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라이브]멕시코팬 4만명 운집..한국, 외로운 싸움 걱정된다

박린 2018. 6. 18.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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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팬들은 18일 러시아월드컵 1차전이 열린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킥오프 3시간 전부터 열띤 응원을 펼쳤다. 모스크바=박린 기자

"멕시코! 멕시코! 멕시코!"

18일(한국시간) 멕시코와 독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이 열린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 경기장 8만석 중 절반인 4만여석이 초록색으로 물들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7만8011명 중 절반은 멕시코 팬들이었다.

경기장 사방팔방에 포진한 멕시코 팬들은 고막이 찢어질듯한 응원을 펼쳤다. 독일 팬들은 유니폼 가슴에 4년 전 우승을 상징하는 금색 패치가 붙어있었지만, 멕시코 팬들의 요란한 응원에 주눅이 들었다.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을 찾은 멕시코 미녀팬. 모스크바=박린 기자

킥오프 3시간 전부터 수많은 멕시코 팬들은 전통의상 판초에 모자 솜브레로를 쓰고 장외 응원전을 펼쳤다. 초록색 유니폼을 입고 국기를 두른 멕시코 팬들은 서로 모이기만하면 "멕시코! 멕시코!"을 외쳤다.

멕시코 팬들은 경기 내내 "알레 알레~ 알레 알레~" 등 응원가를 쉼없이 불렀다. 루즈니키 스타디움을 멕시코 홈구장처럼 만들어버렸다. 마치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당시 '열광의 도가니'였던 한국을 보는 것 같았다. 결국 멕시코는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루즈니키 스타디움을 찾은 멕시코 팬들. 모스크바=박린 기자

한국은 24일 0시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로스토프 아레나는 4만5000명을 수용한다.
한국은 외로운 싸움을 펼칠 전망이다. 멕시코 축구팬들은 지난 4월17일 기준 러시아 월드컵 전체 티켓 250만 중 5만1736장 이상을 구매했다. 두달이 흘렀으니 티켓 구매 인원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티켓 거래 사이트에서도 한국-스웨덴전은 카테고리1 기준으로 20~30만원에 거래되는데, 멕시코 경기는 50만원 이상이다.
17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 이르빙 로사노가 첫 골을 터뜨린 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한국축구팬들의 열기는 상대국과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이 출전하지만, 스웨덴·멕시코·독일과 한조에 묶인 험난한 조편성 탓에 기대감이 크지 않다. 1인당 600여만에 달하는 비용도 부담이다. 러시아 월드컵은 테러와 훌리건 방지를 위해 관중도 일종의 신분증인 '팬 ID'가 있어야하는데, 복잡한 ID 발급 절차도 밟아야한다.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는 러시아월드컵 단체응원단을 꾸리지 않기로했다. 대신 회원 70여명이 개별이동 후 경기장에서 집합한다. 러시아 교민들이 가세하더라도 소수가 응원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17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독일-멕시코 경기에서 멕시코 이르빙 로사노가 첫 골을 터뜨리고 있다.[연합뉴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김환 JTBC 해설위원은 "독일팬들도 제법 왔는데도 불구하고 멕시코팬들이 다양한 응원가와 큰 목소리로 경기장을 지배했다. 실제 관중석에 있는 독일 팬들은 조용한 편이었다. 분명 경기장 분위기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한국과 경기에서 네덜란드를 응원하는 네덜란드 축구팬들. [중앙포토]

한국축구대표팀은1998년 프랑스 월드컵 네덜란드와 경기에서 마르세유 경기장을 가득 채운 네덜란드팬들의 '오렌지 물결'에 완전히 주눅이 들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한국과 알제리 경기는 킥오프 전부터 알제리 관중들의 귀가 찢어질듯한 응원소리에 분위기를 압도 당했다. 기자석의 기자가 공포심을 느낄 정도였다. 당시 한국은 2-4 참패를 당했다.

모스크바(러시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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