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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CAPA 북아시아 저비용항공사 회의 개막…"김포공항 국제선 더 늘려야"

지홍구 기자
입력 : 
2018-06-11 17:4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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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 "김포공항 거점 육성 방안 검토"
LCC 신규 허가 놓고 `기존 사업자 vs 신규 준비 사업자`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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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그랜드 힐튼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항공센터(CAPA) 주최 '2018 북아시아 저비용항공사 회의' 세션(한국LCC의 성장과정 및 발전방향)에 참석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좌측부터 이재운 홍콩 중문대 교수,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 이석주 제주항공사장, 박재희 한국공항공사 실장, 김형이 티웨이항공 상무. [사진 = 지홍구 기자]
"김포국제공항 취항 국제선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 서울시가 '인천공항 허브화' '항공기 소음문제' 등에 부딪혀 한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김포공항 국제선 확대 문제에 적극 개입할 뜻을 내비쳤다.

윤준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11일 그랜드 힐튼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항공센터(CAPA) 주최 '2018 북아시아 저비용항공사 회의'에 축사자로 참석해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한 뒤 시가 적극 해결자로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인천공항 개항전 국가 관문 역할을 해온 김포공항은 2001년 개항한 인천공항에 국제선 기능을 이전한 뒤 기능과 역할이 대폭 축소됐다. 표면적으로는 반경 2000km이내 국제선 취항이 가능하지만 인천공항 허브화 정책에 따라 주요 국제선 취항이 인천공항 중심으로 짜지면서 김포공항은 중국 일본 대만 단거리 주요 노선을 연결하는 '비즈 포트(Biz Port)' 역할에 머무르고 있다. 2015년엔 정부가 대만과 김포공항~대만 가오슝 노선 신설을 합의하고도 김포공항 인근 일부 주민들의 소음민원을 의식해 지금까지 운수권 배분을 미루는 등 김포공항 국제선 확대 문제는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윤 부시장은 수도에 위치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김포공항이 이런 저런 이유로 공회전하며 낭비되고 있는데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윤 부시장은 일본 하네다 공항 등 주변국 상황을 예로 들었다. 윤 부시장은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하네다공항 2터미널을 국제선으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중국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권도 공항시설을 확장하고 있다"면서 "김포공항 국제선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부시장이 예를 든 일본 도쿄의 하네다공항은 한때 김포공항과 같은 처지에 놓여 있었다. 일본 정부가 도쿄 나리타공항을 만들어 국제선 기능을 부여하면서 국내선 연결 공항으로 지위가 격하됐다. 김포공항과 마찬가지로 나리타공항 활성화를 위해 하네다공항에 2000km 운항제한을 뒀지만 일본 정부는 2010년 이를 완전 해제해 나리타공항과 사실상 완전경쟁 체제를 터놨다. 현재 하네다공항은 국내선 중심 공항 이미지를 벗고 국내외 국제선 여객을 끌어모으며 일본 대표 국제공항으로 거듭나고 있다.

윤 부시장은 "방한 관광객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도심 접근성이 우수한 김포공항의 발전이 필요하다. 김포공항을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을 정부와 검토하고 있다"면서 "오늘 회의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반영해 LCC를 통한 관광객 접근성 향상을 위해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열린 '한국 LCC의 성장과정 및 발전방향' 세션에 패널로 참석한 박재희 한국공항공사 항공영업실장은 "김포공항 소음문제로 국제선 운항이 제한되고 있는데 정부와 공사가 노력해 조만간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그렇게 되면 윤 부시장이 말한 대로 김포공항의 기여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역사상 가장 좋은 시기를 보내고 있는 LCC의 성장이 FSC(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항공사)의 시장을 뺏은 것이 아니라 '추가 성장'에 기인한 것이란 분석결과가 발표됐다.

기조연설에서 '북아시아 LCC 전망'을 발표한 피터 하비슨 CAPA 회장은 "2015년부터 원유 가격이 하락하고 운임도 10% 정도 떨어졌지만 수익은 놀랍게도 올라갔다"면서 "지난해 LCC들은 역사상 가장 좋은 실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하비슨 회장은 "GDP 대비 기대이상의 성장을 했다는 것은 새로운 성장이 열렸다는 것"이라면서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성장이 매우 빠른데 FSC에도 타격을 안줬기 때문에 LCC에 의한 신규성장은 추가 성장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항공기 기술 향상으로 20년 동안 2만개의 도시 연결이 생겨났고, 동시에 운영 비용도 줄어 장기적으로 (LCC는)거대 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6개인 LCC를 추가 허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기존 사업자와 신규 사업자의 입장이 갈렸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LCC가 더 늘어나면 슬롯(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문제, 단기간 양성이 힘든 조종사·정비사 등 인력 빼가기 등이 벌어져 LCC 시장 전체가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반대했다.

하지만 신규 LCC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업자들은 "LCC 6개사가 모두 최고의 실적을 거두고 있고, 2030년 중반까지 동아시아 항공수요가 연 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북한 연계 노선까지 열리면 더 많은 항공수요 창출이 가능하다"며 신규 허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형항공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제도적 헛점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광주공항 중심의 LCC 취항을 준비중인 에어필립 관계자는 "소형항공기 사업의 경우 항공기 좌석수를 50인 이하로 제한하는데 생산 중단 등의 이유로 현재는 제작한지 17~20년이 지난 항공기를 쓸수 밖에 없다"면서 "50인승 이하 기준을 80석 정도로 상향 조정하면 기존 LCC와 협력해 비지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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