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쟁이'들에겐 선거도 도박 대상? 결과 맞추기 베팅 등장 눈살

남정훈 2018. 6. 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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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쟁이'(불법 스포츠도박을 즐겨하는 사람을 속칭하는 신조어)들에겐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마저도 베팅의 대상인걸까.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당선 결과를 두고 베팅 항목을 개설한 불법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가 등장했다.

경찰청은 13일 주요 광역단체장들의 선거 결과를 두고 베팅을 유도하는 불법 도박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불법 사설 스포츠토토 수사 경험이 많은 충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관련 사이트 모니터링과 내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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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쟁이’(불법 스포츠도박을 즐겨하는 사람을 속칭하는 신조어)들에겐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마저도 베팅의 대상인걸까.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당선 결과를 두고 베팅 항목을 개설한 불법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가 등장했다. 경찰은 관련 정보를 입수해 내사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13일 주요 광역단체장들의 선거 결과를 두고 베팅을 유도하는 불법 도박사이트가 운영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불법 사설 스포츠토토 수사 경험이 많은 충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관련 사이트 모니터링과 내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스포츠 관련 승패, 스코어 등을 예측해 베팅해 배당률에 따라 환급금을 받는 행위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합법 사업인 스포츠토토에서만 할 수 있다. 그러나 불법 사설 도박 사이트들은 베팅금액에 한계가 없고, 승패, 스코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항목으로 베팅이 가능해 ‘토쟁이’ 사이에서는 스포츠토토보다 불법 사설 도박사이트가 더욱 선호 받고 있다. 불법 사설 도박사이트는 새로 가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회원의 코드를 입력하고, 유선 통화까지 거치는 방식 등을 통해 단속을 피하고 있다. 이런 폐쇄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불법 도박사이트 시장 규모는 약 22조원으로 합법인 스포츠토토(2016년 약 4조4000억원)보다 다섯 배 큰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토토는 베팅 분야가 스포츠 경기에만 한정되어 있지만, 불법 사설 도박은 ‘토사장’(불법 사설 토토의 운영자)의 의지에 따라 이벤트성이 있는 전분야로 베팅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도 등장했던 선거 결과 관련 베팅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토쟁이’들에겐 선거는 한낱 도박의 대상일 뿐이다. 6·13 지방선거를 약 일주일여 앞두고 불법 사설 도박 사이트에는 선거 결과 맞추기 베팅 항목이 개설됐다.

불법 사설 도박 사이트의 수법은 간단하다. 여론 조사 결과에 따라 지지율이 높은 후보에게 더 낮은 배당률을, 지지율이 낮은 후보에게 더 높은 배당률이 적용되는 것이다. A사이트에서는 서울시장 선거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에게 1.5배,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에겐 2.3배의 배당률이 주어졌다. 박 후보에게 10만원을 배팅하면 15만원을 환급받는 것이다.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이 박빙으로 나타난 부산시장 선거의 경우엔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후보에게 1.8배, 자유한국당 서병수 후보에겐 2배의 배당률이 적용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선거의 결과를 이용한 도박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현재 선거 결과를 이용해 베팅하는 곳이 없는지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다”면서 “주로 불법 사설 도박 사이트의 서버는 해외에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아 현재는 사이트 주소와 운영진 소재 등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불법 사이트 운영자뿐만 아니라 베팅을 한 가입자도 처벌받을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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