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리포트] '불법조업' 중국 어선들이 확 줄어든 이유 있었네!

강민수 2018. 6. 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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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수역이나, 영해를 침범하는 중국 어선들의 숫자가 최근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기자가 해경 관계자와 통화한 5월 22일 해경이 서해북방한계선 NLL 인근에서 확인한 중국 어선의 수는 53척이었는데, 같은 날짜로 비교해 보면 얼마나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벌써 우리나라에 출몰하는 중국 어선 숫자가 눈에 띄게 줄지 않았는가? 산둥성 현지에서 만난 한 수산물 무역업자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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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이 금어기를 맞아 어선들을 아예 한데 묶어 놓았다.


□ 요즘 불법 조업하는 중국어선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우리 수역이나, 영해를 침범하는 중국 어선들의 숫자가 최근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해경의 공식 통계를 보면 나포 건수가 대폭 줄어든 것이 확인된다. 해경 관계자는 "중국 어선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지난해부터"라고 말한다. 기자가 해경 관계자와 통화한 5월 22일 해경이 서해북방한계선 NLL 인근에서 확인한 중국 어선의 수는 53척이었는데, 같은 날짜로 비교해 보면 얼마나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지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2014년 5월 22일 284척 -> '15년 345척 -> '16년 285척 -> '17년 61척 -> '18년 53척) 도대체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걸까?

스다오항 전광판에 금어기 준칙을 위반하면 형사책임을 묻겠다는 경고 문구가 나온다.


□ 중국 불법 조업 어선의 근거지를 가봤더니...

중국 산둥성 끝자락에 위치한 북방 최대 어항 스다오(石島)항을 직접 찾아가 봤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에출몰, 불법 어업을 하며 우리 해경들을 괴롭히기로 유명한 200톤급 철선들의 본거지다. 금어기를 맞아 어항은 썰렁했다. 어항 입구부터 일반인 출입이 통제됐고, 어항내 모든 사무실은 폐쇄된 상태였다. 어항 곳곳에 금어기를 알리는 포고문이 붙어있었고, 어항 전광판에 뜬 "금어기를 어기고 고기를 잡으면 엄단하겠다"는 문구가 눈에 띈다. 경비가 소홀한 인근 어항에 직접 내려가 봤더니 모든 어선들이 굵은 밧줄로 서로서로 묶여 있다. 금어기를 어기고 몰래 출항 하지 못하도록 아예 통째로 묶어놓은 것이다.


중국 당국은 작은 흠이라도 발견되면 바로 폐선 시켜버린다.


□ 중국 역사상 가장 엄격한 휴어(休漁)관리 발표!

중국 당국이 어민들에게 발송한 올해 금어기 수칙(휴어 관리 방안) 제목이 흥미롭다. '역사상 가장 엄격하다'는 표현이 들어가 있다. 실제로 중국은 올해부터 금어기 기간을 대폭 확대했다. 예년에는 5월 1일부터 8월까지 금어기를 적용했는데 올해부터는 지역에 따라 9월 중순까지 금어기를 연장했다. 심지어 꽃게의 경우는 산란철을 감안해 금어기 기간을 4월 중순부터 시작했다.

금어기 수칙을 어기고 몰래 고기를 잡았을때 처벌은 가혹하다 싶을 정도다. 예전에는 30만 위안, 우리돈으로 약 5천만 원 정도의 과태료를 물었는데 올해부터는 형사처벌까지 이뤄지고 있다. 금어기 수칙을 어겨 구속된 어민 또는 선주가 5월 달에만 산둥성에서 54명을 넘어섰다. 뿐만 아니라 해당 선박의 번호와 이름 등록증, 등기증, 어업허가증, 선체 검사증을 모두 확인해 하나라도 흠이 발견되면 아예 폐선시켜버린다. 스다오항에서 만난 한 중국어민은 "예전엔 엄격하지 않아서 몰래 나가기도 하고 했는데 지금은 거의 누구도 나갈 생각을 아예 안한다"고 말했다.

저인망 싹쓸이 조업으로 중국 연안 어장은 이미 폐허가 돼 있다.


□ 중국, '씨가 마른' 어장 회복에 나서

중국이 이러는 진짜 이유는 우리나라를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황폐화되다 못해 어족 자원이 고갈되다시피한 자국의 연안 어장을 되살리기 위해서이다. 치어와 알까지 모두 파괴하는 무분별한 쌍끌이 저인망 어선들로 중국 연안 바닷속은 사실상 텅 비어있는 상태다. 중국 당국이 이제서야 문제의식을 느끼고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금어기 정책 외에도 양식업을 장려하고 있다. 양식 기술이 이미 상당히 발달해서 장쑤성에서 나는 김은 우리나라 김보다도 더 비싼 값에 팔릴 정도다.

지난해 가을 우리나라 어민들은 20년 만의 갈치 대풍을 경험했다.


□ 중국 어선 단속 효과로 지난해 갈치 대풍?

이제라도 중국이 지속 가능한 어업에 관심을 가졌다는 점은 우리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 벌써 우리나라에 출몰하는 중국 어선 숫자가 눈에 띄게 줄지 않았는가? 산둥성 현지에서 만난 한 수산물 무역업자는 이렇게 말했다. "작년에 갈치가 한국에서 대풍이 들었잖아요. 그 원인이 중국의 금어기 엄격한 정책때문이 아닌가 이쪽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중국의 어장 회복 정책이 성공하길 기원한다. 해상왕 장보고가 내려봤던 산둥의 아름다운 해안 모습 만큼이나 산둥의 바닷속도 빨리 아름다워 지기를 기원한다.

강민수기자 (mand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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