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강남 가보니 "보수 다 죽는 동안 한국당 뭐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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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논현동에서 10여년간 부동산을 해온 오세도(54)씨는 이렇게 말했다.
송파구에서 6년째 살고 있다는 엄선아(40)씨는 한국당이 패한 이유에 대해 대뜸 "한국당이 싫어서"라고 답했다.
강남구에 사는 정상희(63) 씨도 남북 관계에 대한 발언과 관련 "세상이 화해를 하는데 한국당 혼자 대안 없이 반대만 하더라"며 "좀 유연해질 때가 됐다"고 조언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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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안 가는 홍 대표 말도 싫었다"..막말 논란도 이유로 꼽혀
"싹 갈아 엎는다면 다시 선택할수 있어" 강한 쇄신 요구
"보수가 싫은게 아니고 사람이 싫었던 거겠죠"
강남구 논현동에서 10여년간 부동산을 해온 오세도(54)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자신을 보수라고 했다. 이번에도 한국당을 뽑았지만, 패배가 충분히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강남구와 송파구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구청장을 선택했다. 강남구는 1995년 민선 자치제를 시행한 이후 처음이었다. 송파구도 지방선거 3~6회 동안 자유한국당 후보를 뽑아왔지만 20년만에 민주당 구청장이 탄생했다.
길거리에서 만난 강남구민과 송파구민들은 한목소리로 이번 선거 결과를 한국당에 대한 '심판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오씨는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면서 보수를 다 죽였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도 죽였다"며 "그런데도 한국당은 아무것도 안했다"고 말했다.
30년을 송파구에서 살아온 직장인 박모(38)씨도 이번 지방선거까지 한국당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탄핵된 대통령의 문제만 있지 않을텐데 썩은 부위가 아직 다 도려내지 않은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송파구에서 6년째 살고 있다는 엄선아(40)씨는 한국당이 패한 이유에 대해 대뜸 "한국당이 싫어서"라고 답했다. 그는 "원래 보수당만 지지하다가, 탄핵 이후 바뀌었다"며 "탄핵 후에도 한국당은 바뀐 것도 없고, 반성조차 안해서 이번 지방선거까지 심판해야겠단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정당의 대표라고 보기엔 가벼운 이야기, 민의와 어긋난 이야기 했다고 본다"며 "정말로 옳다고 생각해서 그런건지 모르겠다. 대안도 없이 비판만 하는 말들이 신뢰가 안갔다"고 잘라말했다.
강남구에 사는 정상희(63) 씨도 남북 관계에 대한 발언과 관련 "세상이 화해를 하는데 한국당 혼자 대안 없이 반대만 하더라"며 "좀 유연해질 때가 됐다"고 조언도 했다.
또 강남구의 경우 이전 구청장에 대한 실망도 크게 작용했단 의견도 있었다. 한국당 신연희 전 구청장은 지난 3월 업무상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다.
13년째 강남구에서 옷장사를 하는 인모(56)씨는 구청장에 대해 "비리도 많고, 말도 함부로 하고 소황제처럼 행동했다"며 "구청장에 대한 불신도 큰 데다가 정권 교체 차원에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한 것 같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놨다.
18년째 강남구에서 부동산을 하며 지역 사정에 밝다는 조모씨는 "신 구청장이 너무 못했고, 독재자 스타일로 이미지가 굳어져 지난 총선부터 밑바닥에서 흔들려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대 총선부터 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강남을 지역구에서 당선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조씨는 "자영업자들 너무 힘들어 한다, 나도 수백만원씩 적자다"라며 "경제가 힘든데 민주당도 오래 못 갈 수 있다"며 경고를 잊지 않았다.
오씨는 "완전히 개혁하고 보수의 재편을 해야 한다"며 "물갈이하고 합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보수라고 밝힌 김모(28)씨는 "박 전 대통령이 잘못한 건 분명하니 이른바 친박계를 정리했으면 좋겠다"면서 "보수로서 정체성과 비전도 명확히 제시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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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동빈 기자] kimdb@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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