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軍 최초 장교 집단 양심선언 30년 만에 복권

이철호 2018. 6. 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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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0년 전 군 수뇌부의 부정선거와 정치개입을 비판하며, 장교들이 명예선언문을 발표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양심선언을 주동했다는 이유로, 이등병으로 강등된 뒤 파면됐던 한 장교에 대해 국방부가 최근 징계를 무효로 하고 복권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철호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KBS 뉴스9/1989년 1월 6일 : "현역 장교 다섯 명이 이른바 명예선언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서..."]

1989년 1월, 전방 부대 장교 5명이 군대에서 자행됐던 부정 선거를 고발하고 군 수뇌부의 정치적 중립을 촉구하는 '명예 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장교들이 집단으로 양심선언을 한 건 처음이었습니다.

군은 곧바로 이들을 구속했습니다.

당시 5명 중 선임이었던 이동균 대위는 이등병으로 강등된 뒤 파면됐습니다.

[김영주/목사/당시 기자회견 조력자 : "군이 서야 될 자리, 우리 사회가, 정상적인 사회가 어떤 사회냐는 걸 우리에게 가르쳐 준 굉장히 중요한 변곡점이 됐죠."]

이동균 대위는 지난해 말 군 적폐청산위원회에 청원을 했고, 국방부는 최근 이 청원을 받아들여 파면 처분을 무효라고 결정했습니다.

2004년 민주화 운동 보상심의위원회가 복직을 권고했지만 이듬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내고 거부한 지 13년 만입니다.

[이동균/'명예 선언' 참여 장교 : "정상적인 법에 의해서 복직을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어느 집단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는 것이 전 적폐의 첫 번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국방부는 이등병에서 대위로 복권했지만 1989년 6월 전역한 걸로 처리했습니다.

30년 만에 명예회복이 됐지만 보상은 넉달 치 대위 월급과 퇴직금뿐이었습니다.

파면된 이후 세월을 보상 기간에서 제외했기 때문입니다.

[이동균/'명예 선언' 참여 장교 : "저를 두 번, 다시 두 번 더 훼손을 시켜버린 것 아닌가... 명예회복이라는 것이 무엇이다라는 것을 나타내 주고 싶습니다."]

이동균 대위는 제대로 된 명예회복을 하기 위해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이철호기자 (manje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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