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끗 리빙] 집안 정리, 물건을 버리는 데도 '순서'가 있다

윤경희 2018. 6. 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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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희의 한 끗 리빙]
성공적인 집안 정리를 위한 버리기 기술
버리는 것도 기술이다.” 일본인 미니멀리스트 사사키 후미오가 자신의 책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결심했다』에서 한 말이다. 미니멀 라이프를 위해 한 번이라도 제대로 ‘버리기’를 시도해 본 사람이라면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까워서’ 나중에 쓸 일이 생길까 봐’ ‘추억이 깃들어서’ 등의 많은 이유로 버리기를 머뭇거린다. 결국 접시나 액세서리 같은 작은 물건 한두 가지를 버리고 마는 경우도 허다하다.
분명 버리기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물건을 후회 없이, 제대로, 잘 버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후미오 같은 미니멀 라이프 전문가들은 "버리는 순서를 지키면 쉬워진다"고 조언한다. 이 순서를 지키면 어떤 물건을 버릴지 혹은 남길지 빠르고 쉽게 판단할 수 있다. 다음은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잘 버리는’ 순서다.
집을 깨끗하고 넓게 쓰고 싶다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일이 '버리기'다. [중앙포토]

옷→책→서류→소품→추억의 물건
책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인생이 빛나는 곤마리 정리법』을 쓴 곤도 마리에는 자신만의 정리법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정리 컨설턴트다. 그가 말하는 정리의 기준은 “마음이 설레는 물건만 남겨야 한다"는 것. 버릴 물건과 남길 물건을 판가름하는 기준을 ‘설렘’으로 정했다. 이유는 하나다. 쓰임이 많고 쓸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남길 물건'을 잘 가려내기 위해 버리기를 하는 것인 만큼 설렘을 주는 물건만을 남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정리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 [사진 곤마리 공식 홈페이지]
방법은 간단하다. 그 물건을 봤을 때 마음이 설레는지 아닌지를 잠시 생각해보면 된다. 설렘이 있다면 남기고, 없다면 과감하게 버린다. 순서는 ▷의류 ▷책 ▷서류 ▷소품 ▷추억이 있는 물건의 순으로 한다. 그는 "이 순서를 지켜 물건을 줄여나가면 놀랄 만큼 쉽게 정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순서가 틀리면 정리 속도가 느려지거나 금방 다시 지저분해진다.
옷은 호불호가 확실하고 자신에게 잘 맞는지 아닌지 판단이 금방 서기 때문에 가장 먼저 정리하는 게 좋다. 어떤 옷을 버릴지 또는 남길지를 결정하면서 ‘버리기 기술’이 저절로 쌓여 다음 물건을 정리하기도 편해진다. 옷 중에서도 세분해서 순서를 잡자면 상의→하의→아우터→양말→속옷→가방→액세서리→신발 순서다. 물론 철지난 옷(여름이라면 겨울옷)부터 하는 게 좋다.
잘 정리된 깔끔한 집을 가지고 싶다면 쓸모있는 물건을 남기고, 필요 없는 물건은 잘 버리는 기술이 필요하다. [사진 정리정돈은비움]

좋아하는 물건→많이 가지고 있는 물건→오래돼서 쓸모를 잃은 물건
정리 컨설턴트 정희숙 대표(정희숙의 똑똑한 정리)는 가장 먼저 버릴 물건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부터 시작하라"고 권했다. 옷이든 그릇이든 자신이 가장 관심 있고 좋아하는 물건들부터 버리기를 시작해야 버릴지 말지 판단하기 쉽고 또 재미를 느껴 지치지 않기 때문이다.
신발이 쌓여 있는 신발장. 비슷비슷한 신발이 많이 보인다. [사진 정희숙의 똑똑한 정리]
좋아하는 물건 위주로 정리를 먼저 시작하되 ‘부피가 큰 것에서 작은 것’ 순으로 하면 실패가 없다. 부피가 큰 물건을 정리하면 빈 공간이 생기는 게 눈에 보여 정리에 재미가 붙는다. 예컨대 옷을 좋아한다면 패딩부터, 책을 좋아한다면 전집류나 크기가 크고 두꺼운 책부터 시작한다. 부엌용품을 좋아하면 압력솥이나 큰 냄비를, 운동을 좋아한다면 운동기구 중 러닝머신의 처리를 가장 먼저 고민하는 식이다.
다음 순서는 '많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다. 사람별로 좋아하는 물건이 아닌데도 유독 많은 수를 가지고 있는 품목이 있다. 비슷한 크기의 냄비만 5~6개를 가지고 있거나, 패션 아이템 중에서도 잘 쓰지 않는 모자나 벨트를 몇 개씩 쌓아놓은 경우다. 이때는 잘 쓰는 것 한 두 개만 남기고 나머지를 과감하게 정리한다.
주방용품을 정리할 때도 한곳에 모아 놓고 버릴 것과 남길 것을 정한다. [사진 정희숙의 똑똑한 정리]
비슷한 크기의 냄비가 많다면 1~2개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리는 게 낫다. [사진 정희숙의 똑똑한 정리]
마지막으로는 오래돼서 쓸모를 잃은 물건을 정리한다. 유행이 지나 다시 입을 것 같지 않은 옷, 너무 낡거나 지저분해져 수리·복구가 힘든 욕실용품이나 주방용품 등이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도 여기에 속한다.
버리기를 시작하기 전 해야 할 일도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는 일이다. 정리 컨설턴트 사이에선 '재고 조사'라 불리는 과정으로, 집의 빈 공간에 정리할 한 품목의 물건을 모조리 꺼내 놓는다. 정희숙 대표는 이를 "내가 가진 물건 중 보물과 쓰레기가 뭔지 생각하는 과정"이라며 "한곳에 모아 놓고 여기서 버릴 것과 남길 것을 박스에 나누면 쉽다"고 설명했다.
이 옷장에서 패딩점퍼와 두꺼운 코트만 정리해도 공간이 많이 생긴다. [사진 정리정돈은비움]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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