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아닌 종합에너지기업으로"..새판짜기 사활 건 '한수원'

박성환 2018. 6. 1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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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재생에너지'·해외 '원전 수출' 투트랙 전략
정재훈 사장 "한수원 모회사인 한전 하도급 아냐"
해외 시장 독자 수출 체계 구축.."자생력 키운다"
【서울=뉴시스】 한수원 본사 전경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의 '새판짜기' 윤곽이 잡혔다.

종합에너지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국내에서 신재생에너지를 활성화하고, 해외에서 원전을 수출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이다.

앞으로 종합에너지기업으로 체제 전환을 위한 세부적인 조정이 남았지만, 국내에서는 태양광과 풍력사업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집중할 전망이다.

또 해외에서는 한수원의 가장 큰 사업인 원전 수출 사업의 주도권을 한국전력공사로부터 가져와 독자적인 수출 체계를 구축해 자생력을 키우겠다는 예상 시나리오가 한층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해외 신재생에너지 시장에도 활발하게 진출하겠다는 복안이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에너지 정책인 '탈원전'과 맞물리면서 한수원이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눈을 돌린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정 사장이 정부 방침에 반기를 드는 모양새를 피하고, 결을 같이 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한수원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 방향에 맞춰 발전소 주변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농가참여형 태양광발전소'를 지난해 6월 준공한 바 있다. 1988㎡ 부지에 73.125㎾ 용량의 발전소를 설치했다. 지난해 수확량 검증결과 일반농지 대비 86%의 수확율을 기록했다.

한수원의 농가참여형 태양광발전소는 기존 영농기법 그대로 벼농사를 지으면서 상부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하는 영농형 태양광발전으로 농사 수익과 전력 및 REC 판매 수익을 거둘 수 있다.한수원은 또 지난 3월 '영농병행 태양광발전시스템' 특허를 획득했다.

한수원은 2008년 한빛원전 유휴부지에 3㎿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시작으로, 한빛 14㎿, 고리 5㎿ 등 총 170㎿의 신재생발전 설비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삼랑진양수 태양광(7㎿) ▲청송풍력(20㎿) ▲인천연료전지(40㎿) ▲광양 바이오매스(220㎿) 등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7.6GW의 신재생발전 설비를 건설할 계획이다.

한수원은 또 국내 원전의 한계에 따른 경쟁력 하락 때문에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현지 사정에 맞춘 수출 사업을 추진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6년까지 80~90%를 유지하던 원전 가동률은 지난해 71.3%로 낮아졌고, 올해 1~4월 평균 56.6%를 기록했다. 더 이상 국내 원전 가동만으로 한수원의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는 게 정 사장의 판단이다.

특히 정 사장은 해외시장 개척을 모회사인 한전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구축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정 사장은 지난 7일 출입기자간담회에서 "수출 역량은 원래 한수원에 있고, 한전을 창문으로 쓸 것이냐를 판단하면 되는 것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수출까지는 '팀 코리아'란 이름으로 움직이기로 했고, 대외창구를 한전으로 하기로 했는데 내가 오기 전이라 그걸 인정하고 간다"며 "이후 벌어지는 대부분의 수출 전선에서 저희가 맨 앞에서 뛰어다니고, 한전이 위에 있고 우리가 하도급 같은 그런 분위기는 싫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일 큰 원전회사인 프랑스전력공사(EDF)의 원전 의존비율이 54%로 원전만 운영하는 회사는 없고, 한수원도 종합에너지 회사로 가기 위한 튜닝을 했으니 더 나은 회사로 갈수 있다"며 "에너지 컨설팅하고 지난 35년간 경영 노하우를 지금 미국처럼 절차서로 축약하고, 컨설팅 자료로 빅데이터로 만들어 개도국에서 원하면 우리 퇴직자, 우리 원전산업 주위 모든 사람이 누구나 가서 컨설팅하고 돈 벌 수 있는 회사로 가기 위해 지금부터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해외 원전 수출 전략시장으로 체코를 비롯해 슬로바키아, 폴란드, 필리핀 등을 꼽고 있다. 이 중 체코의 두코바니와 테멜린 지역에서 1000메가와트(MW)급 원전 1~2기 도입 사업권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후 해외시장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수출 전략으로 해외 시장을 점차 확대하겠다는 복안이다.

정 사장은 "독자적인 수출역량과 프로젝트 파이낸싱 능력이 있어서 체코 이후 벌어지는 대부분 수출 전선에서 저희가 맨 앞에서 뛰어다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찬밥 더운밥 가리지 않고 다 '태핑(tapping)'해서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시장은 큰시장, 미들시장, 틈새시장이 다 있다"며 "한수원이 어떻게 해외 원전수출 지도를 그리는지 지켜봐주시면 확실히 깃발을 꽂아보겠다"고 덧붙였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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