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직 사퇴한 홍준표 어디로.."전대 출마" VS "새인물론"

김건호 2018. 6. 15.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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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전당대회 재신임론과 새인물론 등 분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결국 물러났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홍준표가 정치인생 최대의 기로에 서있는 셈이다.

보수야당의 처참한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홍 대표에 대해 절체절명의 정치적 위기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많지만 일각에선 ‘중간은 했다’며 재신임을 묻자는 의견도 있다.

야권발 정계개편을 고려해 유연한 인물을 뽑자는 ‘새인물론’ 등 향후 한국당 내부도 내홍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모두 제 잘못”이라며 고개 숙여 사과하면서 대표직을 내놓았다. 지난해 7월 대표에 취임한 뒤 거침없는 행보로 관심을 모으는데까지 성공했지만 보수몰락을 막아내진 못한 홍 대표는 평당원으로 남을지 등 향후 거취를 놓고 상당기간 생각할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 왼쪽에 앉은 김성태 원내대표의 착잡한 표정에서 마땅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는 보수당의 딱한 처지를 읽을 수 있다. 연합뉴스
◆처참한 패배, 떠나는 ‘선장’ 홍준표 책임론

14일 홍 대표는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사퇴했다. 지난해 7월 전당대회에서 65.7%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이후 1년도채 안된 시점이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모두 내 잘못이고,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 오늘부로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 “당원동지 여러분, 후보자 여러분 그간 참으로 수고했다”고 전했다.

홍 대표는 짧은 사퇴 표명을 끝으로 자리를 떠났다. 취재진의 질문에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지난 대선 당시 한국당의 ‘임시선장’에 불과했던 홍 대표는 대선 후 2개월도 채되지 않아 명실상부한 제1 보수야당의 최대 권력자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 전당대회 당시 한국당 당원들이 홍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은 그를 침체된 보수세력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와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에 만전을 기하며 노력해왔다.

하지만 국민인식과 동떨어진 연이은 막말 논란 등을 겪으며 지방선거는 처참한 패배로 막을 내렸고 홍 대표는 결국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국당으로서는 이번 지방선거에 거는 기대가 컸다. 한국당은 당초 6자리 이상의 광역지자체장을 낼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를 견제하기 위한 필수요건이었다.

결국 한국당의 패배로 이번 지방선거가 막을 내리며 홍 대표로서도 정치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됐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3일 저녁 개표중계방송을 지키보기 위해 당사에 나왔다. 먼저 자리에 앉은 홍 대표와 달리 당직자들이 옆에 서있는 모습이 마치 고립무원의 홍 대표 처지를 대변하는 듯하다. 홍 대표는 보수폐족의 책임을 통감,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했다. 뉴시스
◆미워도 다시 한번? 일각에서는 洪의 귀환도

민주당은 국회의원 재·보궐, 광역·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 이어 정당투표에서도 압도적인 표차이를 보이며 6.13 지방선거의 완벽한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6·13 지방선거 광역의원 비례대표 개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국적으로 51.41%의 득표율을 보였다. 이어 자유한국당(27.76%), 정의당(8.97%), 바른미래당(7.80%), 민주평화당(1.52%) 순이었다.

자유한국당이 받은 정당투표 지지율은 지난 대선 당시 홍 대표가 받았던 24.03%의 지지율과 비슷한 수치다.

이와 관련해 지난 대선 당시 21.41%의 특표율을 얻은 안철수 의원과 6.76%의 득표을은 받은 유승민 의원이 속해있는 바른미래당이 7.8%에 불과한 지지율을 얻은 것과 비교해 홍 대표가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정의당에도 못미치는 정당투표 지지율을 보였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이번 정당지지율은 결국 홍 대표의 역량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홍 대표의 귀환을 점치는 의원들도 있다.

자유한국당의 한 중진의원은 “한국당 내부에서 홍 대표에 대한 책임론도 있지만 정당대회를 통해 홍 대표에 대한 재신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입장도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홍 대표가 거취를 표명한다고 하는데 사퇴는 하지만 다음 전당대회를 준비할 것”이라며 “스스로가 대권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홍 대표가 귀환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지난 13일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자유한국당 재건 비상행동’이라는 한국당 관계자 모임은 “자유한국당의 재건을 열망한다”며 홍준표 체제의 즉각적이고 완전한 해체를 선언한다”고 주장했다. 이 입장문에는 전현직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2020 총선도 승리 어렵다”…고개드는 ‘새인물론’

이제 한국당은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혼란스러운 당 분위기를 수습하고 2020년 4월로 예정된 21대 총선을 준비해야한다.

한국당은 지선 참패에 대한 내홍을 잠재우고 야권발 정계개편을 준비하기 위해 7월 조기 전당대회와 조직정비가 급선무다. 이를 위해 정계개편에 맞게 범야권과 소통이 가능한 인물을 원하는 목소리가 크다.

현재 정계개편을 염두에 두고 당내 잠룡들이 움직일 조짐이다. 특히 김무성 의원과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나경원 의원과 정우택 전 원내대표, 남경필 전 경기지사 등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우선 김 의원은 바른미래당 복당파 출신으로 정계개편의 필수인 바른비래당과의 합당 등에 적합하는 평가가 나온다.

또 김 의원과 함께 당권 전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는 인물로 이 전 총리가 손꼽힌다. 역할론과 충청대망론을 내세운 이 전 총리의 경우 당권 도전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특히 원내대표 출신의 이 전 총리의 경우 당시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과의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고 ‘성완종 리스트’ 사건으로 무죄를 선고 받는 등 동정론도 존재한다.

이밖에도 한국당 안팎에서는 나 의원과 정 전 원내대표, 남 전 지사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새인물을 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런 상황이라면 2020년 총선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며 “결국 당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 중 당 이미지 변화가 가장 적합한 후보가 선장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홍 대표의 사퇴를 만류하는 청원 게시물이 계속 등장하고 지지가 늘고 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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