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사슴섬 간호일기' 펴낸 소록도 간호조무사들

이지현 입력 2018. 6. 10. 18:00 수정 2018. 6. 11.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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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도 대답 없이 눈 한 번 맞추지 않는 할머니지만 그래도 뭐가 그렇게 좋은지 할아버지는 오실 때마다 할머니 등 뒤에서 꼭 안으며 따뜻한 체온과 사랑을 전한다. 할아버지의 일방통행 사랑은 참으로 감동이고 지극하다. 할머니가 살아계시는 동안 그 일방통행 사랑은 계속될 것이다."

국립소록도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들의 경험담을 담은 《사슴섬 간호일기》에 실린 '일방통행 사랑'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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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인과 '동고동락' 담아
1993년부터 총 13권 출간

[ 이지현 기자 ]

“불러도 대답 없이 눈 한 번 맞추지 않는 할머니지만 그래도 뭐가 그렇게 좋은지 할아버지는 오실 때마다 할머니 등 뒤에서 꼭 안으며 따뜻한 체온과 사랑을 전한다. 할아버지의 일방통행 사랑은 참으로 감동이고 지극하다. 할머니가 살아계시는 동안 그 일방통행 사랑은 계속될 것이다.”

국립소록도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조무사들의 경험담을 담은 《사슴섬 간호일기》에 실린 ‘일방통행 사랑’의 일부다. 국립소록도병원 간호조무사회(회장 김오복·사진)는 최근 13번째이자 마지막 《사슴섬 간호일기》를 출간했다.

한센인을 위해 일하겠다는 사람이 드물던 1977년 국립소록도병원 부설 간호조무사 양성소가 생겼다. 2003년 폐쇄되기 전까지 이곳에서 614명의 간호조무사를 양성했다. 이들은 고령인 데다 중증장애가 있는 한센인들의 목욕, 식사, 용변을 도우며 이들의 손과 발이 됐다.

이곳 간호조무사들은 1993년 첫 책을 냈다. 편견과 차별 속에 살아가는 한센인의 삶, 이들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사람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겼다.

마지막 책인 13번째 《사슴섬 간호일기》에는 1~12호에 실렸던 글 중 감동적인 글 63편과 2016년 소록도병원 개원 100년을 맞아 소록도를 다시 찾은 간호조무사들의 글 8편, 자원봉사자의 이야기 등 93편이 실렸다. 김오복 회장은 “근무하면서 틈틈이 원고를 수집하고 편집해 3년 만에 책이 완성됐다”며 “책은 더 이상 출간하지 않지만 소록도 어르신들과 나누는 아름다운 이야기꽃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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