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기록이 가득한 월드컵 개막전의 모든 것

김태석 입력 2018. 6. 14. 16:57 수정 2018. 6. 15.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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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기록이 가득한 월드컵 개막전의 모든 것



(베스트 일레븐)

6월 15일 0시(한국 시각)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예정된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 킥오프가 8시간도 남지 않았다. 역대 월드컵 개막전 중 가장 이름값이 덜한 개막전 매치업이라는 평가도 있으나, 세계 최고의 스타들이 이 악물고 피치를 누비게 될 월드컵의 막을 연다는 것만으로도 축구팬들을 설레게 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이에 지금까지 벌어진 FIFA 월드컵 개막전을 총정리했다. 1930년 몬테비데오 에스타디오 포시토스에서 킥오프한 프랑스와 멕시코의 경기를 시작으로 총 스무 차례 개막전이 펼쳐졌는데, 대회가 열릴 때마다 꾸준히 흥미로운 기록이 양산되어 왔다. 꽤 긴 글이 될 수 있으나, 축구팬들이 월드컵 개막전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있어 좋은 사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로 이 기록들은 FIFA가 러시아 월드컵 개막에 맞춰 공개한 공식 자료에 근거했다.


6승 3무, 개막전 치른 개최국은 단 한 번도 패한 적 없다

사상 최초의 개최국 홈 개막전은 1934 FIFA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벌어졌다. 베니토 무솔리니의 전폭적 지원 속에 화려한 전력을 구축한 당시 이탈리아는 미국을 상대로 7-1로 대승을 거두었다. 이는 월드컵 역사상 개막전 최다 골 경기이자, 최다 점수 차 경기로 역사에 남아있다.

이 경기를 시작으로 개최국 팀이 출전한 개막전은 총 아홉 차례다. 이 아홉 경기에서 개최국 팀이 패한 전례는 전혀 없다. 개최국 팀이 개막전에서 6승 3무를 가져갔다. 좀 더 면밀히 살피겠다. 개막전에서 승리한 개최국은 이탈리아(1930)·브라질(1950·2014)·스웨덴(1958)·칠레(1962)·독일(2006) 등 다섯 팀이며, 이들은 최소 3득점 이상 성공하며 승리를 장식했다. 안방의 유리함과 홈팬들의 열광적 응원을 등에 업고 첫 경기를 멋지게 치른 셈이다.

반면 무승부를 기록한 팀은 세 팀이다. 1966년 대회를 연 잉글랜드는 개최국 팀으로는 역사상 최초로 무승부에 그쳤으며, 1970년 대회 개최국 멕시코도 승리하지 못했다. 두 팀은 각각 우루과이와 소련을 상대로 일전을 펼쳤으나 득점없이 무승부에 그쳤다. 그리고 40년 뒤 남아공이 멕시코를 상대로 1-1로 비겼다.

최다 개막전 출전 팀은 멕시코, 최다 승리 팀은 브라질

러시아 월드컵 F조에서 한국과 승부할 멕시코는 흥미로운 기록을 갖고 있다. 월드컵 통산 개막전 최다 출전 팀이기 때문이다. 월드컵의 출범을 알린 1930 FIFA 우루과이 월드컵 개막전 프랑스와 대결을 시작으로 총 다섯 차례 개막전을 경험했다. 하지만 성적은 영 신통찮다. 다섯 경기에서 2무 3패에 그쳤으며, 3골을 얻어내는 동안 12골을 내줬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브라질은 역대 개막전 최다 승리 팀이다. 브라질은 1950년 자국에서 개최한 FIFA 월드컵 개막전서 멕시코전에서 4-0으로 대승했으며, 1998 FIFA 프랑스 월드컵 개막전서 스코틀랜드에 2-1로 이겼다. 그리고 4년 전 브라질 월드컵 개막전서 크로아티아에 3-1로 승리했다. 브라질은 멕시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개막전을 치른 국가이며, 4전 3승 1무 9득점 2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개막전 전패를 당한 아르헨티나

브라질과 더불어 남미 양강으로 꼽히는 아르헨티나는 FIFA 월드컵 개막전에 좋지 못한 기록을 갖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지금까지 두 차례 월드컵 개막전을 치른 바 있다. 1982 FIFA 스페인 월드컵과 1990 FIFA 이탈리아 월드컵이다. 이 두 대회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개막전을 장식했다. FIFA는 1974 FIFA 서독 월드컵부터 2002 한·일 월드컵까지 개최국이 아닌 디펜딩 챔피언에게 개막전을 치를 기회를 주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는 이 두 경기에서 각각 0-1로 패했다. 한마디로 전패를 당한 것이다. 스페인 월드컵에서는 벨기에에 0-1로 패했으며, 이탈리아 월드컵에서는 카메룬에 0-1로 무너졌다. 아르헨티나의 카메룬전 패배는 월드컵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이변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너무 속상할 필요는 없다. 그런 디펜딩 챔피언 팀들이 개막전에서 헤매는 모습을 보인 건 비단 아르헨티나 뿐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디펜딩 챔피언 팀 중 개막전에서 승리한 팀은 1994 FIFA 미국 월드컵 개막전에서 볼리비아를 1-0으로 꺾은 독일과 프랑스 월드컵 개막전에서 스코틀랜드를 2-1로 제압한 브라질 단 두 팀 뿐이었다. 2002 FIFA 한·일 월드컵 때 개막전을 치른 프랑스는 세네갈에 0-1로 패함과 동시에 무득점 탈락이라는 최악의 결과물을 낳기도 했다.

알아도 되고 몰라도 되는 소소한 기록들

역대 개막전 중 유일하게 연장전까지 간 경기가 있다. 1938 FIFA 프랑스 월드컵 개막전으로 치러진 나치 독일과 스위스의 맞대결이었다. 90분 싸움에서 1-1로 비긴 후 연장까지 가는 혈투를 벌였으나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닷새 후 재경기에서 스위스 4-2로 승리했는데, 연장전이 가능했던 이유는 당시 대회가 지면 탈락인 녹아웃 토너먼트로 치러졌기 때문이다.

멕시코 시티에 자리한 에스타디오 아스테카는 전 세계 축구 경기장 중 월드컵 개막전을 두 번이나 치러낸 유일한 장소다. 이곳에서는 1970 FIFA 멕시코 월드컵 개막전인 멕시코-소련전(0-0무), 1986 FIFA 멕시코 월드컵 개막전인 불가리아-이탈리아전(1-1무)이 벌어졌다. 두 경기가 모두 무승부가 되어 다소 김 빠지는 모양새가 됐어도, 월드컵 개막전을 두 번이나 치러냈다는 점만으로도 에스타디오 아스테카는 세계적 축구 성지 중 하나로 인정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 밖에도 아래에 기술할 월드컵 개막전에 소소한 기록을 주석으로 붙여 놓았다. 월드컵 개막전에 대한 흥미로운 기록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 역대 월드컵 개막전 결과

1930 FIFA 우루과이 월드컵
1930. 7. 13. 몬테비데오 에스타디오 포시토스
프랑스 4-1 멕시코
득점 : 전반 19분 루시앙 로랭, 전반 40분 마르셀 랑길러, 전반 43분·후반 43분 안드레 마스키노(이상 프랑스), 후반 25분 후안 카레뇨(멕시코)
※ 로랭의 득점은 월드컵 통산 1호골
※ 마스키노, 월드컵 역사상 최초의 멀티골 기록 선수

1934 FIFA 이탈리아 월드컵
1934. 5.27. 로마 나치오날레 델 PNF(1953년 철거, 과거 AS 로마·라치오 홈 구장)
이탈리아 7-1 미국
득점 : 전반 18분·전반 29분·후반 19분 안젤로 스키아비오, 전반 20분·후반 24분 라이문도 오르시, 후반 18분 지오반니 페라리, 후반 45분 주세페 메아차(이상 이탈리아), 후반 12분 알도 도넬리(미국)
※ 이탈리아 공격수 스키아비오, 개막전 역사상 유일한 해트트릭 기록자
※ 역대 월드컵 개막전 중 최다 점수 차 경기 및 최다 골 경기

1938 FIFA 프랑스 월드컵
1938 6. 4.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
나치 독일 1-1 스위스
득점 : 전반 29분 요제프 가우헬(나치 독일), 전반 43분 안드레 아베글렌(스위스)
※ 월드컵 개막전 최초의 무승부 경기

1950 FIFA 브라질 월드컵
1950. 6. 24. 리우 데 자네이루 에스타디오 마라카냥
브라질 4-0 멕시코
득점 : 전반 30분·후반 34분 아데미르, 후반 20분 자이르, 후반 26분 발타자르(이상 브라질)
※ 멕시코, 월드컵 개막전 출전 팀 중 최초로 무득점 패배

1954 FIFA 스위스 월드컵
1954. 6. 16. 로잔 라 폰타이즈
유고슬라비아 1-0 프랑스
득점 : 전반 15분 밀로스 밀루티노비치(유고슬라비아)

1958 FIFA 스웨덴 월드컵
1958. 6. 8. 스톡홀름 라순다 스타디움
스웨덴 3-0 멕시코
득점 : 전반 17분·후반 19분 토레 시몬손, 후반 12분 닐스 리트홀름(이상 스웨덴)


1962 FIFA 칠레 월드컵
1962. 5. 30. 산티아고 에스타디오 나시오날
칠레 3-1 스위스
득점 : 전반 44분·후반 10분 레오넬 산체스, 후반 6분 하이메 라미레스(이상 칠레)

1966 FIFA 잉글랜드 월드컵
1966. 7. 11.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잉글랜드 0-0 우루과이
득점 : 없음
※ 월드컵 역사상 최초의 무득점 무승부 개막전
※ 잉글랜드,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개막전에서 이기지 못한 개최국

1970 FIFA 멕시코 월드컵
1970. 5. 31. 멕시코 시티 에스타디오 아스테카
멕시코 0-0 소련
득점 : 없음

1974 FIFA 서독 월드컵
1974. 6. 13. 프랑크푸르트 발트슈타디온
브라질 0-0 유고슬라비아
※ 디펜딩 챔피언의 개막전 출전 조항이 적용된 첫 번째 경기

1978 FIFA 아르헨티나 월드컵
1978. 6. 1. 부에노스 아이레스 엘 모누멘탈
서독 0-0 폴란드
득점 : 없음


1982 FIFA 스페인 월드컵
1982. 6. 13. 바르셀로나 캄 노우
아르헨티나 0-1 벨기에
득점 : 후반 17분 에르빈 판덴베르그(벨기에)
※ 아르헨티나, 디펜딩 챔피언 개막전 실시 후 사상 처음으로 패배를 당한 디펜딩 챔피언

1986 FIFA 이탈리아 월드컵
1986. 5. 31. 멕시코 시티 에스타디오 아스테카
불가리아 1-1 이탈리아
득점 : 후반 40분 나스코 시라코프(불가리아), 전반 44분 알레산드로 알토벨리(이탈리아)
※ 멕시코 시티 에스타디오 아스테카, 월드컵 역사상 개막전을 두 번 치른 유일한 경기장

1990 FIFA 이탈리아 월드컵
1990. 6. 8. 밀라노 주세페 메아차
아르헨티나 0-1 카메룬
득점 : 후반 22분 프랑소와 오맘 비크(카메룬)
※ 아르헨티나, 개막전 치른 디펜딩 챔피언 중 유일한 2패 기록
※ 카메룬,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개막전을 치른 아프리카 팀

1994 FIFA 미국 월드컵
1994. 6. 17. 시카고 솔저 필드
독일 1-0 볼리비아
득점 : 후반 16분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 독일, 디펜딩 챔피언 개막전 규정 적용 이후 최초로 개막전 승리한 디펜딩 챔피언


1998 FIFA 프랑스 월드컵
1998. 6. 10. 파리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
브라질 2-1 스코틀랜드
득점 : 전반 5분 세자르 삼파이우, 후반 29분 톰 보이드 자책골(이상 브라질), 전반 38분 존 콜린스(스코틀랜드)
※ 스코틀랜드 수비수 톰 보이드, 월드컵 개막전 최초 자책골 기록 선수

2002 FIFA 한·일 월드컵
2002. 5. 31. 서울 월드컵경기장
프랑스 0-1 세네갈
득점 : 전반 30분 파페 디우프(세네갈)
※ 마지막 디펜딩 챔피언의 개막전 경기
※ 사상 최초로 아시아에서 열린 월드컵 개막전

2006 FIFA 독일 월드컵
2006. 6. 9.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
독일 4-2 코스타리카
득점 : 전반 6분 필립 람, 전반 17분·후반 16분 미로슬라브 클로제, 후반 43분 토어스텐 프링스(이상 독일), 전반 12분·후반 28분 파울로 완초페(코스타리카)
※ 개최국 개막전 출전 규정 이후 치러진 첫 번째 개막전
※ 파울로 완초페, 개막전 패배 팀에서 나온 최초의 멀티골 기록 선수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2010. 6. 11. 요하네스버그 사커 시티
남아공 1-1 멕시코
득점 : 후반 10분 시파웨 차발라라(남아공), 후반 34분 라파엘 마르케스(멕시코)
※ 사상 최초로 아프리카에서 열린 월드컵 개막전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2014. 6. 12. 상파울루 아레나 코린치앙스
브라질 3-1 크로아티아
득점 : 전반 29분·후반 26분 네이마르, 후반 45+1분 오스카르(이상 브라질), 전반 11분 마르셀루 다 실바 자책골(크로아티아)
※ 마르셀루, 자책골로 대회 1호골을 기록한 첫 번째 선수
※ 마르셀루, 개막전에 출전한 개최국 팀 선수로 사상 첫 자책골 기록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2018. 6. 15.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
러시아 5-0 사우디아라비아
득점 : 전반 11분 유리 가진스키, 전반 42분·후반 45+1분 데니스 체리셰프, 후반 26분 아르템 쥬바, 후반 45+3분 알렉산드르 골로빈(이상 러시아)
※ 체리셰프, 월드컵 개막전 역사상 교체 선수의 첫 번째 득점
※ 월드컵 개막전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점수 차 경기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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