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잘못했다면서 '네탓 공방'.. 정신못차린 한국당

이우중 입력 2018. 6. 17. 18:35 수정 2018. 6. 1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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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관이다.

일단 "죄송하다"면서도 '모두의 책임이지만 네 책임이 더 크다'며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는 자유한국당 이야기다.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무릎을 꿇으며 '사죄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은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당 수습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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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관이다. 일단 “죄송하다”면서도 ‘모두의 책임이지만 네 책임이 더 크다’며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는 자유한국당 이야기다.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한국당 의원들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무릎을 꿇으며 ‘사죄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은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당 수습에 나서기로 했다. 어딘지 익숙한 장면이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패한 당시 새누리당은 계파 간 진통 끝에 비대위를 꾸렸다. 당시 “당명 빼고 모든 것을 다 바꾸겠다”고 선언했지만 결국 계파 갈등은 손대지 못했고 온전한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맞은 새누리당은 이듬해 초 또 다시 비대위를 구성해야만 했다.

이우중 정치부 기자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은 김성태 원내대표가 “우리 당은 국민에게 탄핵을 당했다”라고까지 말한 것은 단순한 엄살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 자신과의 긴 싸움을 시작하도록 할 것”이라는 김 권한대행의 말은 벌써부터 ‘서로 간의 싸움’으로 변질되는 것처럼 보인다. 초선 의원 몇몇은 중진들의 용퇴를 주장했다. 하지만 사태가 이 지경까지 되도록 입을 다물었던 초선들이 스스로보다 중진에게 화살을 먼저 날리는 것도 꼴불견이다. 전여옥 전 한나라당 의원은 “홍준표 대표 시절 입 한 번 뻥끗하지 않았던 이름만 초선인 사람들이 갑자기 왜 저러지 싶다”고 꼬집었다. 초선에게 공격을 받는 중진은 지도부에 책임을 돌리는 모양새다. 지방선거 참패에 공동 책임을 지고 김 권한대행 등 원내지도부도 함께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떠난 홍 전 대표는 불 난 집에 기름을 부었다.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지막으로 막말 한 번 하겠다”며 ‘추한 사생활로 더 이상 정계에 둘 수 없는 사람’, ‘의총에 술이 취해 들어와서 술주정 부리는 사람’ 등 여러 유형의 인적청산 대상을 거론했다. 새겨들을 대목이 있다 해도 바로 이틀 전까지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던 전직 대표가 되레 친박(친박근혜)계에 참패 책임을 전가하는 모양새다. 물고 물리는 ’남 탓’만 있고 진정성 있는 반성은 없다. 대선 패배에도 반성과 변화 없이 지방선거를 맞이했던 한국당은 매서운 민심의 회초리를 맞았다. 이번이 한국당에겐 시대 변화에 맞는 혁명적 쇄신을 할 마지막 기회다. 이를 놓치면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한국당의 앞길은 뻔할 것이다.

이우중 정치부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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