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상트페테르부르크] 김정용 기자= 문선민은 한때 스웨덴 축구계의 일원이었다. 스웨덴 대표팀에는 문선민의 소속팀 후배가 '대기 멤버'로 합류했다. 스웨덴을 꼭 잡아야 하는 한국에서 문선민의 비중은 단순한 교체 멤버 이상일수도 있다.

신 감독은 13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스파르타크 스타디움 훈련장 미디어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표팀은 12일 마지막 전지훈련지였던 오스트리아를 떠나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했다. 첫날 휴식을 취한 뒤 13일, 현지시간 오후 4시경 첫 현지 훈련을 시작했다. 간단한 회복 훈련에 가까운 프로그램은 한 시간이 채 못 돼 끝났다.

훈련 후 인터뷰에 응한 문선민은 “스웨덴에서 부상이 나와서 외스터순드 선수 한 명이 들어온 걸로 알고 있거든요. 그 친구에 대해 정보를 캐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아직 연락은 안 했지만. 외스터순드에서 같이 뛰었던 친구예요”라고 말했다.

문선민이 말한 스웨덴 대표는 켄 세마를 말한다. 지난 5일 스웨덴 간판 공격수 욘 구이데티가 부상으로 쓰러진 뒤 세마가 훈련에서 구이데티의 자리를 대체해 왔다. 구이데티는 앞서 1일 자체 훈련에서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의 태클에 걸려 쓰러졌고, 큰 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처음엔 경미한 부상으로 알려졌으나 발 부상의 회복 속도가 너무 느렸다. 이미 스웨덴 스쿼드와 함께 명단 외 선수로서 훈련하고 있던 세마는 구이데티를 비롯한 부상 선수의 공백이 생길 경우 바로 대체 선수로 등록될 수 있는 '조커'다. 부상이 원인일 경우, 첫 경기 24시간 전까지 등록 선수 교체가 가능하다. 

세마는 2017/2018 UEFA 유로파리그에서 외스터순드가 아스널을 꺾었을 때 골을 터뜨려 화제를 모은 선수다. 콩고계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세마는 지난 2016년 스웨덴 올림픽대표팀 소속으로 신 감독이 이끌던 한국 올림픽대표팀에 골을 넣은 바 있다. 스웨덴은 올해 A매치에서 세마를 중용해 왔다. 문선민의 말과 달리 문선민과 세마는 외스터순드에서 함께 뛴 적이 없다. 빠르게 진행되는 인터뷰 와중 의미전달에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선민이 처음 입단했던 2012년, 외스터순드는 스웨덴 3부 구단이었다. 문선민과 함께 2부를 거쳐 1부 승격까지 달성했다. 문선민은 외스터순드가 1부로 올라와 활약하기 전 유르고르덴으로 이적했다. 1년 반 동안 뛴 뒤 2017년 인천유나이티드로 팀을 옮겼다.

문선민이 떠난 뒤 외스터순드는 구단 사상 첫 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통과를 달성할 정도로 강한 팀이 됐다. 이를 통해 올해 스웨덴 대표를 두 명 배출했고, 그중 세마가 본선 멤버들을 마지막까지 돕는다. 이란 대표 공격수 사만 고도스 역시 외스터순드 소속이다. 문선민은 여전히 외스터순드에 남아 있는 옛 동료들을 통해 세마와 스웨덴의 정보를 수집할 생각이다.

스웨덴 축구를 직접 경험한 문선민의 정보력을 신태용호가 적극 활용하고 있다. 문선민은 코칭 스태프뿐 아니라 선수들까지 모두 모인 전체 미팅 자리에서 앞에 나가 동료들에게 스웨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스웨덴 분석을 전담하는 차두리 코치와 미팅할 때도 종종스웨덴에 대한 정보를 나눈다. 문선민은 “스웨덴은 여전히 비슷한 것 같아요”라며 자신이 경험한 스웨덴과 최근 스웨덴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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