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례허식 뺀 결혼식 준비, 터치 하나로 쉬워지다! 셀프 웨딩 플랫폼 '웨딩메이트'

김동호 기자 입력 2018. 6. 12. 13:03 수정 2018. 6. 1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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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딩업계의 '룰 브레이커'이자 '맨땅에 헤더' ㈜컨버전스소프트 배성은 대표
- DIY결혼식이 내 손 안에! 셀프 웨딩 플랫폼 '웨딩메이트' 개발
- 웨딩 업체, 예비부부 모두 만족하는 '직거래' 웨딩 시장 꿈꿔
(주)컨버전스소프트 배성은 대표
[서울경제] 예비부부 사이에서 셀프 웨딩이 여전히 트렌드다. 30분 만에 끝나버리는 판에 박힌 결혼식에서 탈피해, ‘세상에서 하나뿐인 우리만의 결혼식’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다. 허나 색다른 결혼식을 하기로 결심했다 해도 실제 셀프 웨딩을 진행하는 단계에서는 막막함이 밀려오기 일쑤다.

어디 막막함뿐일까?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비용을 일일이 알아보고 업체 별로 비용을 비교하는 작업만 해도 상당한 스트레스와 피로감을 동반한다. 특히나 인터넷상에서 웨딩 관련 정보는 한곳에 보기 쉽게 정리돼 있지 않아, 경험자에게 개인적으로 문의하는 방법밖에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정보는 광고가 대부분인 현실. 실속 있는 셀프 웨딩이 좀 더 심플하고, 쉬워질 수는 없는 걸까?  

결혼은 기쁜 일인만큼 준비 과정도 행복해야 하는 법. 셀프 웨딩이 좀 더 쉽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어플 ‘웨딩메이트’가 출시돼 주목받고 있다. ‘웨딩메이트’는 웨딩 업체의 정보와 신부들의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O2O(ONLIE TO OFFLINE) 어플이다. 셀프 웨딩을 꿈꾸는 예비부부에게는 반가운 소식일 터. “결혼을 앞둔 이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웨딩 업체들이 건강한 시장에서 사업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전하는 젊은 CEO, 배성은 ㈜컨버전스 소프트 대표를 만나 ‘웨딩메이트’ 개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웨딩업체와 예비부부가 직거래하는 것이 강점 

배성은 대표는 현재 플랫폼 제작 전문 웹에이전시 ㈜컨버전스디자인과 셀프웨딩 플랫폼 ‘웨딩메이트’를 서비스하는 ㈜컨버전스소프트를 운영 중이다. 일찍이 플랫폼 개발에 흥미가 많았던 배 대표는 ‘웨딩메이트’ 개발 한참 전인 2011년, 인하대학교 2학년 재학 당시에 온라인 플랫폼 ‘노하우샵’을 만들었다.  

배 대표가 처음 만들었던 플랫폼은 일종의 전수창업을 거래하는 웹사이트였다. 전수창업은 사업성이 검증된 매장에서 경영철학, 아이템 등을 교육받아 매장을 꾸리는 창업 방식인데, 이 개념을 가져와 고소득을 올리는 기술 전문가와 이를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을 연결하는 것이 배 대표가 구상한 사업 아이템이었다.  

상호 니즈가 있기에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 기술 전문가(판매자) 200여 명을 모아두고 호기롭게 시작했으나 얼마 안 가 사업을 접어야 했다. 다양한 사람을 모집했지만 개인 별 매칭이 어려웠고, 기술 전수의 전 과정이 오프라인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진행이 잘 되고 있는지 검증이 어려웠던 것이다.  

배 대표는 “노하우샵을 통해 아이디어만 가지고 IT 플랫폼 사업을 하는 게 무모하다는 걸 깨달았어요”라며 “IT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경험을 습득하고 싶었는데 달리 방법이 없었죠. 고민하던 중 ‘내가IT 제작업체를 직접 차려서 남들의 서비스를 만들어주다 보면 자연스레 경험이 쌓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웹에이전시를 차리게 됐습니다”고 말했다.  

대학을 중퇴하고 지인과의 협업 없이, 혈혈단신 IT 시장으로 뛰어든 배 대표. 그는 노하우샵을 통해 알게 된 기술 전문가(판매자)들의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으로 초기 영업에 성공했다. 그렇게 맨땅에 헤딩하듯 사업 현장에서 체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완성한 첫 어플이 바로 ‘웨딩메이트’다.

배 대표가 ‘웨딩메이트’를 개발하게 된 이유는 지인과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웹에이전시를 운영하다 보니 자연스레 주변에 웨딩 관련 서비스업을 하는 이들이 많이 생겼던 것. 그는 “웨딩 업체를 운영하는 지인들과 대화하다 보면 공통적으로 경영난을 호소해요. 스튜디오, 한복, 메이크업, 드레스숍 등 다 마찬가지다.”고 전했다.  

웨딩 업체들이 경영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기존의 웨딩 시장의 구조에 있었다. 예비부부와 웨딩 업체를 연결해주는 중개 업체의 수수료가 웨딩 업체에게 지나치게 과중한 탓이다. 웨딩 업체는 자신의 마진을 최대한 낮춰야 하기에 열심히 일해도 경영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 그렇기에 웨딩 업체는 직거래에 대한 열망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허나 웨딩 업체가 예비부부와 직거래를 하고 싶어도 본인의 브랜드를 알리는 데 사용되는 홍보 비용이 감당되지 않아서 섣불리 자력 생존을 시도하기 힘든 것이 현 웨딩 시장의 상황이다.  

“웨딩 업체는 수수료 부담이 없는 직거래를 원해요. 고객도 직거래를 하고는 싶어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죠. 우리가 음식을 먹고 싶을 때 앱을 통해 쉽게 상품을 살피고 바로 업체에 주문하듯 웨딩 시장도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마음이었어요.” 

배 대표는 ‘웨딩메이트’의 가장 큰 강점으로 ‘직거래’를 꼽았다. 웨딩 업체와 신부가 직접 만나기 때문에 웨딩 업체는 중개 수수료를 떼이지 않아도 되고, 신부들도 투명한 가격 정보 제공을 통해 믿고 거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배 대표는 웨딩 업체와 예비부부가 원하는 점을 명확히 파악, 웨딩 업체는 무료로 가입해 샵을 홍보하고, 예비부부들은 본인의 후기를 공유하고 업체 할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웨딩메이트’를 만들었다.

‘웨딩메이트’로 투명한 웨딩 시장 만드는 데 일조하고파

‘웨딩메이트’ 서비스를 제공한 지 1년 남짓. 두 번의 예비 신부 간담회를 통해 주요 소비층의 어플 만족도가 꽤 높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러나 배 대표는 ‘웨딩메이트’가 지금의 완성도를 갖추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말한다. 특히 믿을 수 있는 정보 제공을 위해 신뢰도 있는 콘텐츠를 수집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전한다. 

(주)컨버전스소프트 배성은 대표
“플랫폼을 만들고 전국 웨딩 업체 정보를 입력할 때였어요. 검색해보니 전국 웨딩 관련 사업자가 25,000개 정도되더군요. 정보를 입력하려고 보니 이미 폐업한 곳이 많았습니다. 전화번호나 주소가 실제 정보와 상이한 경우도 많았고요. 어플 신뢰성을 위해 하나하나 검토하고 걸러내는 작업이 최우선이었죠.”

업체의 운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유선상의 방법이 유일했다. 직원들과 일일이 업체에 전화를 걸어 실제 운영 중인 업체 4,000여 곳을 솎아냈다. 이렇게 전국의 웨딩숍 정보를 수집해 등록하는데 5개월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고. 

전국의 업체 정보를 등록한 다음에 채워 넣어야 할 콘텐츠는 ‘이용 후기’였다. 배 대표는 “다른 플랫폼들에서 많이 보이는 양산된 후기들과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믿을 수 있는 후기를 어떻게 하면 모집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결국에 찾아낸 해답은 ‘얼굴 공개’였어요. 얼굴이 나온 사진으로 작성된 후기라면 누구나 믿을 수 있는 정보가 되겠죠. 사진을 돌려가며 후기를 쓸 수는 없을 테니까요. 얼굴이 공개된 후기를 써줄 이용자들을 모집해 대략 천 개의 후기를 모았습니다. 정말 쉽지 않은 작업이었어요.” 

믿을 수 있는 업체 정보와 후기를 모집한 뒤, 배 대표가 눈을 돌린 곳은 ‘가격 정보’였다. 예비부부들이 결혼을 준비하며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다름 아닌 가격에 대한 정보였기 때문이다. 

국내 웨딩 시장의 제품 가격은 온라인에 제공되지 않는다. 이러한 웨딩 시장을 비유해 ‘부르는 게 값’ ‘부르는 게 甲’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 배 대표는 “사실 웨딩숍이 자의적으로 가격을 숨기는 것은 아니에요. 중간 컨설팅 업체들의 눈치를 보느라 본인들의 상품 가격을 공개할 수 없는 거죠. 납품가가 알려지면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패키지 상품 판매에 문제가 생기잖아요. 저희는 가격에 대한 정보를 전부 공개하고 싶었지만 시장의 특수성상 모든 가격 공개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어요. 그래서 상품의 가격 정보를 전부 다 제공할 수 없다면 예비부부들에게 기준점이라도 제시해주자는 생각에 ‘셀프웨딩 할인 이벤트’를 기획했어요”라고 말했다. 셀프웨딩 할인 이벤트는 업체 별로 내건 특정 상품의 할인 가격을 통해 기존보다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물론, 실제 가격이 어느 정도 선일지 이용자가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웨딩 업체에게 홍보의 장을 제공하고, 예비부부에게는 완벽한 스몰웨딩을 위한 믿을 수 있는 정보를 선사하는 ‘웨딩메이트’. 배 대표는 “‘웨딩메이트’가 웨딩 시장을 건강하게 만드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뜻을 밝히며, 앞으로의 포부를 건넸다. 

“웨딩메이트 플랫폼을 통해 웨딩 업체들이 자생력을 키울 수 있다면 좋겠어요. 중개 업체 없이도 서비스만 좋다면 얼마든 영업할 수 있게끔 만들고 싶어요. 직거래가 많아져 자생력이 생기면 업체들 입장에서 가격을 숨길 이유가 없어지거든요. 결과적으로 투명한 시장이 조성될 거에요. 그게 웨딩메이트의 목표입니다. 투명한 웨딩시장을 만들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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