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읽다]①수면의 과학-만병의 근원은 수면부족?

김종화 2018. 6.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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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보약입니다. 잘 자는 것이 건강에 가장 큰 도움이 됩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무더워지면 불쾌지수가 올라가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이럴 때는 적당히 덜 먹고, 잘 자는 것이 비결입니다.

예로부터 선조들은 '잠이 보약'이라면서 건강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어떤 훌륭한 먹거리보다 '잠을 푹 자는 것'이라고 강조해왔습니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밤낮 없이 달리다 보니 우리 몸은 언제나 수면이 부족합니다. 게다가 스트레스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수면장애에 걸린 사람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잠은 '생체리듬(circadian rhythm)'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지구에 사는 생물체라면 반드시 적응해야 할 것이 지구의 자전입니다. 대부분의 생명체는 지구의 자전에 적응해 24시간을 주기로 생리와 대사, 행동을 조절하는데 이를 '생체리듬'이나 '생체시계'라고 표현합니다.

수면, 음식 섭취 같은 행동에서부터 호르몬 분비, 혈압 및 체온 조절 등 하루 24시간에 맞춰진 생체리듬은 지구상 거의 모든 생물체의 행동과 연관돼 있습니다. 밤이 되면 졸리고, 눈에 햇살이 비치면 깨어나는 것이 모두 생체리듬에 따른 것입니다.

모든 생명체에게 잠 자는 시간은 낮 동안 활동할 수 있는 힘을 얻기 위한 휴식의 시간입니다. 특히 인간에게 수면은 휴식과 함께 뇌의 기억장치를 정비하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수면은 일반적으로 깊이 잠드는 단계와 얕게 잠드는 단계로 구분됩니다. 과학자들은 일반적으로 깊이 잠드는 단계를 육체의 피로가 풀리는 시간, 얕게 잠드는 단계를 정신적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줄어들게 되면 집중력과 인지력은 상승한다고 합니다.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집중력과 기억력의 저하로 이어지는데 이는 뇌의 기능이 저하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수면 부족은 비만을 유발하기도 하고, 성장호르몬 분비를 저해시켜 청소년들의 성장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하루에 8시간 정도 자는 청소년의 비만율은 8.8% 정도지만 4시간 이하로 자는 청소년의 비만율은 13.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잠이 부족하면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분비돼 스트레스가 쌓이면 청소년들의 성장을 방해합니다.[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실제로 잠이 부족하면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많이 분비됩니다.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청소년들의 성장을 방해한다고 합니다. 뇌 기능 저하나 비만율의 증가도 문제지만 잠이 부족하면 '졸음 운전' 등 안전에 문제가 생깁니다.

과학자들은 졸음운전의 원인을 수면이 부족해 생기는 '미세수면(micro sleep)'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미세수면은 깜빡 조는 행위지만 일반적으로 조는 것과 달리 자신이 졸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사무실에서 졸았던 사람 대부분은 자신이 졸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세수면에 접어든 사람들은 자신이 졸았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연구자들의 실험 결과 눈앞에서 불빛을 여러 번 번쩍거리게 했음에도 이를 몰랐습니다.

수면은 뇌가 낮 동안 수집한 기억을 정리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낮 동안 촬영한 동영상(기억)을 수면시간에 편집(정리·기억)하는 것입니다. 나중에 기억을 쉽게 떠올리기 위해 지울 것은 지우고 남길 것은 남기는 분류·저장작업을 하는 것이지요.

깊은 수면 중에는 느린 뇌파가 뇌 전반에 흐르는 수면인 '서파수면(slow-wave sleep)'이라는 단계를 거칩니다. 전체 수면시간 중 서파수면 시간이 늘어나면 잠의 질이 높아 지고 기억력도 좋아진다고 합니다.

어른도 인공적으로 서파수면 시간을 늘려 주면 기억력이 좋아지고 건강도 나아진다고 합니다. 잦은 야근과 불규칙한 수면으로 현대인은 생체리듬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피로, 우울증, 암 등 수많은 질병의 근원은 '잠'에 있는 셈입니다.

'②수면의 과학-자고 또 자도 피곤하시죠?' 편에서는 잠 잔 시간은 충분한 것 같은데 피곤이 풀리지 않는 이유 등에 대해 함께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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