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남북경협' 농심 신라면, 부산·평택 공장 생산제품 북한 수출(종합)

이선애 입력 2018. 6. 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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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면 북한 진출 전략 논의
부산항·평택항서 '북한 수출'
백산수는 물류비 절감 기대

신라면 조리예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농심이 부산과 평택 공장을 통해 생산하는 신라면을 북한에 수출하기 위한 준비에 나섰다. '4ㆍ27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6ㆍ12 북미정상회담'으로 남북 간 경제협력(남북경협)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따른 조치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임원 회의를 통해 부산과 평택 공장에서 생산하는 신라면 등의 라면 제품을 '철도'가 아닌 '배'로 북한에 공급하는 전략을 확정지었다.

신라면

신라면의 경우 농심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유입돼 북한 지도부가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경협의 선두주자 상품으로 신라면이 북한에 본격적으로 공급되면 일반 주민들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을 것이란게 농심측 설명이다.

실제 식품업계는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가장 먼저 먹거리 제품이 북한에 공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체 식품으로 인기 있는 '라면'이 1순위로 꼽힌다. 대체 식품의 속성상 북한 사회에 가장 빠르게 확산될 수 있고 남북의 식문화가 이질성이 없어서다.

농심은 북한의 백화점과 마트가 어느 정도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공급이 이뤄지면 북한 지역 곳곳에 제품이 들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국 접경지역을 통해 신라면이 거래되는 등 인기가 있다"면서 "농심의 진출이 본격화되면 업계 전반에 수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농심은 신라면 이외에도 먹는샘물(생수) 브랜드 백산수의 물류비용 절감을 점치고 있다. 백산수는 신춘호 농심 회장이 차세대 신사업으로 육성하는 주력 제품이다. 백산수는 현재 중국 연변에서 생산되고 있다. 연변에서 다롄항까진 철도로, 다롄항에서 평택항과 부산항까진 각각 배를 이용해 국내에 들여오고 있다. 제품 운송 거리만 총 2000km에 달하기 때문에 북한 나진항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면 운송 거리가 800km가량 줄어 물류 비용이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농심은 밝혔다.

한편 유통업계 역시 남북경협 활성화 국면에서 북한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북한이 남한보다 제조업이 취약하다는 점에서 특별한 제조업 기반 없이도 가능한 유통 서비스 분야 진출이 우선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롯데그룹 CI

롯데그룹의 경우 대북사업을 추진할 공식 티에프(TF)를 꾸리고, 본격적인 대북사업 재개에 시동을 걸었다. 국내 주요기업으로서는 현대그룹 이후 두번째다. 롯데는 과거 추진했던 대북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롯데는 1995년 그룹 내에 대북 경협을 검토하는 북방사업추진본부를 설립했고, 1997년에는 북한의 ‘조선봉화사’(민경련 산하 무역회사)와 함께 초코파이 생산 투자를 추진했다. 1998년 '남북협력사업자'로 승인을 받아 공장 설립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경험이 있고 2002년부터 2014년까지는 개성공단에 초코파이, 칠성사이다 등 제품도 공급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북한에서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3성까지 아우르는 북방 지역에 대한 연구와 협력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CU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편의점업계에서 CU(당시 훼미리마트)가 2002년 11월 현대아산과 계약을 맺고 금강산 지역에 첫 점포를 열어 이후 3개 점포를 운영했지만,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 중단과 함께 문을 닫았다. 2004년에는 개성공단에서도 영업을 시작해서 총 3개 점포까지 확대했으나 2016년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과 함께 영업을 종료했다.

CU 관계자는 "개성공단 재가동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상황이어서 과거 북한에서 편의점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만큼 편의점을 다시 여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도 진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화장품 직접 생산을 강조해온 북한이 기존 태도를 고수할 경우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같은 브랜드 업체보다는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나 부자재 업체가 우선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북한 소비시장 규모는 현재 17조5천억 원으로 남한의 2.6% 규모로 추정된다. 북한의 1인당 소비금액은 2016년 기준 700달러(75만 원) 수준으로, 남한 1인당 소비금액의 5.2%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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