나 정릉참나무를 만들었고, 신갈나무와 졸참나무가 만나 물참나무를 만들고, 갈참나무와 신갈나무가 만나 봉동참나무를 나게 했다. 이번 대간길에선 신갈 외에도 떡갈나무와 굴참나무를 흔히 볼 수 있었다.
신갈이 대간을 장악한 건, 추위에 강하고 번식 능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참나무는 음수 혹은 중성수(반음수)로 분류되는데, 이것은 인내력이 강함을 뜻한다. 키 큰 나무들이 햇볕을 가려 그늘 아래에 있다 하더라도 꿋꿋이 견디며 햇볕을 듬뿍 받을 날을 기다리며 자란다. 음수라고 해서 음지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늘져도 참고 자란다는 뜻이다. 반면 소나무는 극양수에 가까워 햇볕이 없으면 이내 고사한다. 때문에 고산에서 소나무의 자리를 신갈이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능선의 가혹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신갈은 한국인을 대표하는 나무로 자리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대표나무가 소나무인 시절은 수치상으로만 보면 이미 끝난 셈이다.
백두대간 함양·남원·장구 구간에는 이밖에도 사스레나무, 고추나무, 철쭉, 털진달래, 밤나무, 소나무, 병꽃나무, 물푸레나무, 잣나무, 초피나무, 서어나무, 미역줄나무, 일본잎갈나무, 할리아나꽃사과(서부 해당), 조팝나무, 조릿대, 회잎나무 등을 흔히 볼 수 있었다. 봄꽃은 선씀바귀, 할아비꽃대, 뱀딸기, 제비꽃, 풀솜대, 쇠뜨기, 은방울꽃, 할미꽃 등이 대간 능선에서 쉽게 눈에 띄었다. 아쉽게도 이 지역의 희귀식물인 할미밀망, 모데미풀, 자주솜대, 세뿔투구꽃은 보지 못했다.
이 많은 식물 중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단연 철쭉. 특히 남원 봉화산은 철쭉제가 열릴 만큼 정상 일대가 산철쭉 화원이었다. 육십령을 향해 북진할수록 분홍빛이 옅은 철쭉이 많았다. 산철쭉과 철쭉, 간간이 뒷북치는 털진달래까지 섞여 예상치 못한 분홍 능선의 습격에 산행 내내 마음이 설렜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월간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