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총선 불출마".. 반성문 쓰고 무릎 꿇은 한국당

박수찬 기자 2018. 6. 1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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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민심]
비상의총 열어 대국민 사과.. 金, 당내 중진들 동반퇴진 압박
윤상직 의원도 불출마에 동참.. '차기당권 불가 인물'명단 돌아

6·13 지방선거 완패(完敗)로 지도부가 총사퇴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15일 의원총회를 열고 수습책을 논의했다. 두 당 모두 "통렬히 반성하고 구태(舊態)에서 벗어나겠다"고 했다. 하지만 선거 패배 책임과 향후 당 운영 방향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6선의 김무성(부산 중·영도구) 의원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새로운 보수 정당의 재건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며 "차기 총선(2020년)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한국당에서 나온 첫 총선 불출마 선언이었다. 한국당 몰락에 책임져야 할 다른 당내 중진들에 대한 '압박' 의미도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공개 발언을 위해 단상으로 나가고 있다. 김 의원은 다음 총선 불출마 선언을 했다(왼쪽 사진).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과 소속 의원들은 이날 의총이 끝난 뒤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무릎을 꿇고 6·13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오른쪽). 앞줄 왼쪽부터 이종배, 이군현, 김기선, 박덕흠 의원,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 김 권한대행, 함진규 정책위의장, 정양석, 김상훈 의원. /남강호 기자

김 의원은 "한국당은 새로운 가치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몰락했다"며 "처절한 자기반성과 자기희생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책임과 희생이야말로 보수의 최대 가치"라고 했다. 같은 당 윤상직(초선·부산 기장) 의원도 "김 의원과 뜻을 같이하겠다"며 불출마에 동참했다.

한국당은 이날 4시간 동안 이어진 비공개 의총에서 향후 당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소속 의원들은 "인재 발굴을 통해 당의 새 얼굴이 될 인물을 키워야 한다"(전희경 의원), "당에 정말 필요한 쓴소리를 할 분을 (외부에서) 모시자"(정양석 의원) 등의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 비대위를 구성해 당을 일신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외부 인사 영입 등 비대위 구성 문제에 대해선 "외부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길도 열려 있고, 당 내부 참여도 열려 있다"고 했다.

의총이 끝난 후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 로텐더홀에서 무릎을 꿇고 "국민께서 주신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는 대형 현수막 아래서 큰절도 했다.

일부 한국당 초선 의원은 이날 중진들의 정계 은퇴를 요구했다. 의총이 끝난 뒤엔 따로 모임을 갖고 중진 퇴진을 포함한 인적 쇄신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모임에 참석했던 성일종 의원은 "김무성 의원이 감사하게 길을 열어주셨으니 릴레이가(불출마 선언이)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국당 당직자들 사이에선 탄핵,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이 있는 인물을 거론한 '차기 당권에 도전해선 안 될 인물' 리스트가 회자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도 전날 유승민 공동대표가 사퇴한 데 이어 이날 박주선 공동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들이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또 의원 간담회를 열어 두 달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새 지도부를 구성하되 그때까지 김동철 원내대표 비대위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선거 패배 원인에 대해 "(의원 간담회에서) 공통적으로 한국당과 차별화에 실패하고 보수 야당 프레임을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을 꼽았다"고 말했다. 박주선 전 대표도 "(선거 때) 보수만 말했지 진보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진보·보수가 극단적으로 대립할 때나 중도가 의미 있는 것 아니냐"며 "한국당이 무너진 상황에서 보수의 영토를 선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개혁 보수'를 주장해온 유승민 전 대표는 전날 "(보수냐 진보냐) 정체성의 혼란이 가장 심각하고 근본적 문제"라며 "당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꼭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당내 노선 갈등이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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