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문규현 "세상의 욕이란 욕은 다 먹고 있어요"

2018. 6. 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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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문규현(35)은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을 안 본 지가 꽤 됐다.

문규현은 그에 대한 비판을 피해갈 생각이 없다.

현재 문규현은 55경기에서 타율 0.234(124타수 29안타) 1홈런 11타점을 기록 중이다.

그런데도 문규현은 팀이 그를 필요로 해서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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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삼성전 실책 이후 악플에 시달려..대인기피증까지
공을 토스하는 문규현(왼쪽) [롯데 자이언츠 제공=연합뉴스]

(부산=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문규현(35)은 인터넷 기사에 달린 댓글을 안 본 지가 꽤 됐다.

어느 순간부터 댓글 공간이 자신에 대한 욕으로 가득 찬 것을 알게 된 순간, 그 충격이 너무나 컸다.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 부산 사직구장 1층 중앙 출입구는 두려워서 갈 수가 없게 됐다.

지난 8일 사직구장에서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를 앞두고 만난 문규현은 최근 거듭된 악성 댓글의 공포로 기운이 없고 풀이 죽어 있었다.

그는 "힘들죠"라며 "팀 성적도 안 좋고, 개인 성적도 안 좋다. 세상의 욕이란 욕은 다 먹고 있는 것 같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문규현은 2002년 2차 10라운드 전체 78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안정적인 내야 수비와 작전 수행 능력으로 최근 3년간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2+1년, 총액 10억원의 조건으로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체결하며 FA 1호 계약자의 영광을 안았다.

팀을 위해 묵묵히 희생하는 자세로 많은 사랑을 받은 문규현에 대한 여론이 바뀐 것은 올 시즌이다.

지난달 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의 실책이 빌미가 됐다. 문규현은 4-0으로 앞선 7회말 강한울의 유격수 땅볼 타구를 더듬고 말았다.

그 실책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삼성에 7회말 5점, 8회말 5점을 내주고 4-10 역전패를 당했다. 롯데는 6연패에 빠졌다. 4위까지 끌어올렸던 순위는 다시 하위권으로 뒷걸음질했다.

각종 야구 커뮤니티와 인터넷 댓글난은 문규현의 실책을 성토하는 야구팬들의 글로 도배가 됐다. 부진한 팀 성적의 원흉으로 낙인찍혔다.

문규현은 그에 대한 비판을 피해갈 생각이 없다.

그는 "수비 잘하는 선수가 실수하니까 팀이 확 무너지더라"며 "유격수는 먼저 실책 하면 안 되는 포지션이다. 유격수에서 실책이 나오면 다른 선수들에게 전염처럼 다 번진다. 유격수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자신의 실수를 곱씹었다.

원래 문규현은 올 시즌 유격수 신본기의 백업이었다. 하지만 고졸 신인 3루수 한동희가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신본기가 3루로 이동했고, 이에 따라 문규현이 유격수로 출전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상·하위 타선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문규현은 2번 타자로 주로 나섰다.

가뜩이나 팀 타선이 침체한 상황에서 문규현이 2번 타자로 제 몫을 못하자 악성 댓글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다.

고액 FA가 아님에도 FA 선수라는 타이틀 하에 문규현에게 부여하는 기준의 틀도 한층 엄격해졌다.

현재 문규현은 55경기에서 타율 0.234(124타수 29안타) 1홈런 11타점을 기록 중이다.

롯데는 슬럼프가 깊어진 3월 말, 4번 이대호가 사직구장에서 퇴근길에 팬이 던진 치킨 박스에 맞는 봉변을 당했다.

문규현에 대한 팬들의 비난도 폭력성이라는 면에서는 절대 다르지 않다.

사실 문규현은 프로 입단 이후 어깨 부상을 달고 산다. 올 시즌에는 어깨 상태가 악화했다.

조원우 감독과 트레이너 파트에서도 이 사실을 잘 안다. 그런데도 문규현은 팀이 그를 필요로 해서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

문규현은 "이제 두 돌이 지난 아기와 놀면서 스트레스를 푼다"며 "나는 괜찮은데 와이프가 더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젊을 때는 몰랐는데, 나이를 먹으니 팬들의 비난이 쉽게 감당이 안 된다"며 "그래도 내가 잘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클럽하우스로 들어갔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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