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원에 취업 보장"..취준생 울리는 학원

박진용 기자 입력 2018. 6. 14. 17:41 수정 2018. 6. 14. 20:1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시립대에 재학 중인 김모(29)군은 서울 강남에 자리한 C학원에 취업컨설팅 비용으로 400만원을 지급했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갈수록 심각해지는 취업난과 급변하는 채용 트렌드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업학원을 찾는 학생들이 늘고 있지만 학원이 제공하는 컨설팅 서비스가 부실해 취업준비생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소서·면접컨설팅 무제한 제공
강사 지인 회사에 채용알선 등 조건
수강료로 수백만원 요구하기도
도 넘은 상술에 청년들 하소연
[서울경제] 서울시립대에 재학 중인 김모(29)군은 서울 강남에 자리한 C학원에 취업컨설팅 비용으로 400만원을 지급했다. 취업할 때까지 자기소개서와 면접 컨설팅을 무제한 제공하고 강사 지인의 회사에 채용 알선까지 해준다는 조건이었다. 김씨는 “컨설팅 1회 비용이 20만원인데 400만원이면 취업할 때까지 무제한 컨설팅이 가능하다고 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신청했다”며 “강사 일정 등으로 상담 날짜를 잡는 게 몇 주씩 소요돼 10번이라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취업준비학원들의 도 넘은 상술로 청년들의 원성이 커지고 있다. 장밋빛 약속과 함께 수백만원에 이르는 수강료를 요구하는 학원이 늘고 있지만 정작 수강생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지적이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갈수록 심각해지는 취업난과 급변하는 채용 트렌드에서 살아남기 위해 취업학원을 찾는 학생들이 늘고 있지만 학원이 제공하는 컨설팅 서비스가 부실해 취업준비생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김씨는 “자소서 양식도 회사마다 비슷하다 보니 컨설팅 내용도 갈수록 성의가 없어져 허탈해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며 “지인 회사 채용 알선으로 들어간 사례도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애초 약속한 면접 컨설팅을 바쁘다는 핑계로 미루거나 일찍 취업해 환불을 요구하면 계약에 위배된다고 거부하는 등 학원과 학생 사이에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취업학원의 상술은 이전부터 논란이 됐지만 잦아들기는커녕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직종에서는 채용 방식을 바꿔 학원만 유리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취준생들이 가장 선호하고 채용 규모가 큰 금융권이 대표적이다. 지난해부터 채용비리 논란에 휩싸인 시중은행들은 올해 상반기부터 ‘필기시험’을 도입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 취업지원팀 담당자는 “공기업에 이어 금융권마저 필기시험을 도입하고 채용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시험 난도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불안에 떠는 학생들이 학원을 찾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일부 학원은 수익성 확대에 눈이 먼 나머지 10대 학생들 끌어모으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전문대학 항공운항과 입시반을 운영하는 승무원준비학원이 대표적이다. 현재 강남 일대 학원들은 수강료로 200만원가량을 받고 40시간 과정의 면접대비반을 운영한다. 승무원 최종 합격 때까지 무제한 강의 제공, 주요 대학 입학처 출신 강사 채용 등 허위광고도 서슴지 않는 실정이다. 게다가 일부 학원은 학생들에게 쌍꺼풀 수술과 치아 교정, 고급 미용실 등을 권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공전 관계자는 “면접 준비는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안내 동영상만 보면 충분한데 학원 측의 상술에 넘어가 1년 가까이 거액을 주고 학원에 다니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울러 “본교 출신 교직원이 강사로 활동한다는 허위광고를 낸 학원을 찾아 공식 항의하고 있지만 학교 측도 마땅한 대응 방안이 없어서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