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반도프스키 폴란드가 세계 최고의 공격수 레반도프스키를 앞세워 조별리그 통과를 노린다.

▲ 레반도프스키 폴란드가 세계 최고의 공격수 레반도프스키를 앞세워 조별리그 통과를 노린다. ⓒ 피파 홈페이지


절대 강자, 절대 약자가 없다. 이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H조는 '죽음의 조(폴란드-세네갈-콜롬비아-일본)'로 불린다. 폴란드는 1시드를 받았지만 우승후보라고 보긴 어렵다. 그럼에도 폴란드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는 H조 상대국들의 경계대상 1호다. 콜롬비아는 4년 전 8강에 올랐을 때의 멤버들이 건재하고, 세네갈은 화려한 스쿼드를 앞세워 어게인 2002를 꿈꾸고 있다.

이 가운데 일본은 다소 처진다는 평가다. 일본은 갑작스런 감독 교체까지 겹치며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경험이 풍부한 혼다 게이스케, 카가와 신지, 오카자키 신지의 복귀에 힘입어 대반전을 준비 중이다. 

폴란드 : 레반도프스키 앞세운 화끈한 공격 축구

폴란드는 1974년과 1982년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르며 동유럽의 강호로 군림한 바 있다. 하지만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 이후 32년 동안 조별리그를 한 차례도 통과하지 못했다. 심지어 본선에 오른 것도 2002년과 2006년 두 차례가 전부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좀 다르다. 강팀의 명성을 충분히 회복했다. 폴란드 축구협회는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자 아담 나바우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고, 폴란드는 점차적으로 성장곡선을 그렸다. 당시 폴란드의 피파랭킹은 76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2월 월드컵 조추첨 당시 7위까지 뛰어오르며, 1시드를 받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폴란드는 유럽 예선에서 8승 1무 1패로 여유있게 본선 티켓을 따냈다. 나바우카 감독은 화끈한 공격 축구를 구사한다. 10경기 28득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빠른 공수 전환이야말로 폴란드의 가장 큰 매력이다. 그렇다고 수비에 소홀하지 않는다. 수비 전환 속도가 빠르고, 필드플레이어 전원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한다.

폴란드 공격의 핵은 단연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다.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No.9 레반도프스키는 유럽예선에서만 16골을 터뜨리며 최다득점자에 이름을 올렸다. 레반도프스키뿐만 아니라 카밀 그로시츠키, 피오트르 지엘린스키, 야쿱 브와시치코프스키의 2선 파괴력도 상당하다.

폴란드가 공격 지향적인 전술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는 원동력은 허리를 든든하게 받치는 그레고리 크리호비악, 크지시토프 몽친스키 3선 미드필더 콤비를 꼽을 수 있다. 왕성한 체력과 공수를 모두 겸비했다.

전방에 비해 후방은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다. 유럽예선 10경기에서 무려 14골을 내줬다. 우카쉬 피슈첵, 미하우 파즈단, 카밀 글리크 등이 올 시즌 소속팀에서 부진했다. 

그럼에도 수월한 조편성은 폴란드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세네갈, 콜롬비아, 일본을 상대로 얼마나 막강한 화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건이다.

세네갈 아프리카의 최강으로 평가받는 세네갈의 돌풍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세네갈 아프리카의 최강으로 평가받는 세네갈의 돌풍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피파 홈페이지


세네갈 : 아프리카 최강 스쿼드, 어게인 2002 재현할까

세네갈이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센세이션했다. 당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제압하며 전 세계를 놀라게 하더니, 16강에서도 난적 스웨덴을 물리치고, 8강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 암흑기에 빠졌다. 오랫동안 월드컵과 인연을 맺지 못한 세네갈은 2002년 대회 당시 주장을 역임했던 알리우 시세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시세 감독은 세네갈 선수 개개인의 화려함과 조직력을 적절하게 융화시켰고, 아프리카 최종예선에서 4승 2무를 기록하며 16년 만에 본선으로 올려놨다. 

세네갈은 이번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아프리카 5개국 가운데 가장 화려한 스쿼드를 자랑한다. 디아프라 사코, 무사 소우, 무사 코나테, 마메 비람 디우프, 음바예 니앙, 사디오 마네 등 최전방과 2선에 재능들이 넘쳐 흐른다.

3선에는 EPL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드리사 게예, 셰이크 쿠야테가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칼리두 쿨리발리가 이끄는 수비진 역시 모자람이 없다. 6경기에서 10골을 넣고, 3실점으로 틀어막을 만큼 세네갈의 공수 밸런스는 짜임새가 있다.

세네갈 최고의 스타는 단연 마네다. 4-4-2에서는 최전방 공격수로, 4-3-3에서는 윙 포워드로 나선다. 특히 올 시즌 소속팀 리버풀에서 전반기 부진을 털고, 후반기에 완벽하게 부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1골을 터뜨리며 이름값을 해냈다.

세네갈은 최종 소집 훈련 후 세 차례 평가전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약체 룩셈부르크와 비겼고, 크로아티아에 1-2로 패했지만 마지막 한국전을 2-0으로 승리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오카자키 신지 일본이 니시노 재팬으로 출범한 이후 오카자키, 혼다, 카가와 등 에이스들을 대표팀에 승선시켰다.

▲ 오카자키 신지 일본이 니시노 재팬으로 출범한 이후 오카자키, 혼다, 카가와 등 에이스들을 대표팀에 승선시켰다. ⓒ 피파 홈페이지


일본 : 니시노 재팬, 2개월 벼락치기 효과는?

일본은 1998 프랑스 월드컵을 시작으로 6회 연속 본선에 오른 아시아의 강호다. 하지만 4년 동안 많은 부침을 겪었다.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9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음에 따라 2015년 3월 바히드 할릴호지치가 바통을 이어받고, 새롭게 월드컵 준비에 돌입했다.

아시아 최종예선 출발은 최악에 가까웠다.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UAE에 패한 것이다. 역대 최종예선 첫 경기에서 패한 팀이 본선에 오른 경우는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일본은 태국, 이라크에 2연승을 거두며 터닝포인트를 마련했고, 호주와 무승부에 그쳤지만 다시 3연승을 질주했다. 결국 일본은 9차전에서 호주를 2-0으로 제압하며 1경기를 남겨둔 채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할릴호지치 감독은 일본축구협회와 끊임없는 마찰을 빚었다. 선수단과의 불화, 성적 부진 등이 겹치자 일본축구협회는 과감한 모험수를 꺼내들었다. 월드컵 개막 2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할릴호지치 감독을 경질하고, 니시노 아키라 일본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선임한 것이다.

지난 3년 동안 전투적이고 강한 압박과 피지컬을 강조했던 할릴호지치 재팬은 다시금 새로운 전술 변화에 직면하고 말았다. 니시노 신임 감독은 일본 특유의 세밀한 숏패스 게임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할릴호지치호에서 외면받은 혼다 게이스케, 오카자키 신지, 카가와 신지가 다시 대표팀에 복귀한 것은 호재다.

그럼에도 불안감이 더욱 앞선다. 단 세 번의 평가전을 소화한 채 월드컵 본선에 돌입하게 됐다. 니시노 감독은 매 경기 큰 폭의 선발 라인업 변화로 혼란을 야기했다. 아직까지 확실한 플랜 A를 완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일본은 가나, 스위스전에서 졸전 끝에 패했지만 파라과이와의 최종평가전을 4-2로 승리하며 터닝포인트를 마련한 것이 유일한 소득이다.

하메스로드리게스 2014 월드컵 득점왕 하메스를 앞세운 콜롬비아가 이번 월드컵에서도 8강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 하메스로드리게스 2014 월드컵 득점왕 하메스를 앞세운 콜롬비아가 이번 월드컵에서도 8강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 피파 홈페이지


콜롬비아 : 하메스-팔카오가 이끄는 황금세대의 결말은?

콜롬비아 축구의 황금기가 이번 러시아월드컵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콜롬비아는 2014년 이전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통산 3승을 올린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이 모든 것이 호세 페케르만 감독의 작품이다. 악명 높기로 소문난 월드컵 남미예선 마지막 4경기에서 승리가 없었지만 다시 한 번 콜롬비아에 본선행 티켓을 안겼다. 

콜롬비아는 4-2-3-1과 4-4-2 포메이션을 혼용한다. 최전방은 콜롬비아 역사상 최고의 골잡이로 평가받는 라다멜 팔카오가 버티고 있다. 4년 전 십자인대 부상으로 눈물을 흘린 팔카오는 이번 월드컵을 절치부심하고 있다. 과거 전성기 시절의 폭발력과 역동성은 사라졌지만 골 감각은 여전히 날카롭다.

콜롬비아의 에이스는 하메스 로드리게스다. 4년 전 월드컵에서 6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콜롬비아의 8강을 견인한 그는 이번 예선에서도 팀내 최다득점(6골)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발휘했다. 혹여나 하메스가 봉쇄당해도 측면에서 후안 콰드라도가 빠른 주력과 드리블 돌파를 통해 공격의 물꼬를 틀 수 있다. 

한 가지 걱정은 수비다. 주전 왼쪽 풀백 프랑크 파브라가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또, 백전노장 크리스티안 사파타도 부상으로 컨디션 난조에 빠져있다. 다빈손 산체스, 예리 미나는 큰 대회 경험이 부족하고, 수문장 다비드 오스피나는 소속팀 아스날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지 못했다.

월드컵 본선에서 공격력이 강한 폴란드, 세네갈을 상대하려면 후방을 견고하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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