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대를 이은' 슈마이켈, 위대한 부친 기록 넘어서다

김현민 2018. 6. 17. 0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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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페루전 1-0 승. 카스퍼 슈마이켈, 슈팅 6회 선방하며 무실점. 534분 무실점 이어오며 부친 피터 슈마이켈이 수립했던 덴마크 역대 A매치 최장 시간 무실점(470분) 기록 넘어섬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덴마크 수문장 카스퍼 슈마이켈이 페루와의 월드컵 첫 경기에서 환상적인 선방쇼를 펼치며 팀에 승리를 선사했다.

덴마크가 사란스크에 위치한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페루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32강 조별 리그 1차전에서 고전 끝에 1-0으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16강 진출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덴마크이다.

사실 경기력적인 면에선 승리한 덴마크보다 패한 페루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슈팅 숫자에선 16대10으로 페루가 덴마크에 확실하게 우위를 점했고, 점유율에서도 53대47로 근소하게나마 앞섰다. 유효 슈팅 역시 6대3으로 페루가 덴마크보다 정확하게 2배 더 많았다. 하지만 덴마크엔 수호신 슈마이켈이 있었다. 슈마이켈은 연신 선방쇼를 펼치며 덴마크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안 그래도 페루전은 슈마이켈에게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경기었다. 슈마이켈은 페루전에 선발 출전하면서 덴마크 역대 최고의 골키퍼로 추앙받고 있는 부친 피터 슈마이켈(1998년 프랑스 월드컵)의 대를 이어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부자가 동시에 월드컵에 출전한 건 덴마크 축구사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이 의미있는 경기에서 슈마이켈은 연신 선방쇼를 펼치며 무실점을 이끌어냈다.


사진캡처: OptaJean

슈마이켈은 7분경 페루 수비형 미드필더 요시마르 요툰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차분하게 잡아냈다. 이어서 12분경엔 페루 측면 공격수 안드레 카리요의 감아차기 슈팅을 선방해냈다.

슈마이켈이 선방이 연이어 이어지자 페루 공격수들은 슈팅을 지나치게 골문 구석으로 가져가다 좋은 득점 찬스들을 연달아 놓치는 우를 범했다. 특히 전반 종료 직전, 페루는 페널티 킥을 얻었으나 에이스 크리스티안 쿠에바가 실축하면서 선제골을 넣을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슈마이켈의 안정적인 골키핑 속에서 무실점을 이어온 덴마크는 후반 14분경 역습 찬스에서 에이스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환상적인 스루 패스를 받은 측면 공격수 유수프 포울센이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다급해진 페루는 파상공세에 나섰으나 슈마이켈은 후반 15분경 페루 측면 공격수 에디손 플로레스의 골과 다름 없는 슈팅을 손끝으로 선방해냈다.

이에 페루 감독 리카르도 가레카는 후반 18분경 플로레스를 빼고 간판 공격수이자 주장 파올로 게레로를 교체 출전시키며 공격을 강화했다. 하지만 슈마이켈의 벽을 넘기는 역부족이었다.

후반 19분경 게레로의 헤딩 슈팅과 후반 27분경 페루 측면 수비수 루이스 아드빈쿨라의 슈팅을 연달아 차분하게 막아낸 슈마이켈은 경기 종료 7분을 남기고 페루 베테랑 공격수 헤페르손 파르판의 골과 다름 없는 슈팅을 발로 선방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결국 덴마크는 슈마이켈의 선방쇼 덕에 1-0 승리를 지킬 수 있었다.

슈마이켈은 아일랜드와의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분경 실점을 허용한 이후 4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오고 있었다. 이번 페루와의 경기에서도 1-0 승리를 이끌어내며 무실점을 5경기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분으로 환산하면 534분. 이는 종전 부친 피터 슈마이켈이 1995년에 수립했던 덴마크 역대 최장 시간 무실점 기록(470분)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카스퍼의 부친 피터 슈마이켈은 단순히 덴마크를 넘어 유럽 축구사 역대 최고의 골키퍼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는 인물이다. 유로 1992에선 덴마크에게 우승을 선사했고,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1998/99 시즌 트레블 위업을 달성한 바 있다.

분명 카스퍼는 명성이나 업적 면에서 부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 덴마크가 가장 신뢰하는 골키퍼는 바로 카스퍼이다. 게다가 페루전 그의 활약상은 부친의 모습을 빼다박은 인상마저 들었다.

덴마크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피터 슈마이켈의 활약에 힘입어 8강에 진출했다. 이는 덴마크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에 해당한다. 덴마크가 1998년의 성적을 재연하기 위해선 카스퍼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진캡처: Squawka Footb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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