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나라 통째로 넘어갔다" 사퇴 .. 한국당 오늘 비상의총
김무성·정우택·나경원 도전 관측
낙선한 김태호·남경필도 물망에
일부선 무소속 원희룡 복귀 주장도
지난해 경남지사직을 내놓고 한국당 대선 주자로 나선 그는 득표율 2위(24.0%)를 기록했다. 이어 같은 해 7월 전당대회에서 임기 2년의 당 대표로 뽑혔다. 하지만 취임 후 잇따른 ‘막말’과 사천(私薦) 논란으로 당 안팎의 반발을 샀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자치단체장 최소 6곳을 이기지 못하면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승부수를 던졌지만 허사로 끝났다. 2011년 서울시장 보선 패배와 디도스 사건의 후폭풍으로 5개월 만에 한나라당 대표에서 물러난 데 이어 두 번째 대표직 불명예 퇴진이다.
홍 대표 사퇴로 한국당은 당분간 김성태 원내대표가 당헌에 따라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김성태 대행은 “15일 비상의원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 출범과 당 수습방안을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당권 공백 사태를 맞은 한국당에선 당 재건 방향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전망이다. 당장 13일 출구조사 발표 직후 당사 상황실에 전·현직 의원과 당협위원장으로 구성된 ‘자유한국당재건비상행동’ 회원들이 찾아와 당 쇄신을 요구했다. 성명서 명단에 포함된 한 중진 의원은 “성명서에 동의한 적 없어 해당 단체에 내 이름은 빼 달라고 요청했다”면서도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중진들과는 정기적 모임을 갖고 당 대표 선출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차기 당권 구도를 놓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김무성 의원은 지난 3일 “선거가 끝나면 마음을 완전히 비우고 분열된 보수를 통합시키고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우택·나경원 의원 등도 선거 기간에 전국을 돌아 차기 당권 행보라는 관측을 낳았다.
낙선하긴 했지만 ‘젊은 보수’ 이미지를 가진 김태호 전 경남지사와 남경필 전 경기지사도 대표 후보 물망에 올랐다. 일각에선 무소속 신분으로 재선에 성공한 원희룡 제주지사를 친정에 복귀시켜 대표로 내세우자는 말도 나온다. 홍 전 대표가 칩거를 마친 뒤 당권에 재도전 할 여지도 남아 있다. 하지만 이번에 너무 큰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조기 복귀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정설이다. 바른미래당과의 통합 여부도 당의 미래에 중요한 변수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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