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날 맞이한 여야, 최종병기 '숨은표' 향방에 촉각

전형민 기자 2018. 6. 13. 14: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전의 날이 밝았다.

여야는 마지막까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숨은표'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가 꼽힌다.

당시 투표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는 한명숙 민주당 후보에 비해 적게는 10%p에서 많게는 20%p까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결과는 한 후보 측 숨은표가 나타나며 오 후보가 불과 0.6%p 차 신승을 거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숨은표, 지지 의사 분명하지만 속내 드러내지 않아
은폐형 부동층, 전략적 부동층으로 불리기도
6.13 지방선거 투표일인 13일 서울 종로구 종로1·2·3·4가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종로1·2·3·4가동 제2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자녀와 함께 투표를 하고 있다. 2018.6.1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전형민 기자 =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전의 날이 밝았다. 여야는 마지막까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숨은표'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거 막판까지 투표할 의사를 결정짓지 못한 '부동표'와 달리 '숨은표'는 특정 정당과 후보에 한 표를 행사할 의사가 분명히 있지만, 끝까지 자기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수도권과 충청권 등 전통적 박빙 지역은 물론이고 이번 선거에서 초관심 지역으로 급부상한 경남 등 지역에서도 숨은표에 의해 승패가 결정될 수도 있는만큼 정치권에서는 선거의 '최종병기'로 통한다.

'은폐형 부동층' 혹은 '전략적 부동층'으로도 불리는 숨은표는 여론조사 기법의 한계로 더 많이 회자되고 있다.

여론조사가 과거 유선전화 만을 이용하며 젊은층의 표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고, 일부 지지층이 집단적으로 조사를 거부하거나 솔직하게 밝히지 않을 경우 '반쪽자리'로 전락하는 등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가 꼽힌다. 당시 투표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는 한명숙 민주당 후보에 비해 적게는 10%p에서 많게는 20%p까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결과는 한 후보 측 숨은표가 나타나며 오 후보가 불과 0.6%p 차 신승을 거뒀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초박빙의 승부를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실제 투표에서 '숨은표'였던 50~60대가 투표장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여권의 숨은표가 제대로 표출됐다.

6·1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오전 대구시장 후보자들이 주요 지점에서 아침인사로 선거운동 마지막날 일정을 시작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서공단네거리를 찾은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수성교를 찾은 권영진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 반월당네거리를 찾은 김형기 바른미래당 대구시장 후보. 2018.6.12/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정치권은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숨은표가 분명히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보수 진영 전통의 '텃밭'인 영남권과 매 선거마다 박빙의 승부를 벌여온 수도권 등의 선거 결과가 숨은표의 영향으로 뒤바뀔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남자'라고 불리는 김경수 민주당 전 의원이 도전장을 낸 경남도지사 선거가 대표적이다. 한국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태호 한국당 후보가 김경수 후보에 비해 뒤지고 있지만, '텃밭'의 전통 지지층에 기대를 걸고 있다.

'보수 성지' 대구에서는 여야가 서로 자기 당 지지층의 숨은표를 기대하고 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인 '블랙아웃' 직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임대윤 후보가 한국당 권영진 후보를 오차 범위 내 추격하는 양상을 보이면서다.

여당인 민주당은 진보층의 숨은표로 오차 범위를 극복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를 보이고 있고, 수성에 나선 한국당은 선거 분위기 자체가 여당으로 쏠린 '기울어진 운동장' 탓에 여론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뿐, 실제 득표율은 월등히 앞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배우 스캔들'과 '이부망천'으로 여야가 공수를 주고받으며 혼조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경기도 역시 숨은표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블랙아웃 기간 선거판 자체를 흔들만한 사건이 여야에서 번갈아 터지며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13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그동안 영남 지역은 진보 성향을 가진 지지자들의 투표 포기가 많았다"며 "대구·경북 등 전통적인 보수 지지 지역에서 숨은표의 위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차 교수는 "숨은표라는 게 한쪽 진영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거 이슈가 너무 실종된 상황이기 때문에 보수 정당이 '샤이 보수'를 얼마나 끌어내는지가 관건이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maverick@news1.kr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