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머그컵에 드릴까요?" 물어본 건 10곳 중 1곳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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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과 21개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 대표가 함께 촬영한 사진이 걸려 있다.
매장 안을 둘러보니 손님 16명 중 2명만 머그컵에 뜨거운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1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세종로 한 커피전문점은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성업 중이었으나 다회용컵 이용자는 다섯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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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과 21개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 대표가 함께 촬영한 사진이 걸려 있다. 지난달 24일 ‘일회용품 줄이기 자발적 협약’을 맺으며 찍은 사진이다. 자발적 협약은 과연 지켜지고 있을까. 최근 일주일간 서울시내 커피전문점 10곳을 둘러본 결과 원칙을 지키는 곳은 1곳뿐이었다. 10점 만점에 1점짜리 협약이 돼 버린 셈이다.
“더 필요한 것 있으세요?”
매장 안을 둘러보니 손님 16명 중 2명만 머그컵에 뜨거운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머그컵 이용 고객에게 물으니 2명 모두 직원 권유는 없었고 본인들이 요청했다고 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마포구 공덕동과 광화문, 여의도, 보라매공원 등 6곳의 7개 브랜드 커피전문점 10곳을 둘러본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세종로 한 커피전문점은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성업 중이었으나 다회용컵 이용자는 다섯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뚝섬역의 다른 전문점에서 유리컵에 담아달라고 주문했으나 일회용컵을 주기도 했다. 습관 탓에 벌어진 실수였다.
원래 종이컵 제공도 불법이었다. 이명박정부 때 ‘소비자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규제에서 빠졌다. 매장에서 마시는 음료를 일회용 플라스틱컵에 제공한 점포는 과태료를 물어야 하지만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유명무실하다.
일회용 플라스틱컵은 주로 차가운 음료를 담을 때 쓰이지만, 실제 기자가 둘러본 결과 뜨거운 음료보다 차가운 음료를 다회용컵에 받기가 더 어려웠다.
공덕동 커피전문점에서는 “아이스잔은 따로 구비돼 있지 않아 플라스틱컵에 드리겠다”고 했고, 신대방동의 또 다른 매장에서는 “머그컵밖에 없는데 괜찮겠냐”고 되물었다.
자발적 협약에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이도록 한 다회용컵 권장 포스터도 형식적으로 비치한 곳이 많았다.
손님에게 다회용컵을 먼저 제안한 곳은 서울 청계천 주변의 한 커피전문점이 유일했다. 이곳 손님의 80% 이상이 유리 머그컵을 이용 중이었다. 주문 받는 매뉴얼만 달라져도 일회용컵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소비문화가 (오래 이어진 것도) 그렇고, 점주들도 빨리 손님을 회전시켜야 하니 쉽게 바뀌지 않는 것 같다”며 “조만간 계도기간을 거쳐 시민단체·지자체와 모니터링해 협약 미이행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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