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한파 5월 누그러들까..엇갈린 신호들

김형욱 입력 2018. 6. 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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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 '긍정 신호'
실업급여액·제조업 고용 '부정 신호'
5월 고용동향..최저임금 논쟁 결정
한 시민이 서울 중구 청년일자리센터 스터디룸에서 공부하는모습.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최저임금 논쟁을 낳았던 고용 한파가 5월 들어 누그러들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폭 결정을 앞두고 고용지표가 반전을 꾀할지 관심을 끈다. 부정적 신호도 혼재하는 만큼 아직 긍정적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

통계청은 오는 15일 5월 고용동향 결과를 발표한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하는 법정 시한(6월28일)에 앞선 마지막 고용·실업지표인 만큼 최종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5월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33만명 ‘껑충’

5월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는 고용 회복 가능성을 시사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5월 노동시장 동향을 보면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313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33만3000명(2.6%) 늘었다. 지난해 4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취업자 수가 늘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고용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업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큰 폭 늘었다. 올 들어 매월 20만명대 증가에 그쳤던 피보험자 수가 5월 31만7000명 늘었다. 보건복지업(7만4000명·5.3%↑)은 물론 경기 부진이 이어졌던 도·소매업(5만2000명·3.6%↑) 숙박 및 음식점업(4만2000명·7.9%↑)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큰 폭 늘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예상보다 높은 결과”라며 “이런 추세가 계속 유지된다면 (고용 상황이)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고용노동부 <고용행정 통계로 본 ‘18.5월 노동시장 동향>)

올 들어 고용 상황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쁜 흐름을 보였다. 통계청이 매월 발표하는 고용동향 중 취업자 수 증가는 2~4월 3개월 연속 10만명대 초반에 그쳤다. 국제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졌던 2010년 2월 이후 8년여만에 처음이었다. 4월 취업자 수는 2686만8000명으로 12만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0년 이후 보통 30만~40만명씩 늘어왔었다. 많을 땐 90만명, 적어도 10만명대 후반이었었다.

이같은 고용지표 악화는 최저임금 논쟁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올들어 최저임금을 시간당 7530원으로 1년 전보다 16.4% 인상했다. 전례 없이 높은 인상 폭이었다. 사업주가 최저임금발 인건비 부담에 고용을 줄인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최저임금 속도조절론’도 떠올랐다. 정부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려면 내년과 내후년에도 최저임금을 15% 전후 올려야 한다. 이 속도를 좀 더 늦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5월 고용통계가 긍정적으로 돌아선다면 계획대로 최저임금 인상 폭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 있다. 2~4월의 고용상황 악화는 일시적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치=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실업급여도 덩달아 늘어…제조업 고용지수도 ‘뚝’

그러나 아직 결과를 낙관할 순 없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늘었지만 실업(구직)급여 지급액 역시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6083억원으로 1년 전보다 30.9%(1436억원) 늘었다. 사상 최고액이다. 사회보장 제도가 강화된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실업자가 늘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보면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도 고용자 수 증가로 해석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사용자 부담을 줄이고자 근로자 1인당 월 최대 13만원을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자금 제도를 시행했다. 정부는 또 사용자가 이 돈을 받으려면 근로자가 고용보험에 가입도록 했다. 이 때문에 근로자 수 증가 없이도 고용보험 가입자 수만 늘었을 수 있다.

최영기 한림대학교 교수는 “고용보험 피보험자 증가, 실업급여 지급액 급증 모두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르키트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월 제조업 부문 고용 악화를 보여준다. 국내 제조기업 400여 곳 구매관리자 설문조사 결과 5월 고용지수는 47.0으로 2008년 12월 46.9 이후 8년여 만에 가장 나빴다. 이 수치는 50.0 이상이면 전월보다 긍정적, 그 이하면 부정적이란 뜻이다. 고용지수를 포함한 전체 제조업 PMI도 48.9로 3~5월 연속 50을 밑돌았다.

제조업은 4월 기준 취업자 수가 447만3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16.6%를 차지한다. 제조업은 지금껏 국내 고용을 주도해 왔으나 최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여파와 자동차 수출 부진 등 여파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그래픽=고용노동부 <고용행정 통계로 본 ‘18.5월 노동시장 동향>)
(그래픽=고용노동부 <고용행정 통계로 본 ‘18.5월 노동시장 동향>)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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