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당이 2014년에 이어 올해 지방선거에서도 지지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진보 4개 정당의 광역·기초단체장 당선자는 0명이다. 이 가운데 정의당은 창당 이래 처음으로 정당득표율 10%를 넘어 약진했다.

13일 열린 7회 지방선거 결과(개표율 99.8% 기준), 광역·기초단체장 당선자 중 노동당·녹색당·민중당·정의당 등 진보정당 출신은 한 명도 없다. 진보정당은 2014년 6회 지방선거에도 광역·기초단체장 당선자를 내놓지 못했다.

▲ 6·13 지방선거 포스터 ⓒ민중의소리
▲ 6·13 지방선거 포스터 ⓒ민중의소리

진보정당 출신 정치인을 꾸준히 배출해온 울산시 성적표도 초라하다. 진보 4개 정당 중 광역 비례대표를 제외하고 광역·기초단체 의원으로 당선된 후보는 극소수다. 울산시는 진보정당 출신 광역·기초단체장 및 의원이 2010년엔 27명, 2014년엔 9명이 당선됐다. 2018년엔 대부분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줬다.

진보정당들의 울산 광역비례 총 득표율은 13.98%(8만3874표)다. 2014년 20.75%(10만4373표)에 비해 7% 가량 줄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득표율은 23.76%(11만9402표)에서 47%(28만1772표)로 대폭 늘었다.

노동당은 2014년 광역의원 1명, 기초의원 6명 등 총 7명을 당선시켰으나 2018년엔 0명이다. 경남 거제 현역 시의원 송미량 후보는 16.57%(2736표)를 득표해 36.35%(6002표)를 얻은 안석봉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에게 패했다. 같은 지역 노동당 현역 시의원 한기수 후보도 13.89%(2918표)를 얻어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에 이은 3위에 머물렀다.

민중당은 광주·전남·전북 지역에서 정의당보다 낮은 성적을 거뒀다. 통합진보당 일부 당원이 창당한 민중당은 광주에서 5.13%(2만9369표), 전남에서 3.59%(3만7097표), 전북에서 1.25%(1만1894표) 등의 광역 비례 정당득표율을 얻었다. 

호남지역 진보정당 지지율은 2014년 지방선거 때보다 줄었다. 호남권을 지지 기반으로 한 민주평화당 등이 창당되며 표가 분산된 결과로 보인다. 2014년 정의·통합진보·노동·녹색 4개 정당 지지율(광역 비례) 합은 광주 19.9%, 전북 18.29%, 전남 22.46%였다. 2018년엔 광주 13.75%, 전북 15.19%, 전남 13.31%를 기록했다.

서울, 제주 등에선 진보정당 전체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 서울지역 진보 4개 정당 지지율(광역 비례)은 2014년 8.14%에서 2018년 10.98%로 올랐다. 이중 정의당 지지율만 9.71%다.

제주지역은 2014년 12.05%에서 2018년 20.17%로 증가했다. 정의당, 녹색당의 정당지지율 증가 영향이다. 정의당 제주 득표율은 2014년 6.1%에서 11.85%로 상승했다. 녹색당은 2014년 1.65%에서 4.87%로 1만 1743표가 증가해 제주 지역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 증가세를 보였다.

정당 지지율이 상승한 지역에선 광역단체장 후보의 선전도 눈에 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신지예 녹색당 후보는 1.67%, 정의당 김종민 후보는 1.64%를 득표했다. 정의당이 원내정당임을 감안하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녹색당이 우위를 점했다. 신 후보는 시장 후보 중 유일하게 ‘페미니스트 후보’라고 밝혀 젊은 여성 유권자의 지지를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녹색당은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보수정당을 제치고 3위 득표를 차지했다. 고은영 녹색당 후보는 3.53%(1만2188표)를 얻어 원희룡 당선인보다 48% 가량 큰 차이로 뒤졌으나 자유한국당 김방훈 후보 득표율 3.26%, 바른미래당 장성철 후보 1.45% 득표율을 앞섰다.

정의당의 비례대표 정당지지율은 광역 시도 5곳에서 10%를 넘었다. 전북에서 12.89%로 득표율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 높은 지역은 12.85%를 얻은 세종시였다. 서울에서 9.69%를 기록한 정의당은 서울시 비례의원 1석을 얻었다.

정의당은 비례대표 정당지지율에서 의석 확보 기준인 5% 득표율을 넘긴 지역은 15개 지역이나 됐다. 대구(4.34%), 경북(3.89%)을 빼고 나머지 15개 광역시도 의회엔 정의당이 최소 1석 이상을 확보했다. 정의당은 2014년 3.8%(19만1569표)를 얻은 경기지역에서 2018년엔 11.44%(68만2373표)로 크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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