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코르셋 못 벗는 '흉자'들 한심".. 女·女 갈등 번지나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탈코르셋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강요 아닌 강요’에 여·여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상당수 여성은 탈코르셋 운동의 취지와 긍정적인 측면에는 공감하나, ‘흉자’ 같은 혐오 표현이 과연 여성의 권리 신장에 도움이 되는 것이냐며 우려한다. 탈코르셋 자체를 둘러싼 논란도 확산하는 중이다.
◆“사회가 코르셋 씌웠다… 벗어야 편해”
18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트 등 SNS와 유튜브,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는 깨뜨린 화장품이나 화장을 아예 하지 않은 ‘쌩얼’ 사진, 머리를 짧게 자른 사진, 탈코르셋에 동참하는 이유를 설명한 글 등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코르셋은 여성의 가슴은 풍만하게, 허리는 잘록하게 보일 수 있도록 끈으로 조이는 보정용 속옷이다.
여성들의 반응은 열풍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폭발적이다. 인터넷 곳곳에 올라와 있는 탈코르셋 동참 후기를 보면 “정말 편하다”,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 일색이다. 한 누리꾼은 “처음에는 주변 시선이 두려웠지만 출근할 때는 물론 집앞에 잠깐 나갈 때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편해졌다”고 했다.
이어 민낯에 안경을 쓴 배씨의 뒤로 ‘저는 예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등의 자막이 떠오른다. 배씨는 영상과 함께 올린 글에서 “여성이 겪는 외모 코르셋은 심각할 정도”라며 “많은 분들이 미디어가 보여주는 한 가지 아름다움을 따르려고 하다보니 그에 맞지 않는 사람들은 자존감을 갉아먹는다”고 강조했다.
뷰티유튜버 ‘Daily Room우뇌’가 올린 ‘탈코르셋을 하고 뷰티 유튜브를 내려놓으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영상과 자신을 프랑스에 살고있는 레즈비언·페미니스트·일상유튜버라고 소개한 팜므의 ‘코르셋이 뭐에요? 어떻게, 왜 벗으셨어요?’ 등의 영상도 인기다. 온라인 공간에는 비슷한 내용의 글과 이들을 지지한다는 글이 수두룩하다.
그러나 탈코르셋 동참 여부를 놓고 ‘왜 동참하지 않느냐’거나 ‘흉자’ 등의 혐오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잇따르면서 반발 여론도 거세게 일고 있다. 탈코르셋에 반발하는 여성들은 “화장을 하거나 머리를 기르고 치마를 입는 건 순전히 개인의 선택인데, 탈코르셋의 원래 취지는 ‘원하지 않을 때 하지 않을 자유’ 아니냐”고 입을 모은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최모(31·여)씨는 “남자든 여자든 아름다운 걸 좋아하고,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건 본능”이라면서 “그런데 ‘탈코르셋을 거부하는 건 남성들이 만든 코르셋에 동의하는 행위, 자신도 모르게 남성들에게 세뇌당한 것’ 정도로 폄하하는 시각은 굉장히 오만한 생각이라고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10대 청소년들에게도 탈코르셋은 논란거리다. 탈코르셋 운동에 동참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는 반면, 10대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나는 치마 입는 게 좋고, 화장하는 게 좋고, 이성한테 잘 보이고 싶은 여자일 뿐인데 자꾸 코르셋 타령하니까 어이없다”는 등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글들도 상당수 올라와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탈코르셋 운동을 주창하는 진영 일각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탈코르셋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는 직장인 김모(28·여)씨는 “아름다움의 기준이 획일적이지 않아야 하고, 하기 싫으면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탈코르셋 운동의 본질”이라며 “남들에게 탈코르셋을 하라고 강요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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