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9일 지방선거 사전투표, 유권자의 힘 보여줄 때다

입력:2018-06-0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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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8일부터 이틀동안 진행된다. 2013년 상반기 재·보궐선거 때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의 참여율은 20대 총선, 지난해 대선을 거치며 매번 높아지고 있어, 이번에도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2곳의 국회의원 선거도 함께 치러져 민심의 향배에 따라선 입법 권력도 요동칠 수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전국 단위 선거인만큼 지난 1년의 국정 운영을 평가받는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문제는 선거 열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거리에 나붙은 벽보와 현수막이 없다면 선거 사실조차 모르고 넘어갔을 유권자도 많을 것이다. 광역단체장 후보 이름도 가물가물한데, 교육감이나 광역·기초 의원 후보를 아는 유권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공약과 인물 대신 정당만 보고 찍는 최악의 깜깜이 선거가 될 판이다.

벌써부터 2002년 제3회 지방선거 당시 역대 최저 투표율인 48.9%보다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권자의 관심을 끌 만한 이슈가 없기에 그러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선거 전날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다음 날에는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한다. 여당의 압승이 예상되는 선거 결과는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선거 열기를 끌어올려야 할 여야 정치권의 노력도, 의지도 찾아볼 수 없다. 전국 곳곳에선 네거티브 선거전만 난무하고 있다.

지방선거는 일상적인 삶과 직결돼 있다. 자신이 사는 지역을 바꾸고 아이들의 교육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자질 없는 후보가 뽑힐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의 몫으로 돌아온다. 적임자를 고르는 혜안이 필요하다. 사전 투표에 앞서 시간을 내 각 가정에 배달된 선거 공보물을 살펴보자. 후보의 공약 사항을 살펴보는 수고의 시간을 갖자. 안일과 무능의 늪에 빠져 있는 여야 정치권을 향해 투표로 유권자의 힘을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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