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판세 분석]28년 지역주의 깬 민주당..TK로 고립된 한국당

정제혁 기자 2018. 6. 1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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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한국당, 대구시장·경북도지사 자리만 가까스로 지켜
ㆍ캐스팅보터 역할했던 충청권 4곳도 민주당이 초강세

‘전국정당으로 확장한 더불어민주당, 대구·경북(TK)에 고립된 자유한국당.’

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는 이렇게 요약된다. 14일 0시50분 현재 개표 결과 민주당은 전국 광역단체장 선거구 17곳 중 TK와 제주를 제외한 14곳에서 우위를 보였다. 특히 한국당 강세 지역인 부산·경남(PK) 3곳을 처음으로 쓸어담으며 지역주의 구도에 커다란 균열을 냈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28년간 지속돼 온 지역주의의 얼음장을 깨고, 2020년 총선 때 대대적인 ‘동진’을 노려봄직한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이대로 결과가 확정되면 민주당 광역단체장 수는 9명에서 14명으로 늘어난다. 반면 ‘6+a’를 승리 기준으로 잡았던 한국당은 광역단체장 수가 7명에서 2명으로 줄어든다.

■ 민주당 역사적 부·울·경 석권

가장 주목되는 건 최대 승부처인 PK 선거 결과다. 문재인 대통령 고향이자 한국당 거점이라는 지역 특성, 문 대통령 최측근과 한국당의 정면 대결이라는 정치적 상징성, 지역주의 구도의 존속·균열 여부를 재는 바로미터라는 정치적 의미 등이 맞물려 관심이 집중됐다.

경남에선 문 대통령 최측근인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드루킹 의혹’ 악재를 뚫고 49.24% 득표율로 한국당 김태호 후보(45.99%)를 눌렀다. 앞서 경남지사로 당선된 민주당 계열 후보는 2012년 김두관 후보(현 민주당 의원)가 유일했다. 당시 김 후보는 ‘무소속 야권 단일후보’로 선거에서 승리했다.

특히 김경수 후보가 ‘문 대통령 최측근’ 간판을 달고 치른 선거인 만큼 김 후보 승리는 문 대통령의 정치적 승리로 평가된다. 전임 경남지사였던 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도정에 대한 평가의 성격도 띤 선거였다는 점에서 홍 대표의 정치적 패배로도 볼 수 있다.

부산에선 민주당 오거돈 후보(54.20%)가 현직 시장인 한국당 서병수 후보(38.29%)를 눌렀다. 울산에선 ‘7전8기’에 도전한 민주당 송철호 후보(53.66%)가 역시 현직 시장인 한국당 김기현 후보(38.82%)에게 승리했다.

민주당 계열이 부산시장, 울산시장 선거에서 한국당 계열을 이긴 것은 처음이다. 2016년 4·13 총선 때 PK에 8명의 당선인을 내며 교두보를 확보한 민주당이 지난 대선 때 지지세를 확장한 뒤 이번 지방선거에서 ‘객토’에 성공한 셈이다.

민주당은 ‘보수 아성’ TK에서도 비교적 선전했다. 대구에선 한국당 권영진 후보(53.65%)가 민주당 임대윤 후보(40.01%)를 앞섰다. 경북에선 한국당 이철우 후보(54.96%)가 민주당 오중기 후보(30.83%)를 누르고 승리했다.

■ 수도권, 민주당이 첫 독식

역대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계열이 대체로 좋은 성적을 냈던 수도권은 민주당 초강세 지역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서울에선 3선에 도전한 민주당 박원순 후보가 55.74% 득표율로 한국당 김문수 후보(21.82%)를 여유있게 따돌리며 당선을 확정했다. 각종 지지율 조사에서 나타난 ‘박원순 대세론’이 확인된 것이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는 3위로 밀렸다.

인천시장 선거에선 민주당 박남춘 후보(56.53%)가 현직 시장인 한국당 유정복 후보(36.86%)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했다. 경기지사 선거에선 민주당 이재명 후보(55.00%)가 ‘여배우 스캔들’ 의혹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남경필 후보(36.87%)를 눌렀다.

민주당 1곳, 한국당 2곳이던 수도권 광역단체장 3곳을 민주당이 석권한 것이다. 민주당 계열이 수도권 광역단체장 3곳을 독식한 것도 사상 처음이다.

■ 충청·호남·강원도 민주당 석권

민주당은 전국단위 선거의 캐스팅보터 역할을 했던 충청권에서도 초강세를 보였다. 민주당은 충북(이시종), 충남(양승조), 대전(허태정), 세종특별시(이춘희) 등 충청권 광역단체장 선거구 4곳에서 모두 당선을 확정했다. 강원에선 현직 지사인 민주당 최문순 후보(64.43%)가 ‘한반도 평화’ 훈풍을 타고 당선됐다.

광주시장(이용섭), 전남지사(김영록), 전북지사(송하진) 등 호남권 광역단체장 3곳도 민주당 독무대였다. 2016년 4·13 총선 때 국민의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이며 민주당에 회초리를 들었던 호남이 ‘박근혜 탄핵’과 지난 대선을 거쳐 ‘민주당 철옹성’으로 귀환한 것이다.

다만 제주에선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52.32% 득표율로 민주당 문대림 후보(39.43%)를 눌렀다. 원 후보가 내세운 ‘인물론’, 민주당 경선 잡음 등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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