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과 볼리비아의 국가대표 평가전은 공식 A매치로 잡히는 경기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연습경기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 한 수 아래 볼리비아가 더욱 약한 멤버로 한국을 상대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7일 오후 9시 10분(한국시간)부터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 위치한 티볼리 스타디움에서 볼리비아와 친선경기를 가진다. 한국이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 갖는 두 차례 평가전 중 첫 경기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57위인 볼리비아는 61위 한국보다 순위가 높다. 그러나 순위로만 판단할 수 없는 나라다. 볼리비아의 랭킹 포인트 대부분은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거둔 승리를 통해 따냈다. 러시아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18경기 중 4승을 거뒀는데 모두 홈에서 거둔 승리였다. 원정에서는 9전 전패를 당했다. 심각한 원정 부진의 여파로 남미 10팀 중 9위에 그쳤다.

예선이 끝난 뒤에도 부진은 여전했다. 지난 3월 카리브해에 위치한 소국(小國) 퀴라소와 가진 원정 평가전 2연전에서 1무 1패로 부진했다. 지난 29일 미국에 0-3으로 대패했다. 그 멤버가 한국을 상대하러 오스트리아로 건너왔다.

한국전 멤버는 볼리비아에서도 2진에 가깝다. 볼리비아 공격진의 최고 스타는 중국 리그에서 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활약해 온 마르셀로 모레노, 한때 K리그 외국인 선수로 영입됐던 후안 카를로스 아르체 등이다. 모두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A매치 100경기를 채운 베테랑 센터백 로날드 랄데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대표 경력이 부족한 신입 선수들이다. 24명 중 A매치 경력이 10경기 이상인 선수는 3명에 불과하다.

모든 선수의 A매치 득점을 모두 더하면 단 4골이다. 랄데스가 그중 3골을 터뜨렸다. 득점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서 나온 기록이다. 나머지 한 골은 미드필더 루이스 바르가스가 넣었다. 신예급 공격진 브루노 미란다, 루이스 알리, 호드리고 바르가스 등 어느 선수도 A매치 데뷔골을 넣지 못한 상태다.

한국은 개인 기량 측면에서 볼리비아를 압도할 것이 예상된다. 비록 오스트리아에서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하느라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이번 경기에 임하기 힘든 상태지만, 기본적인 역량이 볼리비아보다 위에 있다. 볼리비아는 한국전에 이어 10일 세르비아와도 평가전을 갖는다. 유럽 원정 두 경기에서 기용할 선수들을 어느 정도 분리해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멤버 중 주전급 멤버가 나오더라도 세르비아전을 위해 일찍 교체 아웃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볼리비아는 한국이 월드컵에서 만날 어떤 상대와도 문화적, 전통적으로 비슷한 면이 없다. 선수 구성이 생소하고, 세자르 파리아스 감독 대행이 이끌고 있기 때문에 전술도 예측하기 어렵다. 특정 팀을 상정한 연습상대가 아니라 한국의 전술과 호흡을 가다듬을 상대다. 한국으로선 어떤 전술, 어떤 선수 조합, 어떤 몸 상태에서도 볼리비아를 제압하며 자신감을 키우고 승리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 이 경기에서 얻을 수 있는 소득이다.

볼리비아 선수들의 득점력을 감안하면 특히 무실점이 중요하다. 한국 수비진은 체력 부담으로 발이 무거워진 상태라해도 먼 길을 떠나 온 볼리비아의 신예 공격진을 상대로 깔끔한 수비를 해낼 필요가 있다.

볼리비아전은 월드컵 첫 경기를 11일 앞두고 열리는 경기다. 18일 열릴 스웨덴과의 본선 첫 경기와 거의 같은 시간에 킥오프한다. 월드컵 준비 ‘최종 단계’가 시작되는 첫 경기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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