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샷 난조 이정은, 국내에서 샷감 찾을까

주영로 2018. 6. 7.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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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4일 페어웨이 적중률 평균 57%로 저조
작년 국내에서 평균 78%..올핸 국내에서도 59%
이정은. (사진=KLPGA)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나쁘지는 않지만, 기대 이상도 아니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1인자로 올라선 이정은(22)이 올해 거둔 성적은 딱 중간이다.

이정은은 올해 새로운 도전 중이다. 국내 대회에는 5번 밖에 출전하지 않았고, 그 사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세 번,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한 번 출전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해외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그러나 국내에서처럼 ‘대세’로 굳히기엔 아직 빈틈이 보였다.

기록을 보면 올해 이정은의 변화를 알 수 있다. 눈에 띄게 좋아진 점을 찾기는 어려운 반면, 몇 가지 기록에서는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져 있다. 특히 불안한 드라이브샷은 빨리 손을 봐야 할 정도다.

3일 끝난 US여자오픈은 이정은의 이번 시즌 활약의 축소판이었다. 공동 17위는 나무랄 게 없는 성적이다. 그러나 경기 내용에선 만족할 수 없다. 이정은은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골라내며 5타를 줄여 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2라운드부터 조금씩 순위가 밀려 최종 공동 17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에도 드라이브샷이 문제였다. 1라운드에서 14번 시도해 9번 페어웨이에 떨어뜨렸다. 64%는 매우 좋은 기록은 아니지만 나쁜 기록도 아니었다. 게다가 이날은 쇼트게임이 잘 받쳐줘 보기 없는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2라운드부터 극심한 난조가 찾아왔다. 3라운드까지 이틀 동안 페어웨이 적중률이 35%에 그쳤다. 마지막 4라운드에서도 50%에 불과했다. 4일 동안 56번의 티샷 중 겨우 26번(48%) 밖에 페어웨이에 떨어뜨리지 못했다.

티샷 불안은 그린적중률에도 영향을 줬다. 페어웨이가 아닌 러프에서 치는 일이 많다보니 당연히 그린적중률 또한 떨어졌다. 1라운드에선 67%였지만, 2라운드 44%, 3라운드 61%, 4라운드 55%로 저조했다. 4일 평균 57%였다.

비슷한 결과가 앞서 일본에서도 나왔다. 5월 살롱파스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출전한 이정은은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려 우승을 예고했다. 그러나 마지막 날 불안했던 드라이브샷이 문제를 일으켰다. 일본의 코스는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를 길게 조성하는 게 특징이다. 그로 인해 티샷이 성적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이정은은 첫날 71%(14/10), 2~3라운드에서는 57%(각 14/8)로 낮아졌고, 마지막 날 50%(14/7)로 더 떨어졌다. 1라운드 1언더파, 2라운드 4언더파, 3라운드 이븐파에 이어 마지막 날 4오버파를 적어냈다.

드라이브샷의 난조는 두 가지 측면에서의 변화를 짐작하게 한다. 첫 번째는 스윙 밸런스, 두 번째는 체력저하다. 드라이브샷은 스윙의 리듬이 깨졌을 때 방향성이 크게 떨어진다. 또 체력적으로 힘이 달리는 경우에도 제 스윙을 다하지 못해 난조를 보이게 된다. 여기에 잘 쳐야 한다는 부담까지 안고 있다면 더 흔들리게 된다. 이정은은 3월부터 베트남-미국-한국(제주도)-일본-한국-미국으로 이어지는 장거리 투어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정은의 이런 모습은 국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5번 출전한 대회의 평균 기록을 보면 페어웨이 적중률은 59.5%에 불과하다. 지난해 78.39%였다. 정규 라운드를 채우지 못해 순위에 올라 있지 않지만, 이 정도면 전체 꼴찌의 성적이다. 그나마 그린 적중률이 81%로 높은 건 국내의 코스는 러프가 길지 않아 조금 덕을 본 것일 뿐이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러프가 긴 코스에선 아이언샷까지 함께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US오픈에서 드러났다.

US여자오픈을 끝내고 5일 오후 귀국한 이정은은 8일부터 제주 서귀포시 엘리시안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KLPGA 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에 출전해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여전히 우승 후보로 손꼽히고 있지만, 이정은이라면 기대가 아닌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주영로 (na187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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