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고객선점" 이통社 무제한 요금 전쟁

서동철,이석희 2018. 6. 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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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급 동영상 선호 고객층 노려
KT·LG유플, 속도·용량 무제한 8만원대 요금제 잇따라 선보여
해외 로밍도 요금 인하 경쟁.."보편 요금제 강행 명분 없어"
5G 네트워크 상용화를 1년 앞두고 이동통신사들의 '데이터 무제한'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지난 2월 월 8만8000원에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이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경쟁의 포문을 연 데 이어 KT 역시 지난달 30일 8만9000원에 속도와 용량 제한 없이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이전까지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는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소진한 이후 속도를 최대 3~5Mbps로 제한하는 형태였지만 이를 과감하게 없앤 형태의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2·3위 업체가 치고 나가면서 이동통신시장 1위 업체인 SK텔레콤도 데이터 요금제 개편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혁신적인 신규 데이터 요금제를 준비 중"이라며 "정부 인가를 거쳐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사들이 잇따라 진짜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까닭은 내년 하반기에 시작되는 5G 상용화를 대비하는 성격이 강하다. 5G 서비스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기존 4G 대비 최소 20배 빠르기 때문에 그만큼 대용량 콘텐츠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이를 뒤집어 말하면 통신사로서는 5G 도입에 앞서 무제한 요금제 도입을 통해 고객들이 데이터 사용 습관을 바꾸고 또 구미를 자극할 만한 대용량 킬러 콘텐츠를 많이 갖춰야 5G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난 3월 모바일폰에 5개 화면을 동시에 띄워 홈, 1루, 3루, 외야 등을 동시에 커버할 수 있는 프로야구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며 "대용량 데이터를 끊김 없이 즐기기 위해 집에서도 와이파이 대신 LTE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인기 선수 독점 중계, 지난 홀 다시 보기 등이 가능한 유플러스 골프앱을 선보인 데 이어 6월 한 달간 SK텔레콤과 KT 고객에게도 서비스를 개방했다. 이 관계자는 "프로야구, 프로골프뿐만 아니라 하반기에는 공연 실황 중계 등 20대도 즐길 수 있는 대용량 콘텐츠 서비스를 새로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해외 로밍요금 가격 경쟁도 불붙은 상황이다.

SK텔레콤은 매일 3분 무료 전화를 제공하는 '자동안심 T로밍' 서비스를 선보였다. 음성 로밍이 가능한 해외 국가들의 평균 요금을 적용해 환산하면 하루 약 4110원을 할인해 주는 셈이다. 아울러 음성 로밍 이용 시 하루에 30분까지는 1만원만 정액 과금한다. 고객이 30분을 이용하면 기존에 약 4만1100원을 내야 했지만, 앞으로는 1만원만 내면 된다. SK텔레콤은 로밍 종량 요금 체계를 전반적으로 개선하고 데이터 로밍 요금을 기존 1MB당 4506원(패킷당 2.2원)에서 563원(패킷당 0.275원)으로 87.5% 인하했다. 하루 데이터 상한도 기존 2만2000원에서 5000원으로 낮췄다. 5000원 상한은 약 9MB의 데이터 사용이 가능한 수준이며 데이터 초과 시 추가 과금 없이 200Kbps 이하 속도로 계속 이용이 가능하다.

KT는 해외로밍 통화요금을 1분당 과금에서 1초당 과금으로 개편해 이용자 부담을 줄였다. 아울러 미국, 중국, 일본에서는 국내와 똑같이 음성통화 요금을 1초당 1.98원을 적용했다. 과거 미국, 중국, 일본에서 국내로 통화할 때 10분에 5500~2만4000원가량 요금을 부담했다면 로밍ON 개편을 통해 10분에 1200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기존 요금 대비 최대 95% 저렴해졌다.

LG유플러스는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로밍 요금제'를 선보였다. 중국·일본·미국 등 37개국에서 하루 1만3200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모바일 데이터와 테더링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무제한 테더링 서비스도 제공해 이용 고객의 휴대폰 데이터를 가족·친구 등 동행자들과 함께 쓸 수 있어 데이터 요금의 총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요금제 개편 경쟁이 벌어지면서 정부가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보편요금제(월 2만원대 요금에 음성 200분·데이터 1GB 제공)에 준하는 요금제도 앞서 등장했다. KT가 지난달 30일 선보인 LTE베이직 요금제는 월 3만3000원에 데이터 1GB와 쓰고 남은 데이터를 다음달로 이월하거나 다음달 데이터를 당겨 쓸 수 있는 '밀당' 서비스를 제공한다. 25% 선택약정요금 할인을 적용하면 월 요금은 2만4000원대까지 내려가 정부가 추진 중인 보편요금제에 준한다는 평가다. 이통업계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러한 흐름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곧 동참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 요금을 설계한다는 '보편요금제' 추진 명분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시민들도 통신비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대 직장인 윤 모씨는 "그동안 요금제가 불필요하게 비싸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통신사들이 경쟁을 벌이며 가격을 내려 실질적으로 혜택을 보고 있으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서동철 기자 /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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