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리버 칸과 90년대를 양분했던 덴마크의 전설적인 골키퍼 피터 슈마이켈이 아들 카스퍼 슈마이켈의 활약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덴마크는 2018 러시아월드컵 32강 조별리그 1차전에서 혈투 끝에 페루를 1대0으로 꺾었다. 경기가 끝난 후 스포트라이트는 승리의 1등 공신 카스퍼 슈마이켈에게 쏟아졌다.
러시아 ‘RT’ 방송국에 특별 패널로 출연한 피터 슈마이켈은 “아이슬란드 같이 매우 잘 뭉쳤던 경기였다”며 “덴마크는 경기 내내 내려 앉아 플레이 했고 끝까지 팬들의 심장을 떨리게 했다” 평가했다. 또한 “페루는 고군부투하며 경기 내내 몇 번의 기회를 잡았지만 마무리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피터 슈마이켈은 자랑스런 아들의 활약상을 보며 “우리의 수비가 정말 잘해줬다”고 극찬했다. 이어 “결과는 10점이지만 내용은 5점이었다”며 “아직 더 발전하고 나아가야한다”고 대표팀 후배들에게 쓴 소리를 날리기도 했다.
페루는 경기력적인 측면에서 덴마크를 압도했다. 결과를 제외하면 모든 부분에서 페루를 당해내지 못했던 덴마크였다. 슈팅 숫자에선 16대10으로 페루가 덴마크에 확실하게 우위를 점했고, 점유율에서도 53대47로 근소하게나마 앞섰다. 유효 슈팅 역시 6대3으로 페루가 덴마크보다 2배 더 많았다. 하지만 페루의 매서운 공격도 카스퍼 슈마이켈을 넘지는 못했다. 카스퍼 슈마이켈은 이날 연신 선방쇼를 펼치며 끝까지 무실점으로 골문을 지켜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피터 슈마이켈은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의 트위터에 “20년이 지난 후, 카스퍼 슈마이켈은 덴마크의 월드컵 이야기에서 피터 슈마이켈과 함께했다”고 올리기도 했다.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애정과 자랑스러움이 느껴지는 글이었다.
피터 슈마이켈은 덴마크의 유로 1992에서 덴마크에게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선사했다. 클럽에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1998/99 시즌 트레블 달성을 비롯해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견인한 전설적인 골키퍼다.
덴마크는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을 기록했던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피터 슈마이켈의 활약에 힘입어 8강에 진출한 바 있다. 과연 카스퍼 슈마이켈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조국 덴마크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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