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걸러주는 공기청정기 켰더니..교실 가득 이산화탄소

유덕기 기자 입력 2018. 6. 6.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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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초등학교와 유치원 모든 교실에 실내 공기 정화 장치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죠. 이에 따라 공기청정기를 들여놓는 학교들이 늘고 있는데 미세먼지는 분명히 줄어들지만 엉뚱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먼저 유덕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학년 학생 24명이 수업받는 초등학교 교실입니다.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공기 청정기를 켜고 수업합니다.

효과가 있는지 측정해봤더니 수업 시간 40분 동안 공기청정기 덕분에 미세먼지는 40% 정도 줄었습니다.

그런데 엉뚱한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수업 시작 직후 570ppm 정도이던 이산화탄소 농도가 치솟기 시작합니다.

불과 40여 분 만에 학교보건법상 이산화탄소 기준치의 2배 가까이 증가합니다.

미세먼지가 들어오지 않도록 출입문과 창문을 닫은 채 공기청정기를 가동하다 보니 아이들이 호흡하면서 뱉어낸 이산화탄소가 교실에 가득 찬 겁니다.

[이수형 교수/서울시 서남병원 가정의학과 :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게 되면 두통, 어지럼증, 쉽게 피곤하고 졸리는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교육부에 제출된 공기정화장치 효용성 연구에서도 이런 문제가 드러났는데 기준치의 두 배인 2000ppm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조영민 교수/경희대 환경공학과 (연구책임자) : 이산화탄소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를 동시에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까, 하는 것도 한번 우리가 고민해봐야 (합니다.)]

게다가 교육부가 만들어 각 시도교육청에 배포한 공기정화장치 사용 기준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이면 환기하지 말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현재 미세먼지 정화 장치가 설치된 초등학교 대부분은 이 공기정화장치를 쓰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노인식·김성일·공진구, 영상편집 : 김선탁) 

유덕기 기자dky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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